"후배 기자들 사이 귀감 됐던 '스타 기자'""공항출입하며 'VIP실 무단 사용' 막아내""'여의도 시대'→'상암동 시대' 진두 지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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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노컷뉴스가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 '최초의 여성 종군기자'에서 '방송장악 선봉장'으로 변신?>이라는 기사에서 "(이 후보가) 입사동기나 주변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다고 한다"며 이진숙 후보자를 평가절하한 것을 두고, "이 후보자는 MBC 기자들 사이에 귀감이 됐던 '특종 기자' 출신"이라며 "해당 기사에 적시된 이 후보자의 '평판'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는 반박이 MBC 내부에서 제기됐다.
- ▲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지난 8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경기 과천시의 한 사무실로 첫 출근하고 있다. ⓒ경기 과천=정상윤 기자
MBC노동조합(3노조, 공동비대위원장 오정환·강명일)은 지난 6~7일 연속 배포한 성명에서 "노컷뉴스 권영철 기자의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며 "'MBC 기자 이진숙'을 모욕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MBC노조는 "권 기자는 해당 기사에서 이 내정자를 '주변과 어울리지 않는 기자' '완장 체질 기자'라고 확인되지 않은 허위 내용을 유포했다"며 "기자로서 기본을 지키지 않은 '인물 품평 기사'로,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의 인생을 송두리째 부정하고 재단하는 명예훼손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MBC노조는 "권 기자가 '이 후보자가 입사동기나 주변 사람들과 잘 어울리 못했다'고 보도한 것은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라며 "통상 기자와 PD의 교류는 직종 간의 차이로 잘 이뤄지지 않지만 간부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것이 통상적인 경우다. 이 후보자는 홍보국장과 기획홍보본부장, 보도본부장을 하면서 당연히 타부문 인사들과 많은 교류를 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MBC노조는 "MBC가 '여의도 시대'를 마감하고 '상암동 시대'를 시작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공을 세운 사람은 이진숙 당시 보도본부장이었다"며 2014년 8월 3일까지 여의도 사옥에서 방송하던 뉴스데스크가 다음날부터 상암동 스튜디오에서 방송 전파를 송출한 사실을 거론했다.
MBC노조는 "당시 새로운 '뉴스 자료 저장 시스템'과 '뉴스 제작 자동화 시스템' 구축 개발 사업이 어그러져, 'DALET'이라는 이스라엘 회사가 뉴스 시스템 구축을 포기하는 사태에 직면했지만, 이진숙 보도본부장은 전혀 당황하지 않고 기존 뉴스 서버 시스템인 'AVID' 시스템을 복제하고 뉴스 제작 자동화 시스템을 재발주해 무사히 'MBC 뉴스데스크 상암동 이전'이라는 프로젝트를 완수해 냈다"고 밝혔다.
"보도 자동화 시스템이 차질을 빚은 것은 언론노조원들의 과실이 컸지만, 이 본부장은 이를 문제삼지 않는 너그러움도 보여줬다"고 강조한 MBC노조는 "결국 상암동 뉴스 이전 업무의 성공은 이 본부장 아래 노조 소속과 상관없이 많은 분야의 직원이 협조하고 도와주고 애쓴 성과였다"며 "그런데도 이 후보자가 주변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잦은 갈등을 일으켰던 인물인가"라고 반문했다.
MBC노조는 "이 후보자가 '기자'로 입사한 1986년은 우리 사회에 민주화 열기가 불어닥치면서 사회 곳곳에 남아있는 특권들을 기자들이 고발하고 여성에 대한 '금단의 벽'들이 허물어지기 시작한 시기였다"며 "그 선봉에 섰던 '이진숙 기자'는 언론사 기자들이 당연히 생각하며 담론화하지 않았던 문제들을 지상파 메인 뉴스에 '특종'으로 터뜨렸던 '스타 기자'였다"고 호평했다.
MBC노조는 "이 기자는 86년 문화방송 기자로 입사해 문화부로 발령받아 약 6개월간 근무했고 87년 말경에 국제부로 이동한 것으로 당시 기자들이 기억하고 있다"며 "권 기자가 보도한 것처럼 87년 5월 입사 후 한 달 동안 문화부, 국제부, 사회부로 3번 발령받았다는 것은 명백한 오보로 생각된다. 권 기자는 '나무위키'의 기록을 '팩트'라고 생각하나?"라고 비꼬았다.
또 "'88올림픽'을 대비해 이 기자가 국제부로 이동한 것은 외대 통역대학원 한영과 출신인 이 기자의 학력을 보면 매우 자연스러운 인사이동이었다"고 평가한 MBC노조는 "이 같은 인사를 두고 MBC 내부 사람들과의 '불화'가 원인이었다고 보도했다면, 이는 심각한 명예훼손"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이 후보자가 MBC 기자 시절 부처 출입을 못했다'는 기사 내용도 허위사실이라고 강조한 MBC노조는 "이 후보자는 보건복지부, 사회부, 공항 출입기자를 하면서 △국회의원들이 공항 내규를 무시하고 VIP실을 자신의 안방처럼 무단 이용하는 관행을 고발했고 △일부 기사들이 택시미터기 봉인을 풀고 미터기를 조작해 20~60% 요금을 올린다는 특종보도를 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권 기자가 최초보도에서 언급했던 '3차례 인사발령' '주위 사람들과의 불화' '부처 출입을 못했다'는 대목을 8시간 만에 삭제한 사실을 거론한 MBC노조는 "명백히 틀린 팩트를 써서 한 사람의 인생을 재단했으면 당연히 기사 전체를 삭제하고 당사자에게 사과하는 '사과문'을 올리는 것이 '미디어윤리'"라고 일침을 가했다.
MBC노조는 권 기자가 SBS의 사례를 들며 '노영방송이라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주장한 것 역시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MBC노조는 "권 기자는 '△KBS와 MBC는 단일노조일 경우 유니온숍이 적용돼 자동 가입된다 △언론사 노동조합은 입사와 함께 가입되고, 보직부장 이상 간부가 될 경우 노조에서 탈퇴하는 구조다 △노조에 자동 가입되는 것을 노영방송의 근거로 내세우는 건 스스로 무지를 드러내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보도했으나 이는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MBC노조는 "첫째, MBC는 2011년 복수노조체제가 도입되기 전에도 입사한 뒤 반드시 노동조합에 가입해야하는 '유니온숍' 제도를 운영한 사실이 없다"며 "많은 직원들이 비노조원의 신분으로 생활했고, 아무런 불이익을 받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둘째, MBC는 보직부장을 달거나 심지어는 국장, 본부장의 보직에 올라도 언론노조 조합원 신분을 유지한다"며 "그래서 '노영방송'이라고 비난을 받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MBC노조는 "전체 148명의 보직자 중 132명이 민노총 언론노조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어 2023년 5월에 부당노동행위로 고발돼 노동청 조사가 진행 중이므로 확인하기 바란다"며 "현재 보도본부의 보직자 가운데 MBC 제3노조원은 단 한 명도 없고 모두 언론노조원인 사실을 알고 있는가? 현재도 보직자-언론노조원 비율이 매우 높게 유지되고 있어서 '노영방송'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는 것이다. 모르면 겸손해야 한다"고 다그쳤다.
MBC노조는 "이렇듯 사실이 명백히 다르면 팩트 앞에 겸손하고, 충실히 반론보도와 정정보도에 나서는 것이 예의"라며 "권 기자가 MBC와 노동조합 제도와 관련해 사실과 다른 부분을 정정하지 않으면 언론중재위원회를 거쳐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