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 당선인 5명 중 1명 법조인 출신 … 역대 최다범야권 '강성 친명' 검사들 국회 대거 입성"이재명.조국 '친위대' 역할 우려""정부 여당 향한 적대감이 국정 운영 발목잡을 수도"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이종현 기자
    4·10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금배지를 단 법조인 가운데 상당수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최측근 인사들로 채워지면서 정치권과 법조계에서 양당이 '정치검사당'으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대표가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대장동 사건' 변호인들이 대거 국회에 입성하는 등 '강성 친명'으로 분류되는 법조인 출신들이 대거 당선되면서 이들의 향후 정치 행보에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21일 뉴데일리 취재에 따르면 4·10 총선에 출마해 당선된 법조인 출신 의원은 역대 최다인 61명(지역구 55명, 비례대표 6명)이다. 이 중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범야권 당선인 수는 40명에 달한다.

    특히 민주당은 법조인 출신 37명이 당선되면서 민주당과 더불어민주연합이 차지한 175석 가운데 21%가 법조인으로 채워지게 됐다. 조국혁신당도 당선인 12명 가운데 3명이 법조인 출신으로 전체의 25%를 차지했다.

    여권에서는 국민의힘과 국민의미래가 차지한 전체 의석수 108석 가운데 법조인 출신이 20명으로 비율은 18%에 그쳤고 의석수 3석을 확보한 개혁신당은 당선인 가운데 1명이 법조인 출신이었다.

    ◆민주당 법조인 출신 당선자 상당수 '강성 친명'

    민주당 당선인 중에서는 대장동 변호인들을 포함해 이른바 '친명 호위무사'로 분류되는 검사 출신들이 국회에 대거 입성하게 됐다.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부겸 홍익표 이해찬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들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 마련된 합동선거상황실에서 방송3사(KBS MBC SBS) 공동 출구조사 결과를 바라보며 환호하고 있다.ⓒ뉴데일리 DB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부겸 홍익표 이해찬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들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 마련된 합동선거상황실에서 방송3사(KBS MBC SBS) 공동 출구조사 결과를 바라보며 환호하고 있다.ⓒ뉴데일리 DB
    실제 민주당 당선인 가운데 8석은 검찰 출신이다. 이 대표의 대장동·백현동 재판을 맡은 박균택(광주 광산갑)·양부남(광주 서구을) 당선인은 각각 광주고검장과 부산고검장을 지냈다. 고양지청장을 지낸 이건태(경기 부천병) 당선인은 정진상 전 민주당 정무조정실장의 변호를 맡았고 중앙지검 특수1부 검사 출신 김기표(경기 부천을) 당선인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 받은 이 대표의 최측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변호를 맡았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재직 중에 공직자 사퇴 시한을 사흘 남기고 총선 출마를 위해 법무부에 사표를 제출한 이성윤(전북 전주을) 전 서울고검장은 전북 전주을에 출마해 66.38%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이 당선인은 문재인 전 대통령 경희대학교 후배로 문재인 정부 시절 검사장으로 승진한 뒤 승승장구한 인물이다. 그는 문 정부 당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녀 입시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하자 '성역 없는 원칙적인 수사'를 강조하던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배제한 수사팀을 구성하자고 제안했다가 '친 정부 정치검사'란 비판에 내몰린 바 있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 당선된 직후 "윤석열·한동훈 특검을 반드시 관철하겠다"며 정부 여당을 향한 칼을 빼 든 상태다.

    한편 여권에서는 서울중앙지검 부부장검사를 지낸 권영세(서울 용산) 의원과 광주고검 검사를 지낸 권성동(강원 강릉) 의원 등 9명의 검사 출신이 당선됐다. 부산지검 동부지청 부부장 검사를 지낸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의 초대 법률비서관을 지낸 주진우 당선인도 부산 해운대 갑에서 53.70%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 ▲ 국회의사당. ⓒ뉴데일리 DB
    ▲ 국회의사당. ⓒ뉴데일리 DB
    ◆'무소불위' 정치검사당 우려 제기 … "이재명.조국 '수호부대'로 전락할 수도"

    범야권에서 법조인 출신 당선인들을 대거 배출하면서 정치권은 이들의 당내 역할과 향후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상당수 당선인들이 이 대표와 조 대표의 최측근 인사들로 현 정부와 여권에 강한 적대감을 품어 온 인사들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자신을 정계로 끌어 준 특정 인사를 위한 '친위대'를 자처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며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1번으로 원내 입성에 성공한 박은정 전 광주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시절 검찰총장으로 재직 중이던 윤 대통령을 사퇴 시키기 위해 '찍어내기 감찰'을 벌였다는 의혹으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되자 사표를 내고 검찰을 떠났다.

    박 당선인은 검찰은 떠난 뒤로도 줄곧 윤 정부에 대한 비판 기조를 이어가던 중 조 대표가 신당을 창당하자 합류해 비례 1번을 받았다. 박 당선인은 비례대표 후보로 발탁된 이후 남편인 이종근 변호사의 '불법 다단계 사건 거액 수임 논란'으로 비판에 내몰리기도 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22대 국회에 입성하는 법조인 출신 당선인 가운데 상당수가 이 대표와 조 대표의 측근 인사들이란 점에서 향후 국회는 물론 국정 운영 전반에 어떤 영향을 끼칠 지 다양한 우려들이 나오고 있다"며 "특정 권력에 밀착해 본인들의 영달 만을 위한다면 '정치검사'란 오명을 쓰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