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임종석, 선거유세 합세 … '낙동강벨트' 지원도"잊히고 싶다" 文, 지지층 결집 위해 등판친명·개딸, 친문계 '청구서' 전전긍긍
  • ▲ 문재인 전 대통령과 변광용(경남 거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지난 27일 오전 경남 거제시 계룡산을 등반하고 있다.ⓒ뉴시스(사진=변광용 후보 제공)
    ▲ 문재인 전 대통령과 변광용(경남 거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지난 27일 오전 경남 거제시 계룡산을 등반하고 있다.ⓒ뉴시스(사진=변광용 후보 제공)
    더불어민주당이 28일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선거운동 총력전에 나섰지만 친명(친이재명)계의 속사정은 복잡한 모습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이 선거 지원에 나서자 총선 이후 친문(친문재인)계의 '청구서'가 날아들 것이라는 관측이 따르면서다.

    민주당은 이날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출정식을 열고 본격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이날 민주당은 정권심판론과 '원팀' 정신을 강조했다.

    민주당 공천 파동 당시 '문명' 갈등의 뇌관이었던 임 전 실장도 직책 없이 선거 유세에 합세했다.

    임 전 실장은 공천에 도전했다가 컷오프된 서울 중·성동갑 유세 현장에서 전현희 후보의 이름을 외치며 지원에 나섰고, 현장에서 이재명 대표와 악수하고 포옹하는 등 인사를 나눴다. 총선을 위해 계파 갈등의 장벽을 허물고 '문명' 화합을 연출한 셈이다.

    이 대표는 임 전 실장의 손을 맞잡고 번쩍 들어올리며 "존경하는 임 전 실장이 이 자리에 함께했는데 우리는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고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만드는 데 모두가 힘을 합칠 것"이라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은 이날 오후에는 경남 양산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오는 31일까지 나흘간 '낙동강벨트' 선거 유세를 지원할 예정이다.

    문 전 대통령도 등판했다. 퇴임 전 "잊히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던 문 전 대통령이 선거를 앞두고 부산·경남(PK) 후보들과 만나 격려하는 등 측면 지원에 나선 것이다.

    문 전 대통령은 전날 파란 점퍼를 입고 경남 거제를 찾아 이 지역에 출마한 변광용 후보와 계룡산을 등반했다. 오는 29일에도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 사상구를 찾아 배재정 후보를 비롯해 '낙동강벨트' 지원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친명계와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딸)은 문 전 대통령과 친문계의 총력 지원에 우려가 앞서는 분위기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금은 총선 승리와 정권심판이라는 대의를 위해 계파 구분 없이 모두가 통합된 정신으로 가는 것"이라면서도 차기 당권 경쟁 구도에 대한 질문에는 "당연히 치열해지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원로는 통화에서 "임 전 실장이 당에 잔류해서 싸우기로 한 것은 잘한 처사"라며 "민주당의 정신에 맞게 균형을 잘 맞추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총선을 목전에 두고 수면 아래로 내려둔 계파 갈등이 선거 이후 8월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다시 분출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개딸'은 공천을 받은 비명(비이재명)계와 총선을 지원하는 친문계의 행보에 벌써부터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들은 "문재인 카르텔이 작동되기 시작했다", "총선 끝나고 자리 요구와 청구서가 엄청나게 날아올 것", "차기 당권 노리는 것이 뻔히 보인다" "지원 안 해줘도 민주당이 압도적으로 승리할 것"이라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