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당선으로 흔들림 없었는데 4대강으로 고통""광우병 문제 아니고 MB 끌어내리는 거란 얘기 들어"
  • ▲ 이명박 전 대통령.ⓒ정상윤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정상윤 기자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재임 중에 일어난 광우병 사태와 관련해 자신을 끌어내리려는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통령은 12일 서울 강남구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전문건설공제조합이 개최한 '건설경영 최고경영자(CEO)과정' 강연에서 "소고기 광우병 (시위) 할 때 위원장을 하던 운동권자가 전향했다면서 어디 강연에 가서 그렇게 이야기하더라"며 "사실 그때 광우병이 문제가 아니고 이명박 대통령을 끌어내리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내가 원체 압도적으로 (대선에서) 당선돼 큰 흔들림은 없었는데, 결국 목적은 나를 흔들려던 것"이라며 "그러나 나는 못 건드리고 그 다음 대통령을 끌어내렸다. (나도) 4대강을 하면서 또 여러 가지로 고통받았다"고 토로했다.

    광우병 사태는 미국산 쇠고기를 섭취하면 인간에게 광우병이 전염될 수 있다는 루머가 퍼지면서 이명박정부 초기에 벌어졌던 일이다. 한미 FTA 당시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를 주요 쟁점으로 확산했으며, 각종 시민단체 주도로 촛불시위가 열렸다.

    이 전 대통령은 광우병 사태 당시 진행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협상(SMA)과 관련한 일화도 소개했다. "그때 광우병 사태가 터져서 '미국 소고기를 수입하면 다 죽는다'고 난리 칠 때였는데,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임기가 다 됐는데 한 가지 선물을 줄 수 있다'고 했다"는 것이다.

    이 전 대통령은 한미 양국이 매년 주한미군 방위비협상을 해왔는데, 당시 부시 대통령이 '향후 5년간 협상 없이 현상을 유지하는 것으로 사인을 하고 떠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내가 '당신이 그렇게 하고 떠나면 다음 대통령 때 안 되지 않느냐'고 하니까, '미국은 한국하고 달라서 전임이 그렇게 하면 그대로 지킨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 전 대통령은 재임기간 주력한 '세일즈 외교' 사례를 소개하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한국만 플러스 성장률을 기록하자 정상외교 무대에서 각국 정상들이 서로 자신의 옆으로 다가오려 했다며 "혼밥·혼식할 기회가 없었다"고 회상했다.

    아울러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원전 수출과 관련해서는 이미 프랑스의 수주가 내정돼 있었으나, UAE 국왕에게 여러 차례 전화하고 팀을 꾸리는 등 공을 들인 끝에 첫 원전 수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요즘 같은 국빈 초대 같은 것이 아니고, 세일즈맨이 가듯이 굴욕적으로 갔다"고 회고했다.

    이 전 대통령은 UAE 원전 수출과 함께 서울시장 재직 시 추진한 청계천 복원, 버스전용차로제 도입 등을 거론하며 "뼛속까지 차 있는 기업가정신으로 거둔 결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대한민국과 기업이 현재 위기"라고 걱정한 이 전 대통령은 "위기 속에서도 기업에 따라서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여러분은 이 위기에 용기를 갖고 잘 성장하고 대한민국도 잘 성장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덕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