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위성정당에 530명 신청 더불어민주연합 비례 1번은 반미단체 출신조국혁신당 12석 목표 … 종북 국민반감도 변수
  •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서울 중구 유관순기념관에서 열린 제105주년 3·1절 기념식에서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4.03.01. ⓒ뉴시스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서울 중구 유관순기념관에서 열린 제105주년 3·1절 기념식에서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4.03.01. ⓒ뉴시스
    여야가 4·10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46석의 비례대표 의석을 놓고 각축전을 펼치고 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비례대표 전용 위성정당을 통한 후보 선출에 나선 가운데 제3지대 조국혁신당이 최대 변수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당장 거리 두기에 나섰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유의미한 지지율을 보이는 조국혁신당과 어떤 관계를 유지할지 주목된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에 총 530명이 공천을 신청했다. 이 중 33명은 부적격자 심사로 배제됐다. 이번 신청자 중에는 국민의힘 전·현 지도부 인사들도 다수 포함됐다. 인요한(전 혁신위원장)·김가람(전 최고위원)·한지아(현 비대위원)·윤도현(현 비대위원) 등이 그렇다. 

    용산 대통령실 출신도 눈에 띈다. 안상훈 전 대통령사회수석과 천효정 전 대통령실 부대변인, 최단비·성은경 전 행정관 등이 공천을 신청했다. 국민의힘은 비례대표 후보를 최종적으로 몇 명 배치할 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총선 후보자 등록 기간(21~22일) 전까지 최종 명단을 확정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주도로 만든 야권 비례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은 총 30명을 후보로 낼 예정이다. 비례순번 1번은 반미 단체 '겨레하나' 활동가 출신인 전지예 금융정의연대 운영위원이 선출됐다. 사실상 당선이 확정된 전 위원의 이력을 두고 민주당 내에서도 "자괴감이 든다"는 말이 나온다.

    앞서 더불어민주연합은 당선 유력권인 비례 수번 20번 안에 진보당 몫 후보 3명(장진숙·전종덕·손솔)을 배치 예정이다. 이들은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해산된 통합진보당 당권파였던 경기동부연합과 관련이 있다. 이들 역시 당선이 유력해 "민주당이 통진당 계열 인사들의 국회 진입 길을 터줬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더불어민주연합에는 민주당 몫으로 20명이 배치될 예정이다. 민주당은 후보자로 신청한 192명을 대상으로 이번 주말 심사를 거쳐 각 분야별 최종 후보를 추릴 계획이다.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5일 오전 국회에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접견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5일 오전 국회에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접견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이번 비례대표 쟁탈전에서 최대 변수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조국혁신당이다.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고 비례대표 의석 확보에 주력하겠다고 밝힌 조국혁신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10% 안팎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특정 지역에서는 조국혁신당이 비례 지지도에서 더불어민주연합을 앞서거나 동률을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 조국혁신당의 선거전략인 이른바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혁신당)' 분위기가 구체화되는 것이다.

    조국혁신당은 이러한 흐름을 의식한 듯 당초 목표였던 10석을 상향 조정했다. 조국혁신당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논의하지 않았지만 12석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여기에 거대 양당의 지역구 지지율이 비례대표 지지율에 반영되지 않는 '교차 투표' 현상도 조국혁신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직전 총선 결과를 비춰봤을 때 현실은 녹록지 않다. 21대 총선 당시 민주당계열의 비례 위성정당인 열린민주당은 선거 전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10% 안팎의 지지율을 기록했지만 실제 개표 결과 5.42%의 득표율을 얻어 3석 확보에 그쳤다. 사실상 지지율이 반토막 난 셈이다. 조국현신당도 이러한 전철을 밟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엄경영 시대연구소장은 "조국혁신당은 총선까지 지지율 15% 정도를 유지하고 7~8석을 확보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조국혁신당과 열린민주당의 경우는 다르다"고 일축했다.

    엄 소장은 "열린민주당은 조국 없는 조국신당이었다. 충성도가 약할 수밖에 없었다"며 "지금 민주당이 공천 파동으로 흔들리고 이재명의 리더십 논란도 터지면서 민주당 지지층이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고 있기에 조국혁신당의 지지율이 더 올라가기는 쉽지 않겠지만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조국의 강을 건너겠다'고 했지만 조국혁신당의 부상으로 난감한 상황이다. '조국의 강'은 자녀 입시비리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조 전 장관을 비호하던 민주당의 행태를 뜻하며 문재인 정부의 몰락 계기로 평가받는다.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조국혁신당과 연대에 선을 그었지만 선거가 끝난 뒤 세력 확장을 위해 다시 합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결국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을 안고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야권 관계자는 "지금 조국혁신당에 대한 지지율은 이재명 민주당에 대한 당원들의 절망감이 드러난 것"이라며 "선거가 끝나고 이재명이 물러나면 조국혁신당과 민주당이 합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