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성 "이재명, 직접 수차례 전화… 거절 못했다"李 "애증·위험한 관계" vs 김진성 "인간적 배신감"검찰 "김진성, 李 대선 낙선 후 위로 메시지 보내"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서성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서성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부탁으로 '검사사칭사건' 재판에서 위증했다고 자백한 김진성 씨가 법정에서 '이 대표의 위증 요구에 중압감을 느꼈다'는 취지의 증언을 했다.

    김씨는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의 심리로 열린 피고인 신문에서 이 대표의 허위 증언 요구를 거절하지 않은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이날 재판부는 김씨 측 요구에 따라 공동 피고인인 이 대표와 김씨를 분리해 심리를 진행했다.

    김씨는 이 대표가 2018년 경기지사선거 방송토론에서 유죄를 확정받은 2002년 '검사사칭사건'과 관련, 허위사실을 공표해 기소된 재판에서 이 대표의 요청을 받고 위증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이날 재판에서 경기도지사이자 유력 정치인이 된 이 대표가 직접 수차례 전화해 증언을 요구한 반복적인 압박성 요구, 이 대표에게 우호적인 성남 지역사회의 여론 등 때문에 이 대표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하고 허위증언을 했다는 취지로 답했다.

    또 김씨는 이 대표의 허위진술 요구를 받고 중압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특히 김씨는 이 대표가 위증교사 혐의를 부인하는 것을 두고 '꼬리 자르기'에 빗대며 인간적 배신감을 느꼈다고 증언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2일 재판에서 김씨와 관계를 "애증 관계이자 위험한 관계"라며 "위증해 달라고 요구할 관계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김씨는 재판에서 "이전 공판에서 (이 대표가) 소위 '꼬리 자르기'를 했는데, 거대 야당 대표에게 가진 최소한의 존중을 허물어뜨리는 모멸감과 인간적인 배신감을 느꼈느냐"는 변호인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김씨는 이어 "마치 내가 주도한 것처럼 폄하해서 서운하고 놀랐다"며 "그 표현(애증, 위험한 관계)은 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검찰은 김씨의 증언 이후 이 대표와 김씨가 최근까지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다며 두 사람이 위증사건 이후인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김씨는 이 대표가 2022년 대선에서 낙선한 직후 "하염없이 복받친 눈물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잠시 쉬시고 마음도 몸도 추스르세요"라고 문자를 보냈고, 이 대표는 "감사합니다^^"라고 답했다.

    또 김씨는 그해 6월 이 대표가 국회의원에 당선되자 "감축드립니다. 너무 애쓰셨고 기분 너무 좋습니다. 충성”이라는 축하 문자를 보냈고, 이 대표도 "고마워요"라고 화답했다.

    김씨는 "2010년 이 대표가 성남시장에 처음 당선됐을 때부터 일관되게 이 대표를 지지해온 것으로 보이는데 맞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맞다"고 답했다. 

    한편, 김씨의 결심공판은 연기됐다. 검찰은 "공범 간 처벌 균형성 등을 고려할 때 이 대표와 김씨의 구형을 함께 하는 것이 적정하다"며 "변론 종결을 미뤄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김씨 측이 동의하면서 재판부는 이 대표 심리를 마친 후 구형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위증교사 재판에도 출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