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 속 신약개발 성과에 희비 갈려종근당·대웅, 기술수출 성과 돋보여유한·한미·대웅, 자체 신약 성장 '쑥쑥'GC녹십자, 지난해 R&D 투자 34.4% ↓… '알리글로' 성과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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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제약사의 2023년 실적이 잇따라 발표됐다. 역대급 매출과 영업이익 기록을 쏟아낸 가운데 국내 5대 제약사 중 종근당의 약진과 GC녹십자의 부진이 두드러진다.

    연 매출 1조원을 넘긴 5대 제약사 중 GC녹십자를 제외하고는 자체 개발 의약품의 성장과 연구개발(R&D) 끝에 거둔 성과가 돋보였다.

    종근당은 신약 후보물질을 조 단위 규모로 기술수출한 데 힘입어 빅5 중 영업이익 1위를 차지했다. 영업이익 2466억원을 올리며 국내 제약사 중 처음으로 2000억원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11월 노바티스에 샤르코마리투스병 치료제 후보물질 ‘CKD-510’을 총 13억500만달러(1조7302억원)에 기술수출하며 계약금 8000만달러(1061억원)를 수령한 영향이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역대 기술수출 계약 총 규모 중 역대 3위, 계약금 규모 5위의 성과다.

    연 매출 2조원대 돌파를 눈앞에 둔 유한양행은 10년 연속 제약사 매출 1위 자리를 지켰다. 고지혈증 치료제 ‘로수바미브’ 매출은 849억원으로 전년보다 53.7% 증가해 유한양행이 판매 중인 의약품 중 가장 큰 성장을 보였다. 특히 폐암 신약 '렉라자'가 올해부터 1차 치료제로 급여 등재되면서 유한양행의 실적에 상당부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약품은 꾸준히 개량·복합신약을 개발해 오고 있다. 지난해 연 매출 100억원 이상을 올린 국산 의약품 20종 모두를 개발한 곳이 한미약품이라는 점에서 R&D 강자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표적인 복합신약인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로수제’ 매출은 1788억원으로 전년 대비 19.3% 성장하는 등 한미약품은 2018년부터 6년 연속 국내 원외처방 매출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는데 R&D 노력에 따른 당연한 보상일 수도 있다.

    대웅제약은 출시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와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가 실적 성장세를 이끌었다. 여기에 지난해에만 1조3600억원 규모의 신약 후보물질 기술수출 성과도 더했다.

    반면 GC녹십자는 5대 제약사 중 유일하게 매출과 영업이익이 역성장했다.

    신약 개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R&D 투자는 되려 축소됐다. 최대 실적을 기록한 다른 4곳과 달리 GC녹십자의 R&D 투자비용은 전년 대비 줄었다.

    GC녹십자가 지난해 사용한 경상개발비는 1254억원으로 전년 1912억원보다 34.4% 줄었다. 분기별로 살펴봐도 ▲1분기 481억원 ▲2분기 458억원 ▲3분기 400억원 ▲4분기 396억원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유한양행은 2022년 1409억원에서 2023년 1564억원으로 11%, 한미약품은 1779억원에서 2050억원으로 15.2%, 대웅제약은 1393억원에서 1453억원으로 4.3%씩 R&D 투자를 늘렸다.

    다만 GC녹십자는 올해 하반기 미국에서 혈액제제 '알리글로'의 출시를 앞두고 있어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지난해 실적으로 다시 한번 제약바이오 산업계 기본 명제가 증명됐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신약이 미래가 될 수 있다는 것. 신약 개발에 많은 비용과 시간을 수반해 고통이 뒤따르지만 이를 감내해 얻는 과실은 달콤하다는 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