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이 자식아" "배신자" "꺼져라" "치매" "노망" "처단하겠다"개딸들, 비명계 의원 집 앞·지역구 사무실 찾아가 극성 시위박용진·김종민·이원욱·홍영표·설훈 등 잇달아 피해 입어"민주당이 이재명 사당·개딸당으로 변질" 이상민 민주당 탈당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강성 지지자들로 구성된 더불어수박깨기운동본부 회원들이 지난 3월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에 반란표를 던진 민주당 의원들을 겨냥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강성 지지자들로 구성된 더불어수박깨기운동본부 회원들이 지난 3월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에 반란표를 던진 민주당 의원들을 겨냥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딸)'들의 폭력적 팬덤이 도를 지나치고 있다. 특히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 자택이나 사무실을 찾아 항의시위를 벌이는가 하면 살해 협박에 나서는 등 공세 수위를 높여가는 모습이다.

    4일 민주당에 따르면, 지난 11월28일 박용진 민주당 의원 지역구인 서울 강북구 내 자택 근처에서 항의시위를 벌인 당원들을 대상으로 당이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유튜브채널 '이진택 정치시사TV'에 공개된 영상을 보면 이들은 박 의원 부부와 자녀가 거주하는 아파트단지 출입구에 '민주당과 당원들의 배신자 수박('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로 비명계 비하 표현) 의원들 심판한다’는 현수막을 걸고 '민주당의 배신자들 당원이 심판한다!’ '민주당에서 꺼져라'라고 쓰인 포스터를 붙였다.

    자신을 권리당원이라고 소개한 A씨는 마이크를 잡고 "저희는 민주당의 배신자, 당원들의 배신자 박용진을 응징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며 "당원 중에 몇 사람이 화가 나서 박용진 브로마이드에 낙서를 좀 했는데 그것을 가지고 재물손괴죄로 고발했다"고 지적했다.

    A씨는 이어 "민주당 주인은 당원인데 이 몹쓸 놈들이 주인을 고발하는 패악질을 부리는 자가 어떻게 민주당 국회의원이라 할 수 있느냐"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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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때 한 초등학생이 현장을 지나가며 시위 소음에 "귀가 아프다"고 말하자 A씨는 도리어 아이 얼굴에 가까이 다가가며 말을 이어갔다.

    박용진의원실은 당 원내대표실과 사무총장실에 '시위를 벌인 당원들이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위협을 가하는 행위를 했다'며 징계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시위를 벌인 이들이 민주당원인 것은 확인됐고, 민주당 윤리심판원은 조사해 조치를 취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 강성 지지자들의 비명계를 향한 폭력적 시위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처음에는 의원들에게 이른바 '좌표 찍기'를 통한 '문자폭탄'으로 시작해 직접 지역구 사무실로 찾아가 욕설을 내뱉으며 항의시위를 하는 행동으로까지 이어졌다.
  • 지난해 6월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역구 사무실 앞에 이재명 대표 지지자들이 부착한 대자보. ⓒ온라인 커뮤니티
    ▲ 지난해 6월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역구 사무실 앞에 이재명 대표 지지자들이 부착한 대자보. ⓒ온라인 커뮤니티
    지난해 6월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대패하자 이 대표 강성 지지자들은 인천시 부평을이 지역구인 홍영표 민주당 의원 지역구 사무실 출입구에 3m가량의 대자보를 부착했다. 대자보에는 '중앙치매센터 상담’이라며 전화번호와 함께 "치매가 아니라면 당원들과 국민들의 뜨거운 사랑 한 번 못 받아봐서 열등감에 질투하고 시기하고 헐뜯는 나잇값 못하는 노망난 할배 되는 거임" 등의 문구가 쓰여 있었다.

    당시 홍 의원은 이들 지지자의 배후가 있다며 "이런 것들을 좀 말리고 비판해야 될 영향력 있는 어떤 사람들은 그냥 잘한다는 식으로 있다 보니까 갈수록 더 심해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10월에는 이원욱 민주당 의원 지역구 사무실이 있는 경기도 화성시 동탄 시내에 비명계 의원들의 얼굴에 깨진 수박을 씌워 합성한 사진이 담긴 현수막이 게첩됐다. 현수막에는 "나에게 한 발의 총알이 있다면 왜놈보다 나라와 민주주의를 배신한 매국노를 백 번 천 번 먼저 처단할 것이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한 여성당원은 이 의원 사무실에 난입해 "당원들이 뽑은 당대표 사진 하나 없는 게, 니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냐. 이원욱 이 자식아. 어떻게 사진 한 장이 없느냐"고 항의하는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개딸들의 활동반경은 전국구다. 이 대표 지지자 10여 명은 지난 11월7일 충남 논산시에 있는 김종민 민주당 의원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 '오래된 수박 김종민 응징 집회'에 나섰다. 이들은 수박 모양 모자를 쓴 채 '민주당에서 꺼져라' '김종민, 넌 역적이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었다.

    김 의원은 지난 9월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후 자신을 민주당원이라고 밝힌 20대 남성으로부터 살해 협박을 당하기도 했다. 이 남성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김 의원을 향한 욕설과 살해하겠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가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자 자수했다.

    친낙(친이낙연)계 설훈 민주당 의원 역시 개딸들에게 시달렸다. 이 대표 지지자들은 지난 7월 설 의원 지역구 사무실 앞으로 찾아와 "수박 꺼져라" "이재명 괴롭히지 말라"고 소리치며 난동을 피웠다. 설 의원은 이들에게 사무실에 들어가 대화하자고 제안했지만 거부당했다.

    마찬가지로 개딸들로부터 온갖 공격에 시달린 비명계 이상민 의원은 지난 3일 민주당 탈당을 선언했다. 

    이 의원은 탈당 성명에서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체제 이후 오히려 나아지기는커녕 이재명 사당, 개딸당으로 변질되어 딱 잡아떼고 버티며 우기는 반상식적이고 파렴치하기까지 한 행태가 상습적으로 만연하다"고 지적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법안 발의 과정에서 개딸들의 눈치를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친명 지도부의 기조와 어긋나거나 강성 당원들에게 불리한 내용의 법안들에 공동발의자로 이름 올리기를 꺼려한다는 것이다. 이런 법안을 공동발의했다 나중에 '문자폭탄'을 받는다는 이유에서다.  

    문제는 이 대표가 개딸들에게 경고해도 폭력적 행위가 계속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 11월9일 페이스북에 개딸들이 김종민 의원 지역구 사무실에 난입했다는 기사를 공유하며 "이런 과한 행동이 민주당에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고 경계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강성 지지자들의 비명계 의원들을 향한 폭력적 행태는 지속됐다.

    최근 이 대표를 공개 저격하고 나선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지난 11월30일 SBS 라디오에 나와 "얼굴도 모르는 분들이 저를 보면 '제발 민주당 폭력적 문화 좀 없애 달라' 그 이야기를 제일 많이 한다"며 "그것은 끔찍한 거다. 민주당에 보탬이 안 된다. 그런데 왜 그것을 없애지 못하는가?"라고 반문했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민주당 한 의원은 4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개딸들이 '민주주의 국가에서 내가 주인인데 내가 하는 것이 옳다'고 하는 자만심과 오만함이 극에 달하고 있다"며 "이를 악용하는 당내 강경파 의원들이 더 문제"라고 짚었다. 

    또다른 민주당 의원은 "이런 당원들이 도대체 무슨 도움이 되겠나. 다 탈당시켜야 한다"며 "노무현·문재인 때도 팬덤은 있었지만 이렇게 사무실·당사·집까지 찾아와 시위를 벌이지는 않았다"고 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