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 '당근칼' 위험성 전하며 남학생 인터뷰"여자애들 패요" 남학생 자막에… 시청자 항의 빗발"'여자애들도 다 해요' 발언을 왜곡… '남혐' 조장해"논란 일자 해당 영상 삭제… '편집본' 유튜브에 올려
  • ▲ 지난 21일 방영된 MBC '뉴스데스크' 화면 캡처.
    ▲ 지난 21일 방영된 MBC '뉴스데스크' 화면 캡처.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의 사적 발언을 검증 없이 단정보도해 최악의 '자막오보'를 냈다는 비판을 받은 MBC '뉴스데스크'가 이번엔 초등학교 남학생의 인터뷰 자막을 잘못 달아 '남녀 간 싸움을 붙이는 뉴스를 만들었다'는 비난에 휩싸였다.

    지난 21일 오후 MBC '뉴스데스크'는 최근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플라스틱 모형 장난감 '당근칼'의 위험성을 보도했다.

    '뉴스데스크' 앵커는 "초등학생을 중심으로 플라스틱 재질의 칼 모형 완구를 실제 칼처럼 다루는 기술을 뽐내는 영상이 인기를 끌면서 다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OO 기자의 리포트를 소개했다.

    이 기자는 "(영상을 보면) 칼 모양 플라스틱이 숨겨진 장난감 칼을 현란하게 돌린다"며 "당근을 연상시키는 모양 때문에 일명 '당근칼'로 불리는 장난감인데, 다른 사람의 등이나 엉덩이를 찔러 놀라게도 한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초등학교 앞에서 만난 한 초등학생은 대뜸 가방에서 당근칼을 3개나 꺼내 보여준다"며 남학생과의 인터뷰를 소개했다.

    '뉴스데스크'는 해당 인터뷰 영상을 방영하면서, 이 기자가 '어떻게 가지고 놀아요?'라고 묻자, 남학생이 "이렇게 해 가지고 찌를 수 있어요. 여자애들 패요"라고 답했다는 자막을 달았다.

    그러나 뉴스를 시청한 시청자들의 의견은 달랐다. 이날 영상에 출연한 남학생은 "여자애들 패요"라고 말한 게 아니라 "여자애들도 다 해요"라고 말한 것처럼 들린다는 것이다.

    A씨는 "순수한 마음으로 인터뷰를 해준 초등학생 아이를 더러운 성별 갈라치기에 이용하는 게 정말 소름끼친다"며 "'여자애들도 한다'는 말을 '여자애들을 패요'로 바꾸는 건 도대체 무슨 심보냐"고 따져 물었다.

    B씨는 "이제는 성별 갈라치기에 아이까지 희생돼야 하나…, 시대가 미쳐 돌아가네"라고 개탄했고, C씨는 "이 사건을 계기로 이동관을 비롯한 국민의힘을 지지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최근 '청년 비하' '암컷 논란' 등 더 이상은 힘드네요"라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뉴스데스크' 제작진은 해당 인터뷰가 실린 리포트 영상과 뉴스를 아무런 해명도 없이 삭제했다.

    그런데 MBC는 이튿날 오전 MBC '뉴스투데이' 시간에 해당 리포트 영상을 <초등 너도나도 '당근칼'‥파인애플 껍질도 뚫는데>라는 제목으로 다시 방영하면서, 논란이 된 "여자애들 패요"라는 자막과 남학생의 관련 발언을 삭제했다.

    남학생의 인터뷰 일부를 삭제한 이 리포트 영상은 MBC 공식 유튜브 채널인 'MBCNEWS'에도 올라온 상태다.

    이에 유튜브로 이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공영방송 대표 뉴스가 아무런 사과나 해명도 없이, 문제가 된 부분만 도려 내고 다시 뉴스를 내보냈다는 게 놀랍다"며 "MBC의 언론윤리가 땅에 떨어졌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조작해 놓고 걸리니까 비공개하고…, 새로 올린 영상에는 잘라내고 ㅋㅋㅋㅋ 레전드" "'해요'를 '패요'로 주작치고, 말 나오니까 슬그머니 편집하는 MBC 클라스" "날조기사로 선동하다 쥐도 새도 모르게 편집해서 올리는 행태. 그 이후는 모르쇠하는 언론. 너무 지겹습니다" "앞으로 MBC 기자가 인터뷰 요구할 땐 고민하지 말고 거절하세요. 음성변조 시킨 다음에 어떻게 자막을 주작할지 모릅니다" "초등학생 욕하라고 좌표 찍은 기사 작성해서 먹고 사는 게 부끄럽지도 않냐?" "처음보는 어른이 다가와서 자기 장난감에 대해 물어보길래 순진하게 답한 어린아이를 조리돌림하려고 선동하고 주작질 하고…. 국민들이 MBC를 왜 더 이상 신뢰하지 않는지 반성해보시기 바랍니다"는 댓글을 유튜브 영상에 올리며, 보도는 물론 MBC의 사후 대처 방법도 대단히 잘못됐다는 비난을 퍼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