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무죄·일부 혐의 벌금 1500만원→2심 징역 1년6개월 집유 3년이재명 "의심해서 미안, 잘못했다" 양이원영 "검사와 언론의 마녀사냥"2심 결과 나오자 강민정 제외 침묵…윤미향 "상고해 무죄 입증하겠다"
  • ▲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재직당시 기부금 횡령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 입장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재직당시 기부금 횡령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 입장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후원금 유용 혐의로 1심에서 대부분 무죄 판단을 받자 줄지어 사과하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징역형으로 뒤집힌 항소심 결과에 대해선 침묵하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1-3부(마용주 한창훈 김우진 부장판사)는 20일 기부금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윤미향 의원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현역 국회의원은 대법원에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잃는다.

    지난 2월 1심 재판부가 대부분 혐의를 무죄로 판단하고 일부 업무상 횡령만 유죄로 인정해 벌금 1500만원을 선고한 것에 비해 형량이 늘었다. 재판부는 후원금 횡령 액수를 1심 1718만원에서 대폭 늘어난 8000만원으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윤 의원은 시민들의 후원금과 국가 원금을 목적에 맞게 사용해야 함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횡령을 저질러 후원한 시민들은 물론 단체의 위상에도 큰 피해를 줬다"고 지적했다. 다만 "30년 동안 윤 의원이 위안부 활동가로 일했고, 여러 단체와 위안부 가족들이 선처를 호소하고 있는 점을 감안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윤 의원은 선고 직후 기자들과 만나 "2심 재판을 통해 무죄를 충분히 입증하려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상고해서 무죄를 입증하겠다"고 밝혔다.

    항소심에서 징역형이 나오면서 재판 양상이 바뀐 가운데, 윤 의원이 1심에서 혐의 대부분의 무죄와 일부 벌금형을 받았을 때의 민주당 의원들의 발언이 회자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앞서 지난 2월 윤 의원에 대한 1심 판결 후 페이스북을 통해 '윤 의원을 악마로 만든 검찰'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대표는 "인생을 통째로 부정당하고 악마가 된 그는 얼마나 억울했을까. 검찰과 가짜뉴스에 똑같이 당하는 저조차 의심했으니"라며 "미안합니다. 잘못했습니다. 다시 정신 바짝 차리겠습니다"라고 적은 바 있다.

    우원식 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전(全) 생애가 부정당하는 고통을 겪어왔을 윤 의원에게 심심한 위로를 보낸다"며 "마녀사냥 하듯 한 검찰 수사가 얼마나 무리한 수사였는지가 1심 판결을 통해 밝혀져 그나마 다행이다. 당이 이제 윤 의원을 지켜줘야 한다"고 했다.

    정춘숙 민주당 의원은 "마녀사냥식으로 희대의 파렴치범으로 한 사람을 몰아가던 소위 우리 사회 여론주도층들과 언론들은 지금은 뭘 하고 있나"라고 밝혔다.

    같은 당 김상희 의원은 "윤미향 의원에 대한 검찰의 무리한 기소가 대부분 무죄로 밝혀졌다"며 "오늘 이후 윤미향 의원과 위안부 피해자들을 향한 거짓에 기반한 악의적인 모욕을 멈추기 바란다"고 했다.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은 윤 의원 1심 선고 하루 뒤 페이스북을 통해 "검사와 언론의 마녀사냥의 결과. 윤미향 의원님 고생 많으셨다"고 적었고,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윤미향 의원께 드리는 사과문'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대다수 민주당 의원들조차 보수언론의 윤미향 마녀사냥에 침묵했다. 미치광이 언론에 맞섰다 어떤 봉변을 당할지 두려웠을 것"이라며 "부끄럽게도 저도 예외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강민정 민주당 의원은 "그동안 혼자 온갖 곤경을 견디며 외롭게 싸워온 윤미향에게 미안하고 고마울 따름"이라고 했다.

    해당 의원들은 2심 재판 결과가 나온 후 오후 7시 기준으로 따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강민정 의원만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법정의가 무너지는 현장을 윤미향 의원 옆에서 지켜봤다. 1심 무죄판결이 무더기로 뒤집히는 소리가 한 번씩 뱉어질 때마다 사법정의는 한 발짝씩 우리 곁에서, 아니 세상에서 멀어졌다"며 "윤미향을 심판대에 세운 윤석열 사법부가 역사의 심판대에 설 날이 그리 멀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