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방심위지부, '정연주 비판 성명' 3차례 발표"조직 문화 파열에, 직원 간 극명한 불협화음 야기해""방심위 간부들, 점심시간에 '낮술' 마시고 늦게 복귀""불공정 인사, 고충 외면 등으로 직원들 퇴사 잇달아"
  • ▲ 정연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 ⓒ연합뉴스
    ▲ 정연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 ⓒ연합뉴스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지부가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정연주 방심위원장의 '편향적인 업무 처리'와 '무능력', '부도덕성' 등을 비판하는 성명을 수차례 발표한 것으로 드러나 눈길을 끌고 있다.

    공정언론국민연대(공언련)에 따르면 언론노조 방심위지부는 문재인 대통령이 정 위원장을 임명한 지 6개월 만인 지난해 2월과 올해 3월, 그리고 지난 24일까지 총 세 차례 이 같은 취지의 성명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언론노조 소속 지부가 민주당 정권이 임명한 기관장을 상대로 비난 성명서를 지속적으로 발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정 위원장을 비판한 언론노조 방심위지부의 첫 번째 성명은 "정연주 위원장이 조직 문화의 파열과 직원 간 극명한 불협화음을 야기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 성명에서 언론노조 방심위지부는 "문재인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으로 단체 회식 모임 자제를 권유했음에도 불구하고 방심위 고위 간부들이 점심시간에 낮술을 먹고 늦게 사무실로 귀가하는 일이 발생했다"며 "구설에 오르고도 조심하기는커녕 지속적으로 음주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 개탄한다"고 일갈했다.

    두 번째 성명에서 언론노조 방심위지부는 "정연주 위원장의 줄 세우기 인사와 폐해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인 지난 24일 자 성명에서도 언론노조 방심위지부는 "정연주 위원장의 불공정한 인사와, 직원 고충 외면, 본인 선심성 사업 챙기기 등으로 젊은 직원들의 퇴사가 줄을 잇고 있다"고 비판의 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언론노조 방심위지부의 성명을 소개한 공언련은 "지난 5월 말 '방심위 고위 관계자가 오전 10시에 늑장 출근하고, 점심 후 낮잠 자기, 조기 퇴근 등으로 결재 받기가 불편하다'며 '직원들 스트레스가 심각하다. 감사원 공익 청구 시 반드시 반영해달라'고 호소하는 내부자 제보를 받은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공언련은 "정연주 씨가 방심위원장에 임명된 후 문제가 끊임없이 악화돼온 이런 '내부 병폐'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는 극단적인 '편파 심의'"라고 주장했다.

    공언련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10개월간 5개 공영방송(KBS·MBC·YTN·연합TV뉴스·TBS)에서 발생한 편파·왜곡·조작 등 불공정방송 사례 340여건(매주 약 9건 접수)을 적발하고 방심위에 제재를 요청했지만 대부분 연기에 연기를 거듭했다"며 "공공기관의 통상적인 민원 처리가 2주 정도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방심위는 공언련이 제기한 340여건의 민원 중 단 4건만 처리했는데, 2건은 '혐의 없음'이었고, 2건은 아무런 법정 제재 효과가 없는 단순 권고로 처리했다"고 되짚은 공언련은 "방심위가 특정 정파에 장악돼 업무를 편향적으로 처리하는 것으로 이미 알려졌지만, 그 정도는 상상을 초월했다"며 "이런 사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 지난 5월 방심위에 대한 공익 감사를 청구해 현재 감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공언련은 "방심위 내부 구성원들로부터 최소한의 신뢰도 받지 못하는 인물이 어떻게 주요 국가기관의 장이 될 수 있었는지 개탄스럽기 짝이 없다"며 "정 위원장이 최소한의 양심이 남아 있다면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