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 국방성 담화 통해 "지난 2~9일 美전략정찰기 등 동·서해 비행 정탐""美전략정찰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영공 수십km 침범… 대가 치르게 될 것"우리 軍 "영공 침범 사실 아냐… 허위주장으로 긴장 조성, 즉각 중단해야"
  • ▲ 'RC-135' 코브라볼. ⓒ미 공군
    ▲ 'RC-135' 코브라볼. ⓒ미 공군
    북한이 10일 미국 정찰자산이 자신들의 영공을 침범했다면서 "격추되지 않으리라는 담보는 없다"고 위협했다. 우리 군은 "허위사실 주장"이라며 반박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국방성 대변인 담화를 보도하며 "미국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군사정탐행위에 더더욱 열을 올리고 있는 것도 간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미국은 아시아태평양작전지역에 전개된 각종 공중정찰수단들을 집중동원해 조선반도와 그 주변지역에서 적대적인 정탐활동을 유례없는 수준에서 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신은 이어 "지난 2일부터 9일까지 미 공군 소속 전략정찰기들인 'RC-135'와 'U-2S', 무인정찰기 'RQ-4B'가 번갈아 조선 동해와 서해 상공을 비행하며 우리의 전략적 종심지역에 대한 도발적인 공중정탐행위를 벌린 것이 최근 실례"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항공기 추적 사이트 등에 따르면, 'RC-135' 코브라볼이 이달 초 일본 오키나와에서 출발해 동해상에서 정찰활동을 벌였다.

    코브라볼은 전 세계에 단 3대밖에 없는 특수정찰기로, 적외선 센서 등을 활용해 수백km 밖에서도 미사일 발사 징후를 포착할 수 있다. 또 발사된 미사일의 비행 궤적과 탄두 낙하지점도 추적 가능하다.

    "특히 조선 동해에서는 몇 차례나 미 공군 전략정찰기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주권이 행사되는 영공을 수십km나 침범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주장한 통신은 "지금 우리가 최대의 인내와 자제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모든 것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며 지금이 바로 미국이 우려해야 할 임계점에 근접한 시기"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통신은 "미국의 도발적인 공중정탐행위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미 공군 전략정찰기가 조선 동해상에 격추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담보는 그 어디에도 없다"고 협박했다.

    우리 군은 북한의 주장이 '거짓'이라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또한 미 정찰자산의 한반도 비행은 통상적인 정찰활동일 뿐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오히려 북한이 어떠한 목적을 위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오는 27일 '전승절'(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일) 7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경축을 예고한 상황이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10일 국방부 정례 브리핑에서 "영공을 침범했다는 북한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러한 허위주장으로 긴장을 조성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엄중히 촉구"했다.

    실제로 북한이 정찰자산을 격추할 경우 우리 군의 대응을 묻는 질문에 이 실장은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 필요한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고, 그러한 어떤 움직임이 포착되면 또 혹은 그러한 징후가 있다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주장 의도와 관련해서는 "대내외적으로 어떠한 목적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6월15일 한미 연합·합동화력격멸훈련에 반발해 국방성 대변인 명의로 '경고 입장'을 발표한 뒤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바 있다.

    이에 이번 국방성 담화 역시 새로운 무력도발을 앞두고 자신들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동시에 한미에 그 탓을 미루려는 의도를 담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