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정상화' 위해 현 경영·이사진, 속히 물러나야""언론노조 제외한 모든 단체·직능협회와 손잡을 것"
  • 정부의 '수신료 분리징수' 추진으로 KBS가 사실상 '존폐의 기로'에 선 가운데, "KBS 이사회와 집행부(KBS 경영진)가 방만하고도 무능한 경영으로 작금의 위기를 자초했다"며 KBS 수뇌부의 '총사퇴'를 촉구하는 사내 여론이 들끓고 있다.

    앞서 KBS 전체 이사(11명) 중 '소수파(현 여권 추천)'에 속하는 이사들과 KBS 내 8개 직능단체 중 4개 단체(KBS경영협회·KBS아나운서협회·KBS영상제작인협회·KBS방송기술인협회)가 KBS 경영진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KBS노동조합(1노조, 위원장 허성권)과 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언총, 회장 김현우)가 김의철 KBS 사장과 이사진의 동반 퇴진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나서면서 KBS 경영진에 반대하는 여론에 불을 지피고 있는 것.

    "좌파 이념 옹호… 편향보도·무능경영 일관"


    그동안 KBS 경영진의 '무능·방만경영'과 '불공정·편파보도' 방기를 책망하는 성명으로 사내 여론을 환기해온 KBS노조는 현업 언론인 단체인 '언총'과 손을 잡고 KBS 수뇌부를 쇄신하기 위한 공동전선을 형성한 상태다.

    지난 15일 언총과 연대해 '새로운 KBS를 위한 KBS 직원과 현업 방송인 공동투쟁위원회(새KBS공투위)'를 결성한 KBS노조는 "뜻을 같이하는 다른 직능협회와 시민단체에도 문호를 개방, '김의철 사장 및 이사진 퇴진 일천명 서명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새KBS공투위는 "김의철 사장이 퇴진해야 하는 이유는 차고도 넘친다"며 "그는 △진보, 사이비 좌파 이념을 정의인 양 옹호하고 △나머지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막은 편향된 방송을 방치했으며 △지난해 118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는 400억원대 적자를 기록하는 등 무능경영으로 '수신료 분리징수'라는 위기를 불러왔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김 사장은 지난 인터뷰에서 수신료 분리징수를 취소하면 사퇴하겠다고 '정치적인 거래'를 제안함으로써 그나마 남아 있던 문제 해결 가능성을 제로에 가깝게 만들어버렸다"며 김 사장의 '위기 극복 능력'이 전무함을 강조한 새KBS공투위는 "김 사장은 자살골을 쏴버렸다"며 "더 이상 이런 사람에게 우리의 생명줄을 맡길 수는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잘못의 최종 책임은 KBS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에 있다"고 화살을 돌린 새KBS공투위는 "이들은 △김 사장의 불공정방송과 무능경영을 견제하지 못하고 △경영평가보고서를 조작하는가 하면 △경영진이 연구동 사업을 종료하는 과정에서의 문제점조차 방치했다"며 "KBS에 최악의 위기를 초래한 점에 대해 최고 결정기구는 총사퇴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가 위기의 원인"

    새KBS공투위는 "사장과 이사진의 퇴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KBS 구성원은 주저 말고 서명 의사를 밝히거나 새KBS공투위로 연락해달라"고 호소하면서도 "위기의 원인이라 할 수 있는 민주노총 언론노조 KBS본부와는 절대로 손을 잡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19일 성명에서 민주노총 언론노조 KBS본부(본부노조)가 수신료 분리징수 위기를 함께 헤쳐나갈 '협의체' 구성을 제안한 사실을 밝힌 새KBS공투위는 "위기의 원인은 위기 극복의 주체가 될 수 없다"며 "본부노조는 스스로를 이 위기를 헤쳐나갈 주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어이없는 일"이라고 쏘아붙였다.

    새KBS공투위는 "본부노조는 이 위기를 극복할 주체가 아니라 이 위기의 원인"이라며 "본부노조는 KBS노조와 직능단체들에 협조를 구할 것이 아니라, 먼저 자신들의 잘못을 사죄하고 국민 앞에 용서를 구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본부노조 출신 경영진 간부들이 자행해온 불공정·편파방송이 KBS 수신료 분리징수의 원인"이라며 "본부노조는 그동안 본부노조 출신 경영진과 간부들의 폭주를 전혀 견제하지 않았다"고 일갈한 새KBS공투위는 "주진우·최경영·최욱 같은 '편파방송인'들이 공영방송의 핵심 프로그램들을 장악하고 역대 최악의 프로그램 경쟁력으로 공사의 광고 수입이 급감하고 있는데도 본부노조는 본부노조 출신 경영진과 간부들을 질책하지 않고 오히려 경영진을 옹호했으며 그들의 무능을 질타하는 목소리 앞에서는 구사대와 같은 행동을 보여왔다"고 지적했다.

    "동료들을 '적폐'로 몰아… 'KBS人 단결' 말할 자격 없어"


    새KBS공투위는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단결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나, 본부노조는 단결을 말할 자격이 없다"며 "수많은 동료들을 적폐로 몰고 탄압해온 본부노조가 도대체 무슨 염치로 내부 구성원의 단결을 말한단 말이냐"고 꾸짖었다.

    이에 "KBS 전직원들의 단결을 이끌어 내는 역할은 새KBS공투위가 해 나갈 것"이라고 못박은 새KBS공투위는 "KBS 구성원의 집단 지성은 민주노총에 의해 자행된 만행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만드는 일에 쓰여야 한다"며 "본부노조가 위기 극복을 위한 단결된 행동에 동참하기 위해선 KBS의 유구한 전통이 끊기게 된 대위기의 원인임을 스스로 밝히고 사죄하는 것이 먼저"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