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위메이드 직원 출입기록 공개… 2020년 9월~2023년 4월, 14회 국회 방문같은 층 이동 자유로워… 보좌진이 도와주면 기록 없이 얼마든지 출입김남국실 방문 기록 없지만… 해당 의원들 "가상자산 투자 이력 없다" 급진화
  • 김남국 무소속 의원.ⓒ이종현 기자
    ▲ 김남국 무소속 의원.ⓒ이종현 기자
    김남국 무소속 의원이 보유한 코인 '위믹스' 발행사인 게임사 '위메이드' 직원이 국회를 14차례 방문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방문 경위 등은 국회 전산상 확인이 불가능하고, '꼼수'로 기록을 남기지 않은 채 다른 의원실 방문도 가능한 만큼 코인 로비 의혹이 명확히 해소되지 않아 께름칙함을 남겼다.

    위메이드 직원, 21대 국회서 의원실 등 14회 방문

    이광재 국회 사무총장은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21대 국회(2020년~현재) 기간 내 위메이드 직원의 국회 방문기록을 공개했다. 여야가 24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공개된 내역에 따르면, 소속을 '위메이드' 또는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라고 적은 방문인 '김모 씨'는 2020년 9월부터 지난 4월까지 국회를 총 14회 방문했다.

    구체적으로는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 3회(2023년 4월7일, 2022년 12월1, 12일)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실 3회(2020년 9월23, 24, 28일)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실 1회(2022년 10월25일)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1회(2022년 12월28일) △김종민 민주당 의원실 1회(2022년 11월30일) △오기형 민주당 의원실 1회(2022년 11월30일) △김성주 민주당 의원실 1회(2022년 11월29일) △양정숙 무소속 의원실 2회(2023년 2월27일, 2022년 12월28일) △국회 정무위원회 1회(2022년 11월29일) 등이다.

    방문인이라고 적은 위메이드 직원 김씨는 총 3명이라고 한다. 이 사무총장은 "방문 경위는 (전산상) 확인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김남국실은 없다지만, 꼼수로 기록 없이 방문 가능해

    이날 국회가 공개한 자료는 단순 출입기록으로 그간 쌓였던 의혹을 해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통상 외부인이 국회에 출입하려면 안내데스크에 소속, 이름, 방문 장소 등을 적어 제출한다.

    방문 장소를 의원실로 적을 경우 국회 사무처 직원이 해당 의원실로 전화해 만남 약속을 잡았는지 확인하고 임시 출입증을 발급한다. 해당 출입증은 방문하는 의원실이 있는 층으로만 이동할 수 있다.

    의혹의 당사자인 김남국 의원의 의원실은 국회 의원회관 1011호로 10층이다. 국회가 공개한 위메이드 직원 방문 의원실 중 양정숙의원실이 1003호로 같은 10층이다. 위메이드 직원이 양정숙의원실을 방문한다고 적어 들어간 후 용무를 끝내고 김남국의원실을 방문했을 수도 있는 것이다.

    이 사무총장은 "단순 출입기록이므로 의원실에 가서 의원을 만났는지, 비서관을 만났는지, 명의만 빌린 것인지는 사실 알 수 없다"며 "(방문 장소 외에) 다른 방도 방문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전산상으로 확인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꼼수'도 존재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회 관계자는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친한 대관 직원이 의원실을 찾았다가 다른 층으로 이동할 때 보좌진들이 자신의 출입증으로 찍어 주는 경우가 있다"고 귀띔했다. 같은 층뿐만 아니라 해당 의원실 보좌진이 마중을 나오거나 다른 의원실 직원의 도움을 받으면 얼마든지 출입기록을 남기지 않은 채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명단에 오른 의원들 "가상자산 투자 사실 없다" 불 끄기

    명단에 이름이 오른 여야 의원들은 모두 코인 로비 의혹에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 코인 게이트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 간사인 윤창현 의원은 공지를 통해 "위메이드는 의원실 출입 시 모두 보좌관을 만나고 갔다. 저는 만난 사실이 없다"며 "보좌관에게 확인한 결과 지난해 12월1일, 올해 4월7일은 통상적인 수준의 인사차 방문이었고, 지난해 12월12일은 위믹스 상장 폐지에 대한 입장을 구두전달 받았다. 저와 보좌관 모두 가상자산 투자 사실은 물론 거래소 회원가입 사실조차 없다"고 주장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도 "저는 위메이드를 만난 적 없고 단 한 번도 코인 거래를 한 적이 없다"며 "2020년 근무했던 당시 보좌진도 만난 기억이 없다고 한다. 출입은 보좌진이 해준 것으로 확인되며 구체적인 사실관계는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은 "당시 보좌관으로부터 위메이드가 중국에서 지식재산권 소송 중인데, 중국 법원에 국회의원 탄원서가 있으면 도움이 될 것이라는 요청이 있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의원실에서 보좌진이 탄원서를 전달한 것으로 경위를 파악했다. 저뿐만 아니라 의원실 보좌진은 위메이드로부터 가상자산 관련 설명을 듣거나 부정한 청탁을 받은 바 없다"고 설명했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당시 근무했던 전 보좌관이 정무위 소관 현안 건으로 '위메이드 관련자 면담 요청'을 받아 위메이드 측과 면담을 진행했다"며 "위메이드는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의 위믹스 거래 지원 종료 관련' 제목의 자료를 준비해 위메이드 거래 지원 종료에 따른 '투자자 보호 방안'과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가상자산 거래 종료와 관련된 기준 마련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입법 로비와는 전혀 무관한 사안으로 저를 비롯한 의원실 직원은 가상자산에 투자한 바가 일절 없다"고 밝혔다.

    김한규 민주당 의원도 "위믹스가 상장 폐지 된 이후 위메이드 측에서 경위를 설명하겠다고 저희 사무실을 방문해 보좌진을 만났다"며 "저는 만나지 않았다. 위메이드 측에서 설명 외에 다른 제안이나 경제적 이익 제공은 없었다. 저를 포함해 어느 보좌진도 위믹스에 투자한 바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