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이낙연 장인상 조문…대선 패배 후 13개월 만에 만남"위로 전하고 미국 생활 이야기…현안 관련 얘기는 안 해"오영환·이병훈 등 '친낙계' 조문…한덕수 총리도 조문민주당 지지자, 이재명 향해 "무슨 낯짝으로 왔나" 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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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장인 빈소를 찾았다. 이재명 대표와 이 전 대표가 대면한 것은 지난해 3월 대선 패배 직후 있었던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 이후 13개월 만이다.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본격화됨에 따라 민주당 지도부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두 사람의 만남에 모든 정치권의 시선이 집중됐지만, 특별한 정치적인 메시지를 주고받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이재명, 약 20분간 이낙연 장인 빈소 방문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삼성병원에 위치한 이 전 대표의 장인 빈소를 방문해 조문했다. 이재명 대표와 함께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 천준호 민주당 대표 비서실장,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 등이 방문했다.앞서 이 전 대표는 지난 8일 새벽 급히 귀국했다. 그의 장인인 김윤걸 전 교수가 별세해 상을 치르러 온 것이다.이 같은 이 전 대표의 귀국으로 '친이낙연계' 세력이 결집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며 정치권은 이 전 대표의 정치적 행보에 주목했다.대장동·백현동·성남 FC 의혹 등에 둘러싸인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고조되기 시작하면서 입지가 흔들리자, 이재명 대표의 '대체자'로 지난 대선 당시 경쟁자였던 이 전 대표의 이름이 꾸준히 거론됐기 때문이다.그러나 빈소를 찾은 친이낙연계를 포함한 의원들은 확대 해석을 경계하며 정치적인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이날 두 사람의 만남에서도 특별히 정치적인 메시지가 오가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표는 약 20분 간 조문하며 이 전 대표에게 위로의 말을 전했다.한 대변인은 조문 후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대표께서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했다. 그리고 이 전 대표께서는 조문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며 "이재명 대표께서 미국에서 연구하시는 것을 물어봤고 거기에 대해 이 전 대표가 설명했다"고 밝혔다.한 대변인은 '당내 현안과 관련해서는 이야기가 없었나'라는 질문에 "전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가 10일 정도 머무르는데 상 끝나고 만나자는 대화는 없었나'라는 물음에는 "없었다"며 "이 전 대표가 언제 출국한다고 말했는데 그것과 관련해서는 없었다"고 답했다.한 대변인은 이어 "정치 얘기는 안 하고 미국 생활과 조문 온 얘기 정도만 했다"며 "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덧붙였다.천 비서실장 역시 "애도만 표시했다"며 "정치적 의미는 부여하지 말라. 별말씀 안 하셨다"고 일축했다.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늘 조문에 여러가지 정치적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13개월 만에 만나는데 어떤 말을 할 것인가' '안에서 어떤 대화를 나눴나' 등의 질문에 답을 하지 않은 채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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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방문하자… 민주당 지자자 "무슨 낯짝으로" 항의이날 빈소는 한 민주당 지지자에 의해 한 차례 소란이 일기도 했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이 남성은 빈소를 찾은 이재명 대표를 향해 "부끄럽지 않은가. 대표라는 사람이"라며 "이랬다 저랬다 하고 말이야. 사과부터 하라. 무슨 낯짝으로 와서"라고 항의했다.이 지지자는 관계자에 의해 제지를 당했다. 이어 기자들이 경위에 대해 묻자 "나는 이 전 대표와 아무 상관 없고 민주당 지지자인데 조문하러 왔다가 열받아서 얘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한편 이날 이 전 대표의 장인 빈소에는 오영환·서영교·정성호·이병훈·정춘숙·김용민·권칠승·김영주·이용우·윤호중 민주당 의원 등과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 박지원 전 국정원장 등의 민주당 원로도 방문했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국민의힘에서는 하태경·송석준 의원 등이 찾아 조문했다.이날 복수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을 둘러싼 구체적인 정치 현안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다만 이 전 대표는 현재 대한민국이 위기에 있는 것 같고 이에 대한 여야가 위기 의식을 갖고 있지 않은 것 같다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이 전 대표는 장인상을 치른 후에는 10일 정도 한국에 머무르며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지난해 6월부터 미국 조지워싱턴대 한국학 연구소에서 한반도 평화와 국제정치를 연구하기 위해 체류 중이던 이 전 대표는 오는 6월 귀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