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전술핵탄두 '화산-31' 추정 물체 7~8개… 벽면엔 미사일 도면 공개탄두 경량화·소형화 기술 성공 과시… 軍 "실제 환경에서 실험 성공해야"
  •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27일 핵무기병기화사업을 지도하고 핵반격작전계획과 명령서를 검토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27일 핵무기병기화사업을 지도하고 핵반격작전계획과 명령서를 검토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전술핵탄두 '화산-31'을 전격적으로 공개하면서 핵탄두의 경량·소형화 기술 확보와 함께 '핵보유국'임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우리 군은 이 같은 북한의 핵전력 공개를 두고  "실체를 평가하고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노동신문은 지난 27일 김정은이 '핵무기병기화사업'을 지도했으며, 새로운 전술핵무기들의 제원과 특성, 다른 무기체계와의 호환성 등을 살펴봤다고 28일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이어 최근 진행된 '핵반격 가상 종합전술훈련'을 통해 '국가 핵무기 종합관리체계'인 '핵방아쇠'의 과학성과 안전성을 검증하고 상태를 점검했으며 '준비된 핵반격작전 계획과 명령서들을 검토했다'고 전했다.

    노동신문은 "김정은 동지께서는 핵 보유의 길을 굴함없이 걸어왔다고 감회 깊이 말씀하셨다"며 "강력한 억제력을 비축한 우리 핵무력이 상대할 적은 어떤 국가나 특정한 집단이 아니라 전쟁과 핵참화 그 자체"라고 언급했다.

    노동신문은 또 "(김정은은) 핵력량의 끊임없는 강화를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한다고 하시면서 우리가 그 언제든, 그 어디에든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게 완벽하게 준비되여야 영원히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게 될 것"이라며 "상상을 초월하는 강력하고 우세한 핵무력이 공세적인 태세를 갖출 때라야 적이 우리를 두려워하고 우리 국권과 제도와 인민을 감히 건드릴 수 없게 된다고 말씀하시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노동신문은 "김정은 동지께서는 핵무기연구소와 원자력부문에서 핵무기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일 데 대한 당중앙의 구상을 철저히 관철하기 위해 무기급 핵물질 생산을 전망성있게 확대하며 계속 위력한 핵무기들을 생산해내는 데 박차를 가해나가야 한다고 했다"며 "핵무기연구소와 원자력부문 앞에 나서는 강령적 과업들을 제시하시였다"고 설명했다.

    보도와 함께 노동신문은 총 9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서 김정은은 실내공간에서 군복 등을 입은 8명에게 둘러싸여 설명을 듣고 있다. 주위로는 길쭉한 미사일과 함께 성인남성 몸통만 한 미상의 원통형 물체가 바닥에 7~8개 정렬돼 있다. 벽면에는 '화산-31 장착 핵탄두들' '600mm 초대형 방사포 핵탄두' 등 미사일 도면으로 보이는 액자들이 걸려 있다.

    이날 북한 관영매체들을 통해 최초 식별된 '미상의 원통형 물체들'은 경량화·소형화된 전술핵탄두 '화산-31'로 분석되고 있다. 북한이 전술핵탄두를 대외에 공개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이후 핵탄두의 소형·경량화 작업에 들어간 북한이 기술 개발에 성공, 이를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27일 핵무기병기화사업을 지도하고 핵반격작전계획과 명령서를 검토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27일 핵무기병기화사업을 지도하고 핵반격작전계획과 명령서를 검토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화산-31'은 직경 500mm 내외로 추정돼 기존 북한의 무기체계에 탑재할 수 있을 정도의 크기다. 북한이 '600mm 초대형 방사포'나 무인핵잠수정인 '해일', 순항미사일 '화살-2형' 등에 전술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수준의 기술까지 확보했다는, 일종의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북한은 지난 2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핵탄두를 탑재한 전술핵미사일을 800m 상공에서 터뜨릴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했다'고 밝혔으며, 24일에는 수중 핵폭발로 해일을 발생시켜 함선이나 항구를 파괴하는 '신형 핵무인수중공격정'을 개발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하기도 했다.

    다만 우리 군은 이날 북한의 발표와 관련 "실체를 평가하고 있다"며 부정적 견해를 보였다.

    합동참모본부 이성준 공보실장은 28일 국방부 정례 브리핑에서 "한미는 북한의 무기 개발 동향을 지속 추적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발표한 실체에 대해서도 평가하고 있다"며 "고도화하고 있는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실질적인 억제 및 대응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이어 "핵능력에 대해 전력화가 완료됐다고 보려면 실제와 동일한 환경에서 실험에 성공해야 그 무기가 완성됐다고 볼 수 있다"며 "그러한 것들이 확인된 것이 없기 때문에 그 전에 실질적으로 그것이 무기로써 활용 가능한지 그런 것들을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실장은 또한 "그것(소형 전술핵탄두)이 실질적으로 작동하는지를 (놓고) 북한이 주장이 있을 것이고, 저희가 평가하는 과정 중에 있다"고 부연했다.

    북한이 공개한 '화산-31'이 실제로 전술핵탄두의 기능을 하는지, 단지 모형에 불과한 것인지 한미 군 당국이 분석하고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합참은 지난 24일 북한이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주장한 '해일'과 관련해서도 과장과 기만이 섞여 있다는 의견을 재차 밝혔다.

    이 실장은 "지난 24일 북한이 공개한 핵무인수중공격정의 실체에 대해서 현재 한미 분석과 전문가 의견을 종합해본 결과, 그 주장이 과장되고 조작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북한이 무인잠수정을 개발하고 있는 동향은 있었으나, 아직 초기 개발 단계에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 실장은 "북한이 주장하고 있는 것이 전부 다 맞거나 또 사실이라고 국민들이 오해할 수 있기 때문에 그 무기체계가 초기 단계임을 알려드림으로써 또 정확한 사실을 국민들이 알게 되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