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국립오페라단 새 비전 '홉페라, 심장에 희망을 품다' 제시
  • ▲ 최상호 신임 국립오페라단 단장 겸 예술감독이 2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N스튜디오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계획을 밝히고 있다.ⓒ국립오페라단
    ▲ 최상호 신임 국립오페라단 단장 겸 예술감독이 2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N스튜디오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계획을 밝히고 있다.ⓒ국립오페라단
    "관객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작품을, 아티스트에겐 꾸준히 예술 활동을 펼칠 수 있는 미래의 희망을 선사하고 싶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 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국립오페라단의 성장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최상호(61) 국립오페라단 신임 단장 겸 예술감독이 27일 오전 서울 예술의전당 N스튜디오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Hopera(홉페라), 심장에 희망을 품다'라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며 △외연 확장(공연) △선택과 집중(교육) △글로벌 스탠다드(운영)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월 13일 부임한 최상호 단장은 연세대 음악대학 성악과를 거쳐 독일 카를스루에 음악대학 석사 과정을 졸업했으며, 1990~2002년 독일 카셀극장, 라이프치히 오페라극장 등에서 전속 솔리스트로 활동했다. 2000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성악과 교수로 임용된 이후 23년간 후학 양성에 힘써왔다. 최 단장의 임기는 2026년 2월 12일까지다.

    이날 최 단장은 기존 1년에 4편의 작품을 무대에 올렸던 것에서 2024년 6편, 2025년에는 최대 8편으로 제작 편수를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2025년에는 희극 오페라 작품을 레퍼토리에 반영하고, 매해 1편씩 창작오페라를 선보이겠다고도 했다.

    올해 국립오페라단은 '비바 베르디! 비바 오페라!'라는 기치를 내걸고 △'맥베스'(4월 27~30일) △'일 트로바토레'(6월 22~25일) △라 트라비아타'(9월 21~24일) △'나부코'(11월 30일~12월 3일) 등 총 4편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한다.

    내년에는 2020년 초연한 창작오페라 '레드슈즈'를 비롯해 △로시니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 △브리튼 '한여름 밤의 꿈' △코른골트 '죽음의 도시' △바그너 '탄호이저' △푸치니 '서부의 아가씨'가 이름을 올렸다. 바로크부터 브리튼·코른골트의 현대 오페라까지 시대를 넘나들며 다양한 작품을 시도하겠다는 의도다.
  • ▲ 오페라 '맥베스' 공연 장면.ⓒ국립오페라단
    ▲ 오페라 '맥베스' 공연 장면.ⓒ국립오페라단
    최 단장은 "전체 예산을 절약해서 여섯 작품을 만들겠다. 문체부와 협의해 더 많은 예산을 확보할 수 있게 노력할 것"이라며 "무작정 작품 수만 늘려서 존재감을 과시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여러 시대, 장르별로 중요한 작품을 공연해 다양한 수요를 만족시키는 것이 공공단체로서의 역할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해외 관계자들이 '한국을 대표하는 오페라가 무엇이냐'고 물을 때마다 내세울 만한 작품이 없다고 느꼈다. 저명한 작곡가들에게 작품을 의뢰하는 등 앞으로 창작오페라를 집중 지원해서 10년 안에 대한민국을 대표할 오페라가 나올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립오페라단은 공연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크노마이오페라'를 적극 활용해 공연영상 콘텐츠 사업을 확장할 방침이다. 지역 10곳의 문예회관 등에 동시 송출해 국내 전역에서 실시간으로 공연을 볼 수 있도록 한다. 또, 유수의 미디어 플랫폼 기업과 손잡고 국립오페라단이 축적해온 VOD의 유통·배급에 나선다.

    교육 부분에서는 선택과 집중을 예고했다. 전국의 초·중학교를 방문해 1만3000여명의 학생들에게 오페라를 보여줬던 '학교 오페라'를 어린이 관객 맞춤화 프로그램으로 운영하고, 성악 인재 육성을 위한 'KNO 스튜디오'를 정교하게 다듬는다. 

    운영과 관련해서는 '글로벌 스탠다드'라는 키워드를 꺼냈다. 코로나19로 멈췄던 해외극장과의 교류를 재개하고, 선진화된 공연영상 제작기술을 배워 질적 발전을 도모한다. 젊은 성악가들을 위한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에 나서며, 오는 9월에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해외 오디션을 진행해 실력있는 성악가를 발굴할 계획이다.

    최 단장은 "2026년 공연을 목표로 현재 스페인, 일본의 후지와라 오페라단 등과 협업을 논의 중이다. 어느 나라의 단체든 협업을 제안한다면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며 "영화, 연극, 뮤지컬 등 타 장르의 예술가뿐 아니라 젊은 지휘자·작곡가에게 기회의 문을 활짝 열어 주고 싶다. 기존의 틀을 깨는 새로운 창작 의지를 보여준다면 언제든지 수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