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위해 희생·헌신한 분들… 기억하고 예우하지 않으면 국가라 할 수 없다""北 무모한 도발, 반드시 대가 치르게 할 것… 한미일 안보협력 공고화"제8회 서해수호의날 기념식… 윤석열 대통령 부부 참석, 용사들 명복 빌어
  •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오전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8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서해수호 55용사를 한명씩 호명하기 전 울먹이고 있다.ⓒ뉴시스(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오전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8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서해수호 55용사를 한명씩 호명하기 전 울먹이고 있다.ⓒ뉴시스(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제8회 서해수호의날을 맞아 영웅 55인의 이름을 직접 한 명 한 명 부르며 "북한의 무력도발에 맞서 장렬히 산화한 55명의 영웅들을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다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북한의 무모한 도발은 반드시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며 한·미·일 안보협력의 당위성을 피력했다.

    윤 대통령은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이날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거행된 제8회 서해수호의날 기념식에 참석했다.

    기념사에서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민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숭고한 희생을 한 서해수호 용사들께 경의를 표하며 머리 숙여 명복을 빈다"며 "서해수호 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은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세계의 자유·평화·번영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의 서해와 서북도서는 세계에서 군사적 긴장이 가장 높은 지역"이라며 "우리 해군과 해병대 장병들은 연평해전·대청해전·연평도포격전 등 수많은 북한의 무력도발로부터 NLL과 우리의 영토를 피로써 지켜냈다"고 상기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우리 국민들이 남북한 대치 상황에서 마음놓고 일상을 영위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분들이 계시기 때문"이라며 "조국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분들을 기억하고 예우하지 않는다면 국가라고 할 수 없다. 국가의 미래도 없다"고 역설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북한은 날로 핵무기를 고도화하고 있고, 전례 없는 강도로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고 있다"며 "우리 정부와 군은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와 도발에 맞서 한국형 3축 체계를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한미, 한·미·일 안보협력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윤 대통령은 기념사에 앞서 서해수호 용사 55인의 이름을 직접 한 명 한 명 부르는 '롤콜(roll-call)'을 통해 용사들의 위훈을 기렸다. 대통령이 기념식에서 55용사의 이름을 직접 호명한 것은 2016년 서해수호의날이 제정된 이후 처음이다.

    이름을 부르기 전 윤 대통령은 잠시 목이 메인 듯 울먹이며 말을 이어가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목소리를 가다듬은 뒤 "누군가를 잊지 못해 (이름을) 부르는 것은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다짐"이라며 "우리가 꿈을 향해 달리고 가족과 함께 웃는 행복한 하루를 보내도록 국가와 국민을 지켜내는 것이 자신들의 꿈이었던 영원한 바다 사나이, 55분의 영웅의 이름을 불러보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북한의 기습공격에 NLL을 사수한 제2연평해전 용사 고 윤영하 소령, 고 한상국 상사, 고 조천형 상사, 고 황도현 중사, 고 서후원 중사, 고 박동혁 병장 ▲백령도 서남방을 사수하다 전사한 천안함 용사 고 이창기 준위, 고 최한권 원사, 고 남기훈 원사, 고 김태석 원사, 고 문규석 원사, 고 김경수 상사, 고 안경환 상사, 고 김종헌 상사, 고 민평기 상사, 고 최정환 상사, 고 정종율 상사, 고 신선준 상사, 고 박경수 상사, 고 강준 상사, 고 박석원 상사, 고 임재엽 상사, 고 손수민 중사, 고 심영빈 중사, 고 조정규 중사, 고 방일민 중사, 고 조진영 중사, 고 문영욱 중사, 고 박보람 중사, 고 차균석 중사, 고 이상준 중사, 고 장진선 중사, 고 서승원 중사, 고 서대호 중사, 고 박성균 중사, 고 김동진 중사, 고 이용상 하사, 고 이상민 하사, 고 이재민 하사, 고 이상희 하사, 고 이상민 하사, 고 강현구 하사, 고 정범구 병장, 고 김선명 병장, 고 안동엽 병장, 고 박정훈 병장, 고 김선호 병장, 고 강태민 상병, 고 나현민 상병, 고 조지훈 상병, 고 정태준 일병, 고 장철희 일병 ▲(천안함 실종자 구조 과정에서 순직한) 고 한주호 준위 ▲투철한 군인 정신을 보여준 연평도 포격전 용사 고 서정우 하사, 고 문광욱 일병" 등 영웅 55인을 호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자유를 지켜낸 뜨거운 용기를 가진 용사들, 서해를 지키는 임무와 사명을 완수한 용사들, 대한민국은 55명의 용사를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다짐했다.

    기념식 참석에 앞서 윤 대통령은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제2연평해전‧연평도포격전 묘역과 천안함 묘역, 고 한주호 준위 묘소를 찾아 유가족, 참전 장병들과 함께 참배하고 위로를 전했다.

    이 자리에는 고 조천형 상사(제2연평해전)의 모친인 임헌순 씨, 고 서정우 하사(연평도 포격전)의 모친인 김오복 씨, 고 민평기 상사(천안함 피격)의 모친인 윤청자 씨, 고 정종율 상사(천안함 피격)의 아들인 정주한 군, 고 한주호 준위의 배우자인 김말순 씨와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 등이 함께했다.

    대통령실은 보도자료를 통해 "55명의 유가족 대표와 참전 장병들의 좌석을 주요 인사석으로 배치하고, 윤 대통령이 헌화‧분향 시에도 배석했다"며 "대규모 군 의장대 분열(육‧해‧공‧해병대 130명)을 통해 조국을 위해 희생한 분들에 대한 예우를 표하면서 국가가 영웅들을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또 "기념식 무대 우측에는 모형 함정에 서해수호 전적 전시물을 전시했다. 윤 대통령은 윤청자 여사가 기증한 3‧26기관총, 참수리 357호정과 천안함에 게양했던 항해기와 부대기 및 함정 명패, 연평도 포격전 당시 북한의 방사포탄 파편을 맞은 중화기중대 명판 등을 살펴봤다"면서 "(윤 대통령은) 북한의 무력도발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고 전했다.

    3·26기관총을 기증한 윤청자 여사에게 윤 대통령은 "어머님께서 내 주신 성금이 기관총을 사는 계기가 됐다. 국민들께 큰 감동을 주셨다. 만나뵙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에 윤청자 여사는 "제가 낸 돈이 아니라 국민들이 내 주신 돈"이라며 "가슴에 맺힌 응어리가 풀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윤 여사는 2020년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천안함은 누구의 소행이냐"고 물어 화제가 된 바 있다.

    아울러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기념식에 도착하기에 앞서 대통령실 관계자들을 만난 유가족들은 "일본에 사과를 요구하는 사람은 있는데 북한에는 왜 사과를 요구하지 못하느냐"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들은 "우리 아들들의 희생을 퇴색시키지 않으려고 지금까지 큰소리 한번 내지 못했는데 이제야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고 조천형 상사의 모친 임헌순 씨에게 "조천형 상사의 따님이 아버님을 따라 해군 소위가 됐다고 들었다"며 축하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오전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8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현충탑에 분향하고 있다.ⓒ뉴시스(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오전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8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현충탑에 분향하고 있다.ⓒ뉴시스(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하는 제8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 윤 대통령 기념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서해수호 유가족과 참전 장병 여러분!

    오늘 우리는 북한의 무력도발에 맞서 서해를 수호한 용사들의 헌신을 기억하기 위해 이 자리에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곳 국립대전현충원에는 서해를 지키다 장렬히 산화한 54분의 용사와 故 한주호 준위가 잠들어 계십니다.

    대한민국 국민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숭고한 희생을 한 서해수호 용사분들께 경의를 표하며 머리 숙여 명복을 빕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생사고락을 함께한 전우를 잃고 누구보다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내셨을 유가족분들과 참전 장병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의 서해와 서북도서는 전 세계에서 군사적 긴장이 가장 높은 지역입니다.

    우리 해군과 해병대 장병들은 연평해전·대청해전·연평도포격전 등 수많은 북한의 무력도발로부터 NLL과 우리의 영토를 피로써 지켜냈습니다.

    이곳에 잠든 서해수호 영웅들은 우리 주변의 평범한 이웃이자 자상한 아버지였고, 효심 깊은 아들이자 다정한 친구였습니다.

    그렇지만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자신의 안위를 돌보지 않고 온 몸을 던진 용감한 군인이었습니다.

    우리 국민들이 남북한 대치 상황에서 마음 놓고 일상을 영위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분들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서해수호 유가족과 참전 장병 여러분!

    조국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분들을 기억하고 예우하지 않는다면, 국가라고 할 수 없습니다. 국가의 미래도 없습니다.

    여러분들의 소중한 가족과 전우들은 북의 도발에 맞서 우리 국민의 자유를 지킨 영웅들입니다.

    우리 국민과 함께 국가의 이름으로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켜낸 위대한 영웅들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북한은 날로 핵무기를 고도화하고 있고, 전례 없는 강도로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와 군은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와 도발에 맞서 한국형 3축 체계를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한미, 한·미·일 안보협력을 더욱 공고하게 할 것입니다.

    북한의 무모한 도발은 반드시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서해수호 유가족과 참전 장병 여러분!

    서해수호 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은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세계의 자유·평화·번영의 초석이 될 것입니다.

    다시 한번 서해수호 유가족과 참전 장병분들께 깊은 위로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