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일당' 정민용, 김용 재판 증인 출석해 증언"유동규, 김용과 통화 후 '20억원 필요하다'고 해""김용 떠나고 가보니… 돈 든 쇼핑백이 없어졌다"
  • ▲ 왼쪽부터 정민용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팀장, 유동규 전 공사 기획본부장.ⓒ연합뉴스
    ▲ 왼쪽부터 정민용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팀장, 유동규 전 공사 기획본부장.ⓒ연합뉴스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떠나고 나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사무실에 갔는데 돈이 든 쇼핑백이 없어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는 21일 오전 김 전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공판에서 정민용 변호사을 대상으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정 변호사는 대장동사업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소속으로 공모지침서를 만들었고, 유 전 본부장의 지시로 남욱 변호사 측에서 돈을 전달 받아 김 전 부원장 측에 건넨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고 있다. 

    정 변호사는 이날 법정에서 김 전 부원장이 2021년 2월 전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선경선자금으로 유 전 본부장에게 20억원을 요구했다고 증언했다. 

    정 변호사는 특히 남 변호사 측으로부터 1억원을 받은 뒤 유 전 본부장에게 전달한 과정과, 그 돈을 김 전 부원장이 가져간 정황을 구체적으로 묘사했다.

    검찰은 정 변호사에게 "김용 씨가 20억원의 선거자금을 요구한 것을 안다고 검찰 조사 때 진술했었는데, 유동규 씨가 증인과 남욱 씨에게 알려 줬나"라고 묻자, 정 변호사는 "그렇다"고 답했다.

    정 변호사는 이어 "남 변호사가 2020년 2∼3월 유원홀딩스 사무실에 세 차례 정도 왔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 중 자금에 관한 것도 있었다"며 "남 변호사가 이후 골프를 치거나 할 때 부동산 신탁회사나 박달동 사업(스마트밸리 조성사업) 이야기도 했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2021년 4월쯤 남 변호사 측근 이모 씨에게 1억원을 받아 유 전 본부장과 함께 운영했던 유원홀딩스 사무실로 가져간 상황도 설명했다. 유원홀딩스는 유 전 본부장 소유 회사로, 검찰은 대장동 수익의 '자금 세탁소'로 보고 있는 곳이다.

    정 변호사는 이모 씨가 영양제 쇼핑백에 1억원이 담겨 있어 "약입니다"라고 농담을 했는데, 자신이 이 돈을 유 전 본부장에게 건넬 때도 "약 가져왔다"고 우스갯소리를 했다고 한다.

    정씨는 "유 전 본부장에게 돈을 건네자 '이따 용이형이 올 거야'라고 이야기했다"면서 "얼마 후 김용 전 부원장이 오자 유 전 본부장이 직접 문을 열어 주고 함께 사무실로 이동해 5∼10분가량 있다가 김 전 부원장이 나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씨는 "저는 문이 통유리로 된 흡연실에 들어가 김 전 부원장이 사무실에 들어가는 것을 봤다"며 "김씨가 떠나고 나서 유 전 본부장 사무실에 갔는데 (돈이 든) 쇼핑백이 없었다"고 증언했다.

    이밖에도 정 변호사는 또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민주당 윤건영 의원을 소개했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검찰이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윤건영과 (경찰 출신인) 박관천을 만났다는 이야기를 들었나"라고 묻자, 정 변호사는 "그렇게 들었다"며 "윤건영을 만나고 와서 BH(청와대) 경험에 의하면 사람을 뽑는 것이 제일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이야기했다고 저한테 말했다"고 답했다. 이어 정 변호사는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배석했다고 들었다"고 언급했다.

    한편 김 전 부원장은 2021년 4~8월 제20대 대통령선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4차례에 걸쳐 총 8억47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남 변호사가 조성한 정치자금 8억4700만원 중 1억4000만원은 유 전 본부장이, 700만원은 정 변호사가 사용하고, 1억원은 남 변호사에게 반환돼 김 전 부원장에게 실제로 전달된 돈은 6억원이라고 보고 있다.

    또한 김 전 부원장은 성남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상임위원으로 활동하던 2013년 2월~2014년 4월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총 1억9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