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수원지법서 이화영 뇌물·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공판"스마트팜, 장시간 소요… '北 김성혜'가 한 달 만에 화냈다? 난센스""남북 관계 중단 상황서 방북 관해 이야기했다고? 있을 수 없는 일"검찰 "관계 끊겼는데 경기도만 대북사업 추진‥ 이례적 아니냐" 반박
  • ▲ 쌍방울 그룹으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화영 킨텍스 대표가 2022년 9월27일 오전 경기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사전구속영장 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경기 수원=정상윤 기자)
    ▲ 쌍방울 그룹으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화영 킨텍스 대표가 2022년 9월27일 오전 경기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사전구속영장 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경기 수원=정상윤 기자)
    쌍방울 그룹의 대북사업을 지원하는 대가로 법인카드와 차량 등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지자체가 북한에 돈을 준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이 전 부지사의 부탁으로 쌍방울이 경기도가 북한에 지급해야 할 스마트팜 사업 비용 500만달러를 대신 내줬다는 방용철 쌍방울 부회장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17일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 전 장관은 이날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신진우) 심리로 열린 이 전 부지사의 21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 전 장관은 노무현 정부 당시 통일부 장관을 지냈으며, 2019년 3월부터 2021년 말까지 경기도 평화정책자문위원회 공동위원장직을 맡았다.

    이 전 장관은 "유엔과 미국의 대북 제재가 있음에도 남한 지자체가 (북한에) 현금 지원을 약속하는 경우가 있겠느냐"는 이 전 부지사 측 변호인 질문에 "범죄행위인데 가능하겠냐"고 비꼬았다.

    이어 "방용철은 북한 김성혜(조선아태위 실장)가 '경기도가 북한 스마트팜을 해주기로 했는데 약속을 안 지켰다'며 화를 내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대신 500만불을 지급했다고 하는데 들은 적 있냐"는 물음에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앞서 경기도는 2018년 북한 황해도 지역에서 스마트팜 사업을 추진했다. 이와 관련해 이 전 부지사가 같은 해 10월 북한을 방문해 황해도 스마트팜 사업 지원을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달여 뒤인 2018년 11월 김성혜 실장을 만난 자리에서 김 실장이 "경기도가 약속을 안지칸다"는 취지로 이 전 부지사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고, 당시 김 전 회장이 '우리 형 욕하지 마, 내가 해줄게'라고 말해 북한에 500만달러를 보내게 됐다는 것이 방 부회장 측의 주장이다.

    쌍방울은 이 밖에도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의 방북 비용으로 북한에 300만달러를 보냈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전 장관은 "스마트팜은 긴 시간이 걸리는 사업으로 대부분 제재에 걸리는 품목들이어서 이를 풀어야 하는 등 북한과도 나름대로 협의해야 한다"며 "김성혜가 한 달 만에 화를 냈다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고 주장했다.

    또 "2019년 여름 이후 남북관계는 일체 중단됐다"며 "북한이 모든 남쪽과의 접촉, 지원도 받지 말라고 하는 상황에서 방북에 관해 얘기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진행된 반대신문에서 검찰은 남북 관계가 멈춘 이후에도 경기도가 계속 대북 사업을 추진해왔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례적 관계'가 아니냐고 주장했다.

    검찰은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방북 시도나 경제교류가 불가능하다고 말하는데, 경기도는 그해 5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북한에 공식적으로 방북 초청해달라고 한 것으로 보인다"며 "또 19년 말까지 대북 묘목지원, 밀가루 지원사업도 했는데 경기도만 유일하게 북한과 남북교류를 한 이유는 무엇이냐. 경기도만 북한과 교류협력이 된 것은 이례적인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장관은 "경기도는 접경지역이 많다 보니 남북개선에 강한 열망이 있어 뭔가 해보려 한 것 같다"며 "다만, 실제 접촉을 통해 하는 협력은 안 됐고 중국을 통해 들어갔을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