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당정 간 거리 두는 당정 분리… 정당 책임정치라는 점에서 우리 현실 안 맞아"盧, 2002년 "당정 분리" 주장→ 2007년 "이제 넘어설 때" 당정 분리 재검토 주장美, 대통령이 소속 당 후보 위해 유세… 상·하원, 지자체장 후원에 수시 참석佛 대통령, 당대표 및 상․하원 원내총무에 영향력… 지자체선거 구심점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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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세안 및 G20 정상회의 참석 등 동남아 순방을 위해 출국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11월11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 탑승 전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왼쪽은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의 국민의힘 전당대회 개입 논란이 지속되면서 정치권의 해묵은 논쟁인 '당정 분리'가 재검토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대통령이 당무에 개입하지 않는 것을 골자로 하는 당정 분리가 절대선(善)이라는 전제조건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미 '당정 분리 재검토'를 거론했고, 미국에서는 대통령이 직접 후보를 지지하는 등 일정 정도의 당무 개입은 필연적이기 때문이다.윤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13일 오전 국회에서 "당정이 하나 되고 같은 목소리를 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지, 당정이 분리되어 계속 충돌됐을 때 정권에 얼마나 큰 부담이 됐고 힘들어졌느냐"고 지적했다.장 의원은 "당정 분리를 처음 도입한 분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었다. 그 이후에 노 대통령께서 당정 분리 문제는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고 이야기하지 않았는가"라고 말했다.실제로 정치개혁을 주장하던 노 전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이던 2002년 12월 "당정 분리는 당직 임명권과 공천권을 확실하게 배제하는 것"이라며 당정 분리를 공식화했다. 하지만 당정 분리 기조를 유지하던 노 전 대통령은 임기 말이던 2007년 6월 원광대 명예박사 학위 수여식 특강에서 사실상 당정 분리가 불가능함을 토로했다.노 대통령은 특강에서 "정치의 중심은 정당이다. 대통령의 정권은 당으로부터 탄생한 것"이라며 "당정 분리라는 것도 재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지난번까지는 부득이했지만 이제는 넘어설 때가 된 것 아니냐"고 언급했다.노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었던 문재인 전 대통령도 당선 직전이던 2017년 1월 "참여정부가 잘못한 부분 중 하나가 당정 분리"라고 지목했다.문 전 대통령은 당시 "제왕적 대통령이라는 것은 제왕적 (당)총재가 돼서 공천도, 재정도, 인사도 좌지우지하는 제왕적 행태에서 벗어나야 되는 것이지, 당정 간 거리를 두는 당정 분리는 정당 책임정치라는 점에서 우리 현실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정치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국가에서도 대통령의 당무 개입은 '어쩔 수 없는 현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미국 대통령은 여당에서 명목상 당수 역할을 한다. 대통령은 당의 대선후보 경선과 대선 기간에만 당의 지원을 받고 당선 이후에는 평당원으로서 연결고리만 유지한다.하지만 대통령은 당내 국정지원세력 확보를 위해 선거·재정자립과 관련해 간접적 지원활동과 자당 중심의 행정부 인사를 실시한다. 각종 선거와 관련해 자당 후보의 승리를 위한 선거유세 등 지원에 나서고 당 전국위원회, 상·하원 의원 및 지자체장 재정자립을 위한 후원행사에도 수시로 참석한다.프랑스 대통령은 당의 전당대회 경선을 통해 대선후보로 선출되며 당선 이후 당원으로서 당에 참여한다. 당대표 및 상·하원 원내총무 등 주요 당직 인사와 관련하여 지지 의사를 보이는 등 당락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또 하원·자치단체장 등의 선거에는 각 후보가 지역별 자체 경선을 통해 선출되는 만큼 관여하지 않되, 당의 수장으로서 선거와 관련하여 구심적 역할을 수행한다.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대표적 대통령제 국가인 미국과 프랑스는 왜 대통령에게 적극적인 역할을 부여하고 있나"라며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