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차기 사장 후보, 박성제·안형준·허태정 압축MBC노조 "모두 '친언론노조' 성향‥ 형평성 잃어"
  • ▲ 박성제 MBC 사장. ⓒ연합뉴스
    ▲ 박성제 MBC 사장. ⓒ연합뉴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장 권태선)가 지난 7일 ▲박성제 현 MBC 사장 ▲안형준 MBC 기획조정본부 메가MBC추진단 소속 부장 ▲허태정 MBC 시사교양본부 콘텐츠협력센터 소속 국장 등 3명을 'MBC 차기 사장 후보자'로 압축한 것을 두고, 방문진이 사실상 박성제 사장을 연임시키기 위해 유력한 '경쟁 후보'들을 탈락시켰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지난 7일 <현대판 '흑백함 투표'가 되었다>는 성명을 배포한 MBC노동조합(3노조, 위원장 오정환)은 "방문진이 MBC 사장 지원자 13명 중 1차 합격시킨 3명은 모두 '친언론노조' 성향"이라며 "당초 우려에서 한 뼘도 벗어나지 못한 결과"라고 혹평했다.

    MBC노조는 "방문진이 박성제 사장을 연임시키기 위해 무리수를 둔 것"이라며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MBC본부 쪽 지원자들 가운데도 ▲수년 전부터 사장 후보로 거론했던 인물 ▲더불어민주당 인사로부터 지지를 받은 인물 ▲지방사 사장으로 재직하는 인물 등이 있었는데, 방문진은 이들 모두를 탈락시키고 지명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사람들을 박성제 후보의 경쟁자로 내세웠다"고 분석했다.

    "방문진이 이들을 1차 합격자로 선정한 속내가 너무 빤히 드러나 보인다"고 단정한 MBC노조는 "조금이라도 박성제 사장의 자리를 위협하는 인물들을 사전 제거한 것으로 봐야야 한다"며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과 민주당 추천 방문진 이사들의 '내 친구 박성제 챙기기'가 얼마나 오래 갈까 그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3명 중 누구를 골라도 '친언론노조'"

    MBC노조는 오는 18일 시민평가단으로부터 평가받는 후보자 3명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먼저 박성제 사장의 경우 보도국장 시절 '조국 집회 딱 보면 100만'으로 상징되는 극도의 '편파성'을 드러냈다고 비판한 MBC노조는 "끔찍했던 '대선 불공정 보도'의 최종 책임자였고, 우파 노조에 대한 부당노동행위로 기소될 위기에 놓여 있다"며 박 사장의 결격 사유를 거론했다.

    MBC노조는 안형준 부장에 대해선 방송기자연합회 회장 당시 민족문제연구소와의 인터뷰에서 했던 발언을 문제삼았다. MBC노조는 "이 인터뷰에서 안형준 부장은 '나는 중국의 동북 3성에서 한국어로 방송하는, 조선말로 방송하는 방송기자들과의 연대를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며 안 부장의 정치적 성향을 의심했다.

    MBC노조는 "허태정 국장은 MBC 시사교양4부장으로 일하던 2012년 언론노조가 파업하자 보직을 내놓고 동참했다"며 "2018년에는 'MBC 정상화위원회'에 소속돼 언론노조에 비협조적인 인사들을 불러다 취조했다"고 지적했다.

    "이들 3명이 오는 18일 시민평가단 앞에서 정책발표를 한다"며 "이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3명 중 누구를 골라도 '친언론노조' 인사인데 무엇을 고르라는 말인가"라고 반문한 MBC노조는 "대한민국 국민의 절반은 선거에서 우파 후보를 지지하고 있는데, 방문진은 그런 이념적 선택의 여지마저 완전히 없앤 채 '시민이 공영방송의 주인' 운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북한이 1946년 인민위원회 선거를 실시할 때 '흑백함'을 갖다 놓고 공산당이 지정한 후보에 찬반 투표를 하도록 했었다"며 "역사가 이렇게 퇴보해도 되는지 모르겠다"고 개탄한 MBC노조는 "권태선 이사장과 민주당 추천 이사들은 최소한 좌우 이념 중 택일할 수 있는 선택권을 남겨 놓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