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도부, 이상민 탄핵·김건희 특검에 '전전긍긍'정성호 "탄핵은 최후의 수단… 지금은 적절한 시점 아니다"주호영 "탄핵 꺼내 들었다가 기각되면 혼란 누가 책임지나"
  • ▲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진상조사TF 1차 전체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진상조사TF 1차 전체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 탄핵소추안 당론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민주당은 주말 동안 이 장관 탄핵안을 대상으로 당내 의견을 수렴하며 투쟁 의지를 재검토할 방침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3일 국회에서 열린 당 확대간부회의를 마친 후 이 장관 탄핵안과 관련 "의견 수렴을 바탕으로 6일 지도부 회의를 거친 뒤 오전 중 의원총회를 열어서 최종적으로 방침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 지도부는 이 장관 탄핵안 당론 추인을 밀어붙이며 강행 행보를 보였으나, 당내 반발에 일보후퇴했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의원총회에서 헌법과 국회법이 부여한 책무에 따라 탄핵소추를 포함한 이 장관 문책 방안을 놓고 당의 총의를 모으겠다"고 예고했다.

    하지만 2일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이 장관 탄핵안 당론 추인 건은 결론을 내지 못하고 불발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 자리에서 이 장관 탄핵안 및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 특별검사(특검)와 관련한 의견을 두고 논의했으나, 두 사안 모두 당론으로 추인되지 못하고 지도부에 일임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와 관련,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의원총회를 마친 뒤 "지도부가 위임 받았기 때문에 의원들의 의견을 추가로 더 수렴해 조만간 당론으로 추진할 예정"이라며 "절차를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 내일(3일)쯤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이 3일에도 이와 관련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한 차례 더 연기한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늘부터 주말을 거치며 의원들 의견을 보다 폭넓게 수렴할 것"이라며 "전화, 만남, 모바일을 통해 의원들 의견을 모아 그간 의견수렴을 바탕으로 다음주 월요일(6일) 당 지도부회의 후 최고위 논의를 거쳐 오전 중 의원총회를 열어 최종 방침을 결정할 것"이라고 재차 계획을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가 이 장관 탄핵안 당론 추인을 위해 기민하게 움직이는 반면 민주당 일각에서는 반발이 쏟아졌다. 

    탄핵  근거가 법적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점과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소추안이 기각될 경우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이다.

    국무위원 탄핵소추안은 재적 의원 3분의 1(100명) 이상 발의로 본회의에 보고되고, 재적 의원 과반(150명) 찬성으로 의결된다. 169석을 확보한 민주당의 단독 처리가 가능한 셈이다.

    다만 탄핵심판의 국회 측 대표(탄핵소추 위원)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맡게 된다는 점이 민주당의 최대 암초로 부상했다. 현재 법사위원장은 여당 소속 김도읍 의원이 맡고 있기 때문이다.

    친명(친이재명)계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탄핵은 그야말로 최후의 수단인데 적절한 시점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정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조금 더 정부에 대해서 책임을 묻는 절차들과 과정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정 의원은 "민주당이 원한 대로 결론이 날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며 "그렇게 되면 오히려 면죄부를 주는 결과가 되지 않겠느냐"고 우려했다.

    비명(비이재명)계 조응천 의원도 반대 견해를 분명히 한 바 있다.

    조 의원은 지난달 5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탄핵소추로 넘어가게 되면 헌법, 법률에 위반한 사항이 나와야 하고 그게 중대해야 한다"며 "국회 소추위원이 여당 소속 법제사법위원장인데 기각될 경우 오히려 날개를 달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향해 "신중한 결정을 다시 한번 부탁을 드린다"고 당부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일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탄핵소추는 기분상 마음에 안 든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요청했다.

    주 원내대표는 "경찰 특수본(특별수사본부) 수사에서도 혐의가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국회가 탄핵소추 카드를 꺼내 들었다가 탄핵 요건이 되지 않아서 기각되면 그 혼란과 낭비에 대한 책임은 누가 져야 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