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언련 "이재명 檢 소환 보도, 혐의보다 해명에 촉각""이재명을 '피의자'라고 말하지 못해… 편파보도 여전"
  • ▲ 지난달 2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만에 다시 검찰에 출석한 사안을 보도한 MBC 뉴스데스크.
    ▲ 지난달 2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만에 다시 검찰에 출석한 사안을 보도한 MBC 뉴스데스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은 지난달 28일, 양대 공영방송(KBS·MBC)이 이 대표가 어떤 혐의를 받고 있는지에 대해선 구체적인 설명을 생략한 채, 검찰 수사를 비난하거나 혐의를 반박하는 이 대표의 발언 위주로 해당 사안을 보도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현직 언론인, 시민단체 회원, 대학생 등 40여 명의 모니터링 조사단을 통해 4대 공영방송사(KBS·MBC·연합뉴스TV·YTN) 감시 활동을 벌이고 있는 '공정언론국민연대(이하 '공언련', 공정감시단장 이홍렬)'는 1일 "1월 넷째 주에도 이재명 대표와 관련된 보도에서 심각한 불공정 사례가 적발됐다"며 지난달 28일 보도된 KBS와 MBC의 메인뉴스를 비평했다.

    공언련에 따르면 MBC '뉴스데스크'는 이 대표가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게 된 상황을 4건의 리포트로 보도하면서 이 대표에 대해 '피의자'라는 표현을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검찰 수사를 거세게 비난한 발언에만 초점을 맞춰 보도했다.

    이날 뉴스데스크는 이 대표가 검찰에 두 번째로 소환된 사안을 ▲"헌정 질서 파괴 현장, 독재정권의 사법살인" ▲10시간째 조사 중‥저녁 식사 뒤 계속 조사 ▲1년 4개월 만에 정점‥쟁점은 알았나·몰랐나? 관건은 물증 ▲여, "기괴하고 짜증나는 광경" vs 야, "없는 죄로 망신주기" 등 4개의 리포트로 나눠 전했는데, 이 대표가 대장동 개발 의혹과 관련해 받고 있는 혐의사실은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다.

    다만 "검찰은 이 대표가 민간업자에게 8000억원 가까운 개발이익을 몰아줘, 성남시에 그만큼 손해를 끼쳤고, 그 대가로 측근을 통해 428억원을 약속받고 정치자금도 받았다고 보고 있다"는 한 문장으로만 이 대표의 혐의점을 요약·전달했다.

    특히 담당 기자는 관련 리포트 4번째 문장에서 "그런데 정권 바뀌고 수사팀이 교체된 뒤 뇌물 종착지였던 유동규 전 본부장이 입장을 바꾸면서 상황은 급반전됐다"고 말하며 '뇌물 종착지'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으로 인식되도록 프레임을 왜곡했다.

    또한 이 대표가 범죄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음에도 뉴스데스크 기사 어디에서도 피의자라는 표현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오히려 검찰에 출석하는 이 대표가 한 기자에게 "왜 이렇게 떨어요?"라고 묻는 장면을 공개하며 기자들에게 여유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해당 사안에 대한 여·야의 입장을 보도하면서도 민주당 입장은 2명의 인터뷰(박성준 대변인, 박찬대 최고위원)를 총 6문장으로 보도한 반면, 국민의힘의 입장은 1명의 인터뷰를 3문장으로만 전달하는 불균형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재명 혐의'보다, '해명'과 '검찰 비난'에 포커스


    KBS '뉴스9' 역시 이 대표가 검찰에 피의자로 출석해 조사를 받게 된 상황을 3개의 리포트로 보도하면서 이 대표가 '무엇을 잘못했는지'보다, 이 대표가 '검찰 수사를 비난하거나 혐의사실을 반박'하는 데 치중했다.

    리포트 2개 중 이 대표의 입장을 대변하는 내용은 10여개 문장에 달했고, 이 대표의 광범위한 혐의 내용을 소개한 것은 단 3문장에 불과했다. 나머지 2개 리포트는 여·야 공방을 다뤘다.

    우선 뉴스9는 첫 번째 리포트의 제목을 "검사 독재정권"으로 달아, 이날 밝힌 이 대표의 입장문 핵심을 그대로 반영했다.

    두 번째 리포트 역시 제목("진술서로 답변 갈음")뿐 아니라 내용 면에서도 ▲"진술서에는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 검찰이 정치가 아닌 수사를 해야 한다고 적었다" ▲"모두 33쪽 분량 진술서에서 5쪽은 공권력을 향한 질타로 채웠다" ▲"검찰은 정치가 아닌 수사를 해야 한다고 훈계했다" ▲"천화동인 1호가 이재명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선 언론보도 전까지 존재도 몰랐다며 모략이라고 했다" ▲"부동산 가격이 올라 민간 이익이 크게 늘어난 것에 대해선 미래 경기를 정확히 예지하는 건 신의 영역이라고 항변했다"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를 거꾸로 비판하기도 했다"는 이 대표의 주장을 충실히 전달하는 데 주력했다.

    반면 이 대표가 검찰 조사를 받게 된 혐의에 대해서는 ▲"신도시 개발 과정에서 민간 업자에게 특혜를 줬는지" ▲"대장동 사업자들의 개발 이익을 성남시에 제대로 환수시키지 않았는지" ▲ "그 대가로 428억원 상당의 '천화동인1호' 지분을 넘겨받기로 했는지 의심하고 있다"는 등 단 3문장으로만 설명하는 데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