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기소되면 대표직 물러나야… 무고함 밝혀지면 그때 복귀"김남국 "검찰 수사는 정치탄압의 성격… 바로 적용하는 건 무리"박홍근 "유례 없는 인력과 시간 투입한 먼지털이식 강압수사"주호영 "손바닥으로 하늘 가릴 수 없다… 조용히 수사 받아라"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27일 이재명 대표의 검찰 출석을 하루 앞두고 막판 '여론전'을 펼쳤다. 검찰 수사에 맞서 '야당 탄압' 프레임을 고수하며 '방탄' 역할을 하고 나선 것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향해 "이재명 방탄의 암세포가 온몸에 퍼지기 전에 도려내야 한다"고 강력비판했다.

    박홍근 "檢, 명백한 정치기획수사"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전북 익산시청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이재명 대표께서 내일 또다시 검찰 소환 조사에 나간다"며 "이 대표의 출석에 맞춰 검찰발 가짜뉴스가 판을 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박 원내대표는 "정작 출석도 하기 전에 오락가락한 진술과 왜곡된 일방적 주장만 의도적으로 흘리고 있는 정치검찰의 속셈은 뻔하다"며 "유례 없는 인력과 시간을 투입해서 먼지털이식 강압수사를 해도 명확한 증거 하나 제시하지 못하자 억지 기소를 통한 마녀사냥식 여론재판을 겨냥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 "야당 대표를 대상으로 한 전방위 수사와 재판을 통해서 정권의 무능과 실정, 치부를 덮고 총선을 위한 유리한 여론 조성을 위한 명백한 정치기획수사"라며 "민주당은 이 대표를 향한 윤석열 검찰공화국의 부당하고 무도한 탄압을 국민과 함께 단결된 힘으로 반드시 이겨내겠다"고 다짐했다.

    이 대표는 28일 대장동·위례 개발 특혜 의혹사건의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다. 검찰은 이 대표의 배임 및 부패방지법(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를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이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26일부터 이틀간 텃밭인 호남지역을 찾아 민생행보를 이어갔다. 이 대표는 성남FC 후원금 의혹사건 관련 검찰 출석 전에도 호남을 방문해 지지층 결집에 나선 바 있다.

    이 대표는 26일 전북 정읍역 앞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여러분께서 저를 지켜 드린다고 하는데, 원래는 제가 여러분 지켜 드리는 것"이라며 "잘 지켜 주시면 저도 잘 지켜 드리도록 하겠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재명, 기소 시 '당헌 80조' 적용?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 대표의 기소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당헌 80조' 적용을 두고 설왕설래가 벌어지고 있다. 

    민주당 당헌 80조는 '기소 시 당직 정지'가 핵심인데 이 대표가 성남FC사건에서 제3자 뇌물 혐의로, 대장동·위례 비리 의혹사건에서 배임 및 부패방지법(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될 경우 당대표 직무가 정지될 수 있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 25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당헌 80조에 기소되면 당직자들은 원칙적으로 당직을 물러나도록 돼 있다"며 "저 개인적인 생각은 이 대표도 그 원칙을 지켜 기소가 되면 당대표를 일단 물러나서 무고함을 밝히는 데 전력을 다하고, 무고함이 밝혀지면 복귀하도록(해야 한다)"이라고 밝혔다.

    다만 민주당 당헌 80조 3항에 따르면, '기소 시 직무정지'와 관련해 정치탄압 등 부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당무위원회 의결을 거쳐 징계처분을 취소 또는 정지할 수 있다. 이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검찰 수사를 정치탄압으로 규정하고 있는 만큼 당헌 적용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친이재명계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27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과 인터뷰에서 "검찰 수사 자체가 이재명 당대표뿐만 아니라 문재인정부를 상대로 한 정치탄압의 성격이 있기 때문에 80조를 바로 적용하기는 무리"라고 주장했다.

    주호영 "이재명, 조용히 나가서 수사 받아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대표를 향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며 "정정당당하게 조용하게 나가서 수사 받고 대한민국 사법 시스템에 따른 판단을 받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주 원내대표는 "검찰 수사가 구체화되자 인천 재보궐선거에 출마해 국회의원이 되고, 당대표가 되고, 이중·삼중의 방탄조끼까지 입고 있으니 국민들이 '왜 저럴까' '본인이 두렵고 겁나는 게 있으니 이중·삼중 안전장치를 하는구나'라고 먼저 알아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야당 탄압' 프레임을 두고는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며 "민주당이 아무리 우겨도 당내 대선후보 경선을 하면서 모두 제기됐던 문제다. 이 정권 들어와서 새로 인지하거나 문제 삼은 것들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김미애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주당은 서둘러야 한다. 이재명 방탄의 암세포가 온몸에 퍼지기 전에 도려내야 한다"며 "민주당만이 민생국회를 실종시킨 이재명 방탄의 어이없는 상황을 끝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