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양측에서 발생한 영공 침범 사건… 중립국감독위원회의 참관하에 특별조사"다수의 북한군 무인기, 대한민국 영공 침범 행위… 북한 측의 정전협정 위반""한국군의 무력화 시도는 정전협정과 부합… 단 북측 영공 진입은 협정 위배"
  • ▲ 유엔군사령부 홈페이지
    ▲ 유엔군사령부 홈페이지
    유엔군사령부가 최근 발생한 '북한 무인기 침공'과 관련, 남북 모두 정전협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우리 군의 '상응조치'도 '정전협정 위반'이라는 유엔사의 판단에는 우리의 자위권에 관한 고려가 빠져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는 지난 26일 '2022년 12월26일 사건 관련' 특별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다수의 북한군 무인기가 대한민국 영공을 침범한 행위가 북한군 측의 정전협정 위반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북한 무인기 사건'은 지난해 12월26일 북한 무인기 5대가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우리나라 상공을 침범해 5시간여 동안 서울 등 수도권을 비행한 행위로 인해 발생한 일련의 과정을 일컫는다. 

    유엔사는 이 사건을 '남북 양측에서 발생한 영공 침범 사건'으로 정의했다. 유엔사는 사건 발생 당일 중립국감독위원회의 참관하에 특별조사를 진행했다.

    유엔사, 북 무인기 침범 사건 특별조사

    특별조사반은 "다수의 북한군 무인기가 대한민국 영공을 침범한 행위가 북한군 측의 정전협정 위반임을 확인했다"며 "대한민국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에 대한 한국군의 무력화 시도는 정전교전규칙에 따른 것이며, 정전협정과도 부합함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우리 군은 사건 당일 오전 국지방공레이더와 열상감지장비(TOD)를 통해 MDL 이북에서부터 북한 무인기를 식별했다. 이후 지상에서 경고방송과 함께 경고사격을 했다. 

    무인기가 남하하자 공격헬기와 전투기를 출격시켜 요격작전을 벌였다. F-15K, KF-16 등 전투기와 KA-1 경공격기, 아파치·코브라 공격헬기가 투입됐고, 코브라 공격헬기에서 20mm 기관포로 100여 발을 발사하기도 했지만 요격에는 실패했다.

    유엔사는 북한 무인기를 격추하기 위한 우리 군의 군사적 대응은 정당했다고 봤지만, "한국군 무인기가 비무장지대를 통과해 북측 영공에 진입한 것은 정전협정 위반이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 ▲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 북한 무인기 침범에 대한 현안질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 북한 무인기 침범에 대한 현안질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北 무인기에 대응해 송골매 2대 북측에 침투

    합동참모본부는 북한 무인기가 남하하자 곧바로 군단급 무인항공기(UAV)인 '송골매' 2대를 북측 지역에 침투시켰다. 무인기 송골매는 MDL 이북으로 5km가량 진입한 뒤 빠져나왔다. 유인정찰기인 '금강'과 '백두'도 '9·19군사합의'에 따른 비행금지구역을 넘어 MDL 근처에서 항의비행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상호 간의 영공을 침범하는 것은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주장한 반면, 국방부는 북한이 먼저 우리 군사분계선을 침범해 정전협정을 위반했으므로 자위권 차원의 상응조치라는 견해를 밝혔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법률적으로 검토한 결과, 자위권은 유엔 헌장 제51조에서 자위권 차원으로 대응과 보장을 하는 합법적 권리"라며 "정전협정도 그 하위이기 때문에 유엔 헌장을 정전협정으로 제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우리 군의 상응조치는 북한 무인기 침공에 상응하지 않고 시설 파괴나 공격 의도가 없지만, 유엔사는 우리 군의 '자위권'을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경우 북한의 무인기로 대통령실이 위치한 서울 용산구까지 침범당했지만, 우리 군이 투입한 무인기는 북한 평양에 아무런 타격을 입히지 않았다. 상응조치를 취했다면, 우리 군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있는 평양까지 무인기를 보냈어야 맞다.

    유엔사는 이번 특별조사와 관련해 "긴장을 미연에 방지해 우발적 혹은 고의적 사건의 발생 위험을 완화하고, 한반도에서 적대행위 중지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전협정 규정의 준수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재확인한다"며 "유엔군사령부는 이를 위해 한국의 파트너 기관들과 계속해서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 "우리 군의 무인기 운용은 자위권"

    국방부 대변인실은 이번 조사 결과를 두고 "유엔사가 본연의 임무인 정전협정의 관리 측면에서 판단한 것이라고 본다"며 "우리 군이 MDL 이북으로 무인기를 운용한 것은 북한의 무인기 침범에 대한 자위권 차원의 조치로, 정전협정에 의해 제한되는 것이 아니다"라는 견해를 밝혔다.

    앞서 유엔사는 2020년 5월3일 발생한 북한군의 GP(전방초소) 총격도발 사건과 관련해서도 "남북 모두 정전협정을 위반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당시 북한군은 우리 군 GP를 향해 14.5mm(50구경) 화기 사격을 가했고, 우리 군은 32분 동안 대응사격을 실시했다. 유엔사는 북한이 군사분계선 너머로 허가받지 않은 총격을 가했다면서 정전협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당시 우리 군은 유엔사의 결정에 "우리 군의 현장 부대는 당시 북한군 총격과 관련해 대응 매뉴얼에 따라 적절히 조치했다. 유엔사가 북한군의 총격에 대한 실제 조사 없이 그 결과를 발표한 것에 유감을 표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