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디부아르전 0-4 참패손흥민, 황희찬 팬들에게 죄송하다며 고개 숙여수장 홍명보는 긍정적 부분 많이 봤다고 피력
  • ▲ 홍명보 한국 대표팀 감독은 코트디부아르전 대패에도 사과하지 않았다.ⓒ대한축구협회 제공
    ▲ 홍명보 한국 대표팀 감독은 코트디부아르전 대패에도 사과하지 않았다.ⓒ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 축구의 1000번째 A매치의 '비극'이다. 

    지난 28일 영국에서 열린 코트디부아르전은 한국 축구 역사에서 1000번째 A매치였다. 큰 의미가 담긴 이 매치에서 홍명보호는 '참패'를 당했다. 0-4 참패. 한국 축구의 역대 전적은 542승 245무 213패가 됐다.

    코트디부아르에 첫 패배를 당한 역사도 썼다. 지난 2010년 첫 맞대결(2-0 승)에서 세계 최고의 공격수 중 하나로 불리는 디디에 드로그바도 봉쇄하는 데 성공했던 한국은 4실점이나 내주며 무너졌다.  

    총체적 난국이다. 수비, 중원, 공격 제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었다. 빌드업은 조잡했고, 홍명보 감독이 야심차게 내놓은 스리백은 웃음거리에 지나지 않았다. 

    홍명보호를 향한 좋은 평가는 찾을 수 없다. 비판, 비난, 한숨 뿐이다. 모두가 같은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월드컵 재앙이 예고되고 있는 형국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축구 감독은 이렇게 바라봤다. 

    "준비가 안 됐다. 스리백을 가지고 나왔는데, 정체성을 모르겠다. 과거 수비에 집중하는 파이브백 형태의 스리백인지, 현대 축구의 공격적인 스리백인지, 알 수가 없다. 확실한 정체성이 없으니 상대에게 주도권을 다 내줬다. 스리백 안에서도 좌우 측면 선수들 역할 분담이 전혀 안 돼 있다. 양쪽 윙백은 일직선으로만 나갔다. 그러다 보니 윙어들의 움직임도 단순해진다. 앞으로 포백으로 바꿀 수도 있다. 그러나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전술 적응과 이해도 등을 고려해야 하고, 스리백에서 포백으로 다시 바꾸려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이어 그는 지금 홍명보호의 가장 큰 문제점을 지적했다. 

    "평가전에서는 질 수 있다. 평가전 결과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이제 월드컵을 앞두고 마지막 평가전이다. 무르익음이 중요하다. 팀이 앞으로 갈수록 무르익음이 보여야 하는데, 지금 대표팀에는 이게 없다. 이것이 가장 큰 문제다."

    결과와 내용 모두 잃어버렸다. 그리고 희망도 꺼버렸다. 다음을 기대하지 못하는 대표팀으로 전락했다. 가장 큰 책임은 당연히 수장인 홍명보 감독에게 있다. 

    그러나 홍 감독은 그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즉 선수 탓이라는 것. 선수들이 부족해서, 선수들이 실수해서 이렇게 됐다는 뉘앙스. 그가 대표팀 감독 지휘봉을 잡고 난 후 반복되고 있는 흐름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코트디부아르전 패배 후 홍 감독은 "4-0으로 졌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공수 효율성이 떨어졌다. 공격에서는 찬스가 났을 때 살리지 못했고, 수비에서는 개인적인 일대일 싸움에서 부족한 점이 있어 실점을 했다. 개인적으로 부족한 점이 있었다. 그 실점 장면들이 아쉽다.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가 지나고 선수들 집중력이 떨어진 모습이 나왔다"고 말했다.

  • ▲ 손흥민, 황희찬 등 선수들은 코트디부아르전 대패에 사과했다.ⓒ연합뉴스 제공
    ▲ 손흥민, 황희찬 등 선수들은 코트디부아르전 대패에 사과했다.ⓒ연합뉴스 제공
    홍 감독은 일대일 싸움이 부족하다, 수비 개개인이 부족하다, 집중력이 떨어졌다 등 패배의 원흉을 선수들에게서 찾았다. 

    더욱 실망스러운 건 홍 감독은 대패해 대해, 희망을 꺾은 것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는 가장 먼저 사과를 했어야 했다. 그 사람 다음 핑계를 대든지 했어야 했다. 홍 감독은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홍 감독은 '긍정적 부분'을 어필했다. 

    이 얼마나 민심과 동떨어진 발언인가. 홍 감독과 팬들은 다른 곳을 보고 있다. 한국 대표팀 감독과 한국 축구팬의 괴리감은 더욱 커졌다. 

    홍 감독은 "전체적으로 하고자 했던 트랜지션(공수 전환)은 선수들이 잘 따라줬다. 졌지만 분명히 배울점이 많았다. 긍정적인 부분도 많이 있었다. 공격에 양현준이라든지 긍정적인 부분이 많이 있는데 이 부분을 계속 성장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과는 선수들 몫이었다. 

    캡틴 손흥민은 "경기장에 와주신 팬분들, 한국에서 응원해주신 분들에게 아쉬운 모습을 보여드려 죄송하다. 실패라고 표현하긴 그렇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경기였다. 분명 실망하셨겠지만 지금처럼 응원해 주신다면 더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겠다"고 사과했다. 

    황희찬 역시 "새로운 조합이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아서 마음이 무겁다. 응원해 주신 팬에게 죄송하다. 더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며 고개를 숙였다. 

    사과는 선수들이 하고, 감독은 선수 탓을 한다. 이런 지도자가 이끄는 팀에 희망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