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김경진, 허은아 제치고 동대문을 차지… 이준석 측 김철근도 고배 강승규 지역구였던 마포갑 등 26곳 공석… 대통령실 인사 총선 대비하나전주혜·윤창현·노용호 등 친윤계 현역 비례도 당협위원장 임명
  • ▲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및 지도부가 지난 26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및 지도부가 지난 26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국민의힘이 29일 사고 당원협의회 68곳 가운데 42곳의 당협 조직위원장(당협위원장)을 임명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수석대변인으로 인선했던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이 신청한 서울 동대문을에 김경진 전 의원이 임명되는 등 친윤계가 떠오르자 비윤계는 즉각 반발했다. 서울 마포갑 등 26곳은 비워 두어 2024년 총선에서 대통령실 인사들의 출마를 예고했다.

    與 총선 대비 42곳 지역구 당협위원장 임명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열린 회의에서 당 조직경쟁력강화특위(조강특위)가 보고한 당협위원장 명단을 의결했다. 서울 7명, 인천 4명, 광주 2명, 대전 2명, 세종 1명, 경기 15명, 강원 1명, 충북 1명, 충남 2명, 전북 4명, 전남 2명, 경남 1명 등이다.

    당협위원장은 각 지역 조직을 관리하는 자리로 공천 1순위로 꼽힌다. 통상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이 맡고, 현역의원이 없는 곳은 차기 총선에 출마할 인사가 신청한다.

    조강특위는 2024년 총선에서의 경쟁력, 당 기여도, 정부 국정기조 이해도 등을 고려해 당협위원장을 임명했다. 총선 승리가 윤석열정부 동력 확보의 선결조건인 만큼 캠프 출신 등 친윤계 인사들이 약진했다.

    김경진 등 친윤계 인사들 약진하며 결집 노려

    서울 동대문을은 윤석열 대선 캠프에서 공보특보단장을 지낸 김경진 전 의원이 이 전 대표 시절 수석대변인을 역임한 허은아(비례) 의원을 누르고 당협위원장이 됐다. 이 전 대표 측근인 김철근 전 당대표 정무실장이 맡았던 서울 강서병 당협위원장은 김진선 전 강서구 부구청장직무대행으로 교체됐다.

    윤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특별고문을 지낸 유종필 전 관악구청장은 서울 관악갑에, 대선 당시 경기도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을 역임한 한길룡 경기도당 부위원장은 파주을에, 캠프 정무특보인 이학재 전 의원은 인천 서갑을 맡게 됐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정운천 의원(비례)은 전주을 당협위원장으로 임명되며 호남 의석 확보의 선봉장이 됐다.

    정 의원과 마찬가지로 비례대표 의원이지만 초선인 전주혜·윤창현·노용호 의원도 각각 서울 강동갑, 대전 동, 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갑 당협위원장에 임명됐다. 세 의원 모두 친윤계로 꼽힌다.

    지난 국회의원보궐선거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면으로 맞붙었던 윤형선 전 후보는 인천 계양을에, 김종혁 비대위원은 고양병에 인선됐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판사를 거쳐 대선 때 '이재명 저격수'로 활동한 장영하 변호사는 성남시 수정구를 맡게 됐다.

    조강특위는 이 전 대표 체제에서 정미경 전 최고위원이 노렸던 성남 분당을 등 26곳의 당협위원장 자리는 비워 놨다. 이 중 서울 마포갑도 포함됐는데, 마포갑은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18대 총선에서 당선된 지역구다.

    조강특위가 상당수 당협을 공석으로 두자 당내에서는 대통령실 인사들의 2024년 총선 출마에 대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조강특위 위원장인 김석기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공석인 지역은 현역의원이 우리 당이 아닌 곳이다. 신청한 훌륭한 분들이 많았지만 상대하고 비교했을 때 당장 (당협위원장으로) 결정하기는 곤란하거나 더 검토해보자는 곳"이라며 "상대를 이길 수 있는 사람을 뽑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허은아·김웅 등 비윤계 의원들 반발

    조강특위 결정에 당내 비윤계 의원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허은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친윤이 아니면 다 나가라는 거냐"며 "저는 친윤도 아니고 검사 출신도 아니다. 친윤이고 검사 출신이면 노력하지 않아도 되고, 이리 저리 당협 쇼핑도 할 수 있는 당의 현실이 부럽기보다는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친유승민계인 김웅 의원도 페이스북에 "처음부터 조강특위의 활동에 대해 솎아내기라는 우려가 많았다"며 "허 의원은 우리 당에서 생방송 토론에 가장 많이 나갔던 의원 중 한 명이다. 방송 토론에는 아예 나가지도 못하고 늘 권력의 가피(기도를 통해 부처 등이 중생에게 힘을 주는 일) 안에 숨어 동지들을 향해 탈당하라고 내부총질이나 하는 방구석 여포들과는 달랐다"고 지적했다.

    김 사무총장은 그러나 "이준석계 쳐내기는 말도 안 된다"며 "김경진 전 의원과 허은아 의원을 비교해봤는데 김 전 의원이 지역구를 관리한 경험이 있고 인지도도 상대적으로 더 있다. 조강특위 위원들이 만장일치로 판단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