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지난해 9월 김만배와 대장동 일당 '말 맞추기' 정황 확인이재명 선거자금으로 쓰였을 가능성…검찰, 사용처 수사 중
  • ▲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좌)와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뉴데일리 DB
    ▲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좌)와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뉴데일리 DB
    대장동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지난해 9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귀국한 남욱(천화동인 4호 소유주) 변호사에게 "토목업자 나모씨가 준 20억원 중 8억3000만원만 내가 썼다고 할 테니 나머지는 너희들이 쓴 것으로 해달라"며 요구한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김만배 씨가 해당 자금의 행방을 숨기기 위해 사전에 대장동 일당 등과 말을 맞추려 했다고 보고 사용처를 수사 중이다. 특히 이 돈이 대장동 로비 및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선거자금으로 쓰였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신문이 입수한 녹취록에 따르면, 남 변호사는 지난해 9월 김만배 씨의 지시에 따라 서울 반포동 자택에서 분양대행업자 이씨와 만나 이같은 '말 맞추기'를 시도했다.

    당시 남 변호사는 "이렇게 됐다고 하면 돼. (대장동 일당 사이에) 빌려준 것도 있고"라면서 "(나씨가 준) 20억원을 받아서 뭐 했냐고 하면 이제 만배 형하고 (용처를) 나눠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만배 형이 8억 3000만원은 자기가 썼다고 얘기를 하더라고, (나머지는) 내가 갖고 있다가 썼다 하든지 맞춰 봐야지"라고 했다.

    이 돈은 대장동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나기 1년 5개월 전인 2020년 4월에 분양대행업자 이모씨가 남 변호사에게 보낸 내용증명을 통해 '대장동 로비 및 이재명 대표 선거자금'이라고 알려진 42억여원 가운데 일부다.

    이 대화에는 이씨에게 자금을 받아 남 변호사에게 전달한 역할을 했던 천화동인 6호 실소유주 조우형씨도 스피커폰으로 참여했다고 한다.

    조씨는 대화 중간에 "현금 어디다 썼는지 이제 소명이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남 변호사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도 "김만배씨가 내게 자금 일부를 대장동 일당이 소화한 것으로 해 달라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