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전문 계좌 추적팀' 신설… 남욱·정영학 등 '대장동 일당' 재산 800억원 동결'부실' '뭉개기' 의혹 文 수사팀과 반대 행보… 김만배 범죄수익 260억도 추가 발견
  • ▲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11월 25일 오전 대장동 개발 의혹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데일리DB
    ▲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11월 25일 오전 대장동 개발 의혹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데일리DB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지난 7월부터 '전문 계좌추적팀'을 조성해 불법 자금을 전문적으로 추적하고 범죄수익을 환수하며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설 계좌추적팀은 최근 대장동 일당의 재산 800억원을 동결했으며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의 범죄수익 260억원을 추가로 환수했다. 부실수사 의혹을 받는 지난 정부 수사팀에 반하는 행보다.

    19일 조선비즈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반부패수사1부(부장 엄희준)를 주축으로 계좌추적팀을 만들어 대장동 불법자금을 추적하고 있다. 반부패수사 2~3부 등에서도 인력을 투입해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9월 대장동 수사에 착수한 전 수사팀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과 김씨 등 대장동 일당을 기소했지만 윗선까지 수사를 확대하지는 않았다.

    전 수사팀은 성남시청과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및 이 대표의 최측근 등은 수사 대상에서 배제하며 '부실' '뭉개기' 수사 논란을 일으켰다.   

    검찰, '전문 계좌추적팀' 꾸려 김만배 범죄수익 260억 추가 환수

    반면 지난 5~7월 검찰 인사로 임명된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 고형곤 4차장검사, 엄희준 부장검사 등으로 이뤄진 이번 수사팀은 대장동 불법 자금 흐름에 주목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김씨와 남욱 변호사(천화동인4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천화동인5호 소유주) 등 대장동사건 주요 인물들의 재산 800억원을 동결했으며, 이번에는 김씨의 범죄수익 260억원을 추가로 찾아냈다. 

    검찰은 김씨가 수사기관의 추징보전·압류를 피해 260억원을 숨길 수 있도록 도와준 혐의를 받는 화천대유 공동대표 이한성 씨와 이사 최우향 씨를 지난 13일 체포해 16일 구속했다. 

    이씨와 최씨가 경기도 수원 소재 땅을 김씨 명의 또는 차명으로 사들였으며, 대장동 개발사업 배당금을 수표로 인출해 주주들에게 나눠 주는 방식으로 수사기관의 수사망을 피했다는 것이 검찰의 시각이다.   

    현재 검찰은 구속된 이씨와 최씨를 수시로 불러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으며, 해당 과정에서 김씨의 은닉재산이 새롭게 발견될 경우 동결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최씨는 전 쌍방울 부회장으로 김씨와 20년간 알고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지난해 10월 구속영장 기각으로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풀려나자 최씨는 헬멧을 쓰고 오토바이를 탄 채 나타나 김씨를 호위했다.

    이씨는 쌍방울에서 뇌물 등 3억2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화영 전 열린우리당 의원의 보좌관 출신으로 김씨의 통장을 관리했다. 김씨는 최씨와 이씨 체포 다음날인 14일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바 있다. 
  • ▲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10월 15일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며 헬멧 쓴 남성의 도움을 받고 있다. 해당 남성은 김씨의 최측근인 화천대유 이사 최우향씨로 밝혀졌다. ⓒ연합뉴스
    ▲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10월 15일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며 헬멧 쓴 남성의 도움을 받고 있다. 해당 남성은 김씨의 최측근인 화천대유 이사 최우향씨로 밝혀졌다. ⓒ연합뉴스
    '김만배 범죄수익 은닉' 최우향·이한성 구속해 조사 이어가 

    검찰은 김씨가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천화동인1호에서 대여금 명목으로 꺼내 쓴 473억원의 사용처 역시 추적하고 있다. 김씨가 대주주로 있는 화천대유는 천화동인1호의 지분 100%를 갖고 있다.

    검찰은 김씨가 이후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최씨와 최씨가 운영하는 회사에 세 차례에 걸쳐 80억여 원을 보낸 것을 확인했다. 이에 최씨가 기업 인수나 주가 조작 등을 통해 자금을 세탁하려 한 것 아닌지 수사하고 있다.

    계좌추적팀은 김씨의 수상한 자금 거래 중 범죄수익 은닉 정황이 명확한 부분을 특정해 혐의를 구성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 수사가 지난해 개시되고 (대장동 일당이) 수사기관의 추징보전을 피하기 위해 어느 정도 모의했다고 봐야 한다"며 "계좌 추적으로 발견된 금액 중 (범죄수익을) 숨기려는 명확한 의사가 있던 부분에 대해 수사팀이 현재까지 금액 260억원을 특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김씨가 대장동사업 관련 수익 428억원을 유 전 본부장,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주기로 약속했다고 보고 있다. 

    앞서 남 변호사는 "천화동인1호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 몫이 있다"는 취지로 법정에서 진술했다. 

    정 전 실장과 김 전 부원장은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각각 뇌물 2억4000만원과 불법 정치자금 8억4700만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