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남욱에 연기 지도, 이제 보니 연출 능력도 형편없어" 이재명 조롱에남욱 "캐스팅 한 분이 발연기 지적, 그런데 이건 영화 아니라 다큐" 받아쳐"민주당, 신뢰 회복할 수 있겠나"… 이원욱·박영선 '포스트 이재명' 거론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며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며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이종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자신을 둘러싼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과 관련해 입을 열었다.

    그러나 민주당 일각에서는 비명(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포스트 이재명'을 살펴보는 양상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 회의 모두발언을 마친 뒤 다시 마이크를 잡고 "남욱(천화동인4호 소유주)이 연기를 하도록 검찰이 아마 연기 지도를 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연기 능력도 형편없다 싶었는데 지금 보면 연출 능력도 형편없다"고 말했다.

    "요새 호를 '씨알'로 바꿔라, '씨알 이재명'으로 바꾸라는 얘기를 많이 듣고 있다"고 밝힌 이 대표는 "'씨알도 안 먹힌다'의 씨알은 베 짜는 씨줄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씨줄이 안 먹힌다, 말이 안 된다, 베가 안 짜진다 이런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국가권력을 행사하는 검찰이 진실을 찾아서 사실을 규명하는 것이 아니고 목표를 정해 놓고 조작해서 정치보복, 정적 제거 수단으로 국가권력을 남용하는 것은 결코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대장동 일당' 남욱 변호사가 '(이 대표에게는) 씨알도 안 먹힌다'며 포섭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을 인용해 이 대표가 결백을 주장한 것이다.

    이와 관련 남 변호사는 같은 날 오후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며 "캐스팅하신 분께서 '발연기'를 지적하셔서 너무 송구스럽다"며 "그런데 이 작품은 영화가 아니고 다큐멘터리"라고 받아쳤다.

    '다큐멘터리라는 것이 무슨 말인가? 누가 캐스팅을 한 것인가? 이재명 대표인가?'라는 질문에 남 변호사는 답하지 않은 채 조사실로 향했다.

    이 대표가 '대장동 일당'의 발언을 인용하며 반박에 나섰지만 민주당 내 비명계를 중심으로 '포스트 이재명'과 관련한 목소리가 나왔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7일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우려하지 않는 의원은 한 명도 없으리라 본다"고 직격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계속 이 상태로 갔을 때 민주당이 신뢰를 회복할 수 있겠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물이 100도가 돼야 끓는데 (지금은) 70~80도까지 간 상황"이라고 비유한 이 의원은 "정진상·김용은 구속됐고, 남욱 변호사 이야기는 '누구를 통해 들었다' 정도인데, 검찰이 그에 대한 증거들을 정확히 들이대고 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100도까지는 넘어가지는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을 지낸 박영선 전 민주당 의원도 '포스트 이재명'을 암시했다.

    박 전 의원은 같은 날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 인터뷰에서 "이 대표 (취임) 후에 미래 비전을 제시할 몇 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무슨 이유 때문인지 제시하지 못했다"며 "민주당이 '사법 리스크'를 넘어서는 미래 비전을 제시한다면 혁신정당으로 갈 수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