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언론자유, 얼마나 침해되면 야당서 특위 만드나"이창현 교수 "민주당, 한마디로 '언론개혁타령' 한 것"국민의힘 "민주당, 언론 장악 속내 그대로 드러내"
  • ▲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1월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1월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언론자유특별위원장이 5일 "언론자유가 얼마만큼 침해됐으면 야당에서 언론자유를 위한 특위를 만드는 지금까지 왔겠느냐"며 윤석열정부를 맹비난했다.

    그러나 불과 1년 전 이른바 '언론재갈법'을 주도한 민주당이 언론자유를 강조하는 것을 두고 '내로남불'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고 위원장은 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윤석열정부의 언론 인식,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언론관을 비판하는 한편 국민의힘에 '방송법' 논의 동참을 요구했다.

    고 위원장은 "언론자유특위라는 이름을 처음 만들었을 때는 참 기쁜 마음이 아니라 참 슬펐다"고 토로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언론자유에 대한 신뢰도는 아시아에서는 단연 선두를 차지하고 있고, 세계적으로도 상당히 많은 수준으로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었다"고 소개한 고 위원장은 "하지만 불과 몇 개월 만에 윤석열정부가 만들어낸 언론자유의 하락이 어디까지 떨어질지 걱정되고 우려된다"고 언급했다.

    고 위원장은 이어 "외신에서조차 언론탄압에 대한 걱정들을 많이 하고 있다"며 '방송법' 추진 필요성을 강조했다.

    고 위원장은 "국제기자연맹·국경없는기자회에서도 대한민국의 언론자유가 침해되는 부분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며 "이에 대해 민주당은 결국 입법기관이기 때문에 법으로 저지할 수밖에 없다. 그 중 하나가 방송법"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난 2일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방송법 개정안(방송법·방송문화진흥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단독처리했다.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편을 골자로 하는 방송법 개정안은 현재 9~11명인 공영방송 이사회를 21인 규모의 운영위원회로 개편하는 법안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KBS와 MBC 등 공영방송 사장 선임을 위해서는 전체 운영위원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한다. 운영위원회는 국회(5명), 시청자위원회(4명), 미디어 관련 학회(6명)와 방송기자연합회·한국PD연합회·방송기술인연합회(각 2명)에서 추천토록 했다.

    고 위원장은 "과방위에서는 이 방송법을 통과시켰지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우리가 절망만 할 것이 아닌 것이 법사위에 가더라도 국회법에 의하면 60일 지나게 되면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시 과방위로 오게끔 돼 있고, 그렇게 되면 바로 본회의에 상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그러나 민주당 스스로 언론개혁과 관련해 성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명박정부 당시 KBS 야당 추천 이사 출신인 이창현 국민대 교수는 이날 토론회 발제에서 "우리라도 내로남불을 하면 안 되지 않나"라고 직격했다.

    민주당은 야당 시절인 2016년 7월 현재의 '방송법'과 비슷한 취지의 '공영방송 지배구조 관련 법'을 내놓았다. 그러나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집권여당이 된 민주당은 이 법안을 실행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이 교수는 "한마디로 타령 한 것이다. 언론개혁타령"이라며 "공염불이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언론개혁과 검찰개혁이 문재인정부의 핵심적인 정책적 화두였다"면서도 "언론개혁을 시도하려는 노력이 검찰개혁에 비해 너무 미흡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로드맵을 갖고 있지 않고, 청사진을 만드는 것을 소홀히 했다"고 비판했다.

    "우리가 여당이고 힘이 있을 때 바꿀 수 있지, 저들이 바꿔줄 수는 없다"고 강조한 이 교수는 "지금처럼 하니까 자꾸만 정치적 프레임 속에 미디어 프레임이 말리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 교수는 이어 민주당이 추진하는 방송법 개정안과 관련 "지금 지배구조 개선 시도는 잘하는 것이나 쉽지 않다"고 우려했다.

    "미디어 프레임이 아니라 정치의 프레임에 들어갔기 때문"이라고 직격한 이 교수는 "목소리 높여서 싸우고 피가 터질 것. 그러나 결과가 쉽지 않을 것 같아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민주당은 여당 시절인 지난해 8월 이른바 '언론재갈법'(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추진한 바 있다.

    해당 법안은 언론의 허위·조작보도에 최대 5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물리는 내용으로 '가짜뉴스'의 기준이 불명확해 언론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국민의힘은 당시 민주당의 '방송법' 추진을 두고 "'언론을 장악하겠다'는 민주당의 속내를 그대로 드러낸 행태"라고 진단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5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방송법은 민주당이 야당일 때 문재인정권 이전에 실행하겠다고 굉장히 많은 일을 진행했다"며 "그런데 문재인정권이 딱 들어서자마자 없었던 일로 됐다"고 강조했다.

    양 수석대변인은 "그리고 다시 야당이 되니까 방송법을 개정해서 MBC와 같은 공영방송 사장을 친민주당 성향으로 계속 '알박기'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양 수석대변인은 이어 "(저는) 민주당이 야당이 됐을 때만 이 법에 관심이 있고, 여당일 때는 언론을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이 법을 실행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내로남불"이라고 맹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