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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불참했다고 인격 살해"… 2017년 'MBC 학살의 날' 피해자 15명, 집단소송

보도국장→ 중계차 PD , 기자→ 자료정리… 빈 책상에 대기시켜 공개 조롱최승호 MBC '인사 학살'… "도륙 전 만인이 보도록 전시해둔 짐승 같았다"모욕·고통 감내 어려워… 우울·불안·불면증, 갑상선·유방암, 유산 환자 속출제3노조 등 15명… MBC에 '부당전보' '인격권 침해' 등 1억 6000만원 소송

입력 2022-11-28 15:30 수정 2022-11-28 15:59

2017년 말 최승호 사장 부임 이후 언론노조 총파업에 동참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한직'으로 밀려난 MBC 직원들이 MBC를 상대로 집단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28일 MBC노동조합(3노조, 위원장 오정환)에 따르면 MBC노조원 13명과 비노조원 2명으로 구성된 MBC 직원 15명은 지난 16일 MBC를 상대로 '부당전보' '부당노동행위' '헌법상 인격권 침해' '차별행위' 등에 따른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서울서부지방법원에 냈다.

이들은 1인당 평균 1000만원의 위자료를 청구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조기소환으로 가족들이 피해를 입은 특파원 2명의 경우 각각 1500만원과 2100만원의 손해배상금을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성명을 통해 소위 '적폐'로 몰린 MBC 직원들이 사측을 상대로 집단소송에 들어간 사실을 밝힌 MBC노조는 "3노조원들은 2017년 12월 8일을 '학살의 날'로 기억하고 있다"면서 "언론노조원들이 제작거부를 마치고 '점령군'처럼 회사에 진주해와 이른바 '보도국 소개령'을 내려 근무하던 파업불참자들을 전원 회사 밖으로 나가라고 명령한 뒤 △보도국장을 중계차 PD로 △앵커를 영상편집부 미발령 대기자로 △아나운서를 레코드실로 △취재기자를 영상편집자로 이리 돌리고 저리 돌리며 마음대로 조롱하며 인사조치한 '만행'을 시작한 날"이라고 되짚었다.

모 기자 "도륙 직전 공개전시된, 생포된 들짐승 같았다"

MBC노조에 따르면 당시 100여 명의 직원들이 근무하는 보도국 8층 한복판에, 그것도 두 달 가까이 아무런 사무용품 없이 빈 책상 10여 개만 놓인 곳에 '미발령 대기' 상태로 정상화위원회 조사에만 응하도록 명령받은 한 기자는 "마치 도륙하기 전에 만인이 보도록 전시해놓은 생포된 들짐승 같았다"고 비참했던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보도국 밖에서도 이러한 '만행'이 곳곳에서 벌어졌는데, 전 시사제작국장은 시사제작국 사무실 한구석에 자리를 받은 뒤 장기간 미발령 대기 상태로 방치돼 직원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아야 했고, 전임 편성국장은 자리도 주지 않아 두 달 동안 회의실을 전전하며 사람들의 눈길을 피해야 했다고.

당시 '파업불참 취재기자'들을 집단으로 모아둔 곳은 '보도NPS준비센터'였는데, 이곳은 기자업무와는 전혀 상관없는, 신규 업무자동화시스템을 기자들에게 안내·보급하고 이를 정비하는 IT 기술 부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K기자의 경우 '자리가 없다'며 NPS센터 사무실 밖 복도에서 대기하라는 지시를 받고 열흘 간 자리도 없이 출근해야 했고, L기자는 단기 연수를 마치고 복귀하려고 하니, 부서에 새로운 팀장과 팀원이 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게 L기자는 아무런 이유도 설명도 없이 보도국 내 미발령 대기 상태로 있다가 보도NPS팀에 전보돼 단순 자료정리 업무를 강요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주말뉴스 앵커를 하던 C기자는 12월 8일 하차 소식과 함께 뉴스콘텐츠편집부로 발령받아 2주간 이른바 '면벽수도'를 하다가 보도NPS준비센터 영상관리팀으로 발령받았다. 여기에선 기자회견 문답 내용을 속기사처럼 받아치는 일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나운서 모 부장, 레코드실서 '음원 정리' 업무

어떤 기자들은 일방적으로 PD들이 해오던 주조정실 야근 교대근무로 강제전보를 당하기도 했다.

K기자는 NPS센터의 자료정리 업무를 해오다 라디오본부 산하 주조정실 MD로 발령받아 지금까지도 주야간 교대근무를 하고 있다.

K부장은 보도국 보직부장을 맡아왔지만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TV편성부 주조정실 MD 발령을 받아 5일마다 밤새는 업무를 수년째 하고 있다.

Y기자는 과거 한 번도 기자직 직원이 배치된 적이 없는 방송인프라본부의 기술정보사업팀으로 발령받아 지금도 지방 송신소를 돌아다니며 방송기술인력으로 일하고 있다. 아나운서 모 부장은 레코드실로 발령받아 음원 정리 업무를 강요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부당전보 사례를 열거한 MBC노조는 "제정신으로 이러한 모욕과 고통을 쉽게 감내하기 어렵다"며 "대다수 파업불참자들이 우울증·불안감·불면증·갑상선기능저하증·수면무호흡증 등의 질환을 겪었거나 겪고 있고, 갑상선암·유방암 수술을 받은 사람, 심지어는 유산을 겪은 사람도 있었다"고 밝혔다.

MBC노조는 "학대하고 차별하고 괴롭힌 자들이 죄값을 치르지 않고, 여전히 군림하고 있으니 공영방송 MBC의 보도는 뒤틀리고 왜곡되고 편파적일 수밖에 없다"며 "파업불참자 부당노동행위는 이렇듯 그 아픔이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에 그 심각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적폐청산'이라는 미명 아래 특파원 소환과 인권 유린을 자행했던 박성제 당시 뉴스혁신TF팀장이 지금도 MBC의 사장 자리에 앉아 있는 것 자체가 피해자들에게는 '2차 가해'"라고 규정한 MBC노조는 "당장 그 자리에서 내려와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참회하는 것이 피해자들의 아픔을 위로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꾸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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