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분들 드릴 돈이라고 했다"… 남욱, 대장동 재판서 '유동규 뇌물' 진술'높은 분이 누구냐' 검찰 질문에… "정진상·김용으로 알아, 그 이상은 모른다"
  •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가 구속기한 만료일인 21일 자정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출소해 차량을 타고 이동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가 구속기한 만료일인 21일 자정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출소해 차량을 타고 이동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남욱 변호사가 대장동 재판에서 2013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현금을 전달할 당시의 상황을 증언했다.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 22부(재판장 이준철) 심리로 열린 대장동 재판에서 검찰은 남 변호사에게 2013년 당시 유씨에게 금품을 줄 당시의 상황을 물었다. 

    유 전 본부장은 남 변호사 등으로부터 2013년 4월2일 서울 강남구 선릉역 부근의 한 룸살롱에서 현금 7000만원, 같은해 4월16일 성남 분당에 있는 한 일식집에서 현금 9000만원 등 합계 3억5200만원을 뇌물로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남 변호사는 9000만원을 전달할 당시 상황과 관련, 유 전 본부장이 받자마자 바로 다른 방에 가서 누군가에게 전달하고 왔다고 말했다. 이에 검찰이 돈을 준 해당 일식집의 구조를 구체적으로 묻자 "방도 있고 노래시설도 있고 그랬는데, 받자마자 누구인지 몰랐지만 (돈을) 전달하러 이동했다"고 말했다.

    김용·정진상에 전달됐을 가능성 언급

    '누구에게 전달했다고 유 전 본부장이 얘기했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남 변호사는 "당시에는 몰랐는데 형들, 형들로 생각했다"고 답했다.

    남 변호사는 이날 "나중에 '높은 분들'에게 드려야 할 돈이라고 언급했다"는 증언도 했다. '높은 분이 누구냐'는 검찰 질문에는 "정진상(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김용(민주연구원 부원장)으로 알고 있다. 그 이상은 모른다"고 언급했다. 

    다만 유 전 본부장이 정 실장, 김 부원장이라고 말했느냐는 검찰의 질문에는 "형님들, 형제들이라고 말했고 정 실장, 김 부원장이라는 것은 내 추측"이라고 답했다.

    이날 전달한 현금 9000만원은 5만원권으로, 돈을 묶는 띠지 대신 고무줄에 묶여 전달됐다. 남 변호사는 이와 관련 "띠지 있는 상태에서 제공했을 때 출처 확인될 것을 염려했다"고 밝혔다.

    이날 남 변호사의 법정진술은 유 전 본부장에게 준 돈이 정 실장과 김 부원장에게 전달됐을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검찰이 지난 9일 정 실장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며 제시한 영장에는 “정 실장이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2013년 설과 추석 명절, 2014년 설 명절에 각각 1000만원씩 2년간 3000만원을 받았다”는 내용이 있다. 이날 남 변호사 증언에 따르면, 이 돈의 출처가 대장동 등 민간사업자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남 변호사는 또 2014년 4월2일 서울 강남 선릉의 룸살롱에서 유 전 본부장에게 7000만원을 전달한 상황도 증언했다. 

    남 변호사는 "7000만원을 쇼핑백에 담아 줬고 접대부가 오기 전에 줬느냐"는 검찰 질문에 "네"라고 대답했다. "저와 정영학, 정재창 대표 등이 지인을 통해 현금을 만들었다"고도 말했다.

    남욱, 석방 후 수위 높은 폭로 이어가

    남 변호사는 이날 "2015년 2월부터 천화동인1호 지분이 이재명 시장실 지분이라고 김만배에게 들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검찰이 '(진술) 당시 이재명 측 지분에 대해 말하지 않은 이유가 있었느냐'고 질문하자 남 변호사는 "선거도 있었고 개인적으로도 겁도 많아서 입국하자마자 체포돼 조사 받는 과정에서 정신이 없었다"고 답하기도 했다.

    남 변호사는 현금 전달 외에도 술값 등을 직접 계산했으며, 자신이 김만배 씨에게 건넨 2억원이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전달됐을 것이라고 진술하는 등 수위 높은 폭로를 이어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