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쪽 200m 지점에 30m 길이 직사각형 건축물… 관측시설 혹은 새 엔진 시험대 가능성김정은 '개간·확장' 지시 이후 공사 흔적… 한미, 대형 장거리 로켓 발사 가능성 주목
  • ▲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3월 공개한 촬영 날짜 미상의 사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 평안북도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을 현지 지도하고 있다. ⓒ 뉴시스
    ▲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3월 공개한 촬영 날짜 미상의 사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 평안북도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을 현지 지도하고 있다. ⓒ 뉴시스
    최근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의 엔진시험장 인근에 도로가 신설되고, 건축 공사가 시작된 장면이 위성사진에 포착됐다.

    이곳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장으로 활용될 수 있는 만큼, 북의 새로운 움직임에 한미 정보당국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의소리(VOA)는 15일(현지시각)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의 엔진시험장에서 동남쪽으로 약 200m 지점에 새로운 건축물 공사 현장이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는 민간 위성사진업체 '플래닛 랩스'의 지난 14일 위성사진에 찍혔다.

    건축물은 약 30m 길이의 직사각형으로, 콘크리트 틀 위에 정사각형 구멍 10개가 뚫린 형태라고 VOA는 전했다. 또한 건축물은 기존 엔진시험장에서 북동쪽으로 뻗은 도로와 연결되는데, 이 도로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일 사이에 신설됐다고 덧붙였다.

    위성사진 분석가인 데이비드 슈멀러 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 선임연구원은 이번에 포착된 새 건축물이 관측시설 혹은 새로운 엔진 시험대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슈멀러 선임연구원은 "(새롭게 들어선) 도로 관련 활동의 목적이 무엇인지 아직 불분명하지만, 도로는 새로운 건축물이 들어서기에는 공간이 넓지 않은 남동쪽 지대로 연결된다"며 "관측시설일 수 있고, 개선된 새로운 엔진 시험대일 수 있다. 북한의 활동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는 만큼 (건축물의 용도를 파악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3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동창리 위성발사장과 관련 '현대적 개건·확장'을 지시했다. 지난 5일에는 이곳에 있던 이동식 건축물의 지붕이 해체되는 등 공사 흔적이 위성사진에 포착되기도 했다.

    북한은 2012년 4월과 12월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광명성3호' 장거리 로켓, 2016년 2월에는 '광명성4호'를 각각 발사했다. 이에 따라 한미는 북한이 동창리 발사장에서 '정찰위성'이라고 주장하는 대형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시험장 주변으로 '노란색 옥수수밭'… "주민 자급자족 위해 곡식 재배"

    이번 사진에서는 위성발사장 주변으로 가득한 옥수수밭도 볼 수 있다.

    14일 촬영된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에서는 가로 50m, 세로 17m 면적의 노란색 물체가 발사장 북쪽지대를 뒤덮고 있는 장면이 확인된다고 VOA는 밝혔다.

    노란색 물체는 로켓 발사대와 이동식 로켓 조립건물 사이에 위치해 있는데, 면적이 넓어 발사장의 약 8분의 1을 뒤덮고 있다.

    슈멀러 선임연구원은 "북한에서는 10월과 11월 평평한 길 위에 옥수수를 말리는 광경을 자주 볼 수 있다"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발견된 노란색 물체도 옥수수일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슈멀러 선임연구원은 그러면서 "과거 영변 핵시설의 5MW 원자로 바로 옆 공터에서 옥수수를 말리는 모습도 위성사진에서 확인됐다"며 "평평하고 해가 잘 드는 곳이라면 그곳이 어디인지 상관없이 옥수수를 말리는 곳으로 이용돼왔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도 2013년 4∼5월 북한 영변 핵시설의 포장도로에 곡식을 널어놓은 장면이 포착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매체는 영변에 사는 주민들이 자급자족해야 하기 때문에 근처에서 곡식을 재배한다고 추정했다.

    이와 관련, 군 당국은 아직 특이사항은 없다는 설명이다.

    합동참모본부 김준락 공보실장은 15일 국방부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 군은 한미 간 긴밀한 공조하에 관련 시설 등을 면밀히 추적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주목할 만한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