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보도 소홀" 與 지적에… MBC "'혼잡' 주의 당부해"
  • ▲ 지난달 28일 이태원 핼러윈데이를 홍보하는 뉴스를 방영한 MBC '뉴스데스크'.
    ▲ 지난달 28일 이태원 핼러윈데이를 홍보하는 뉴스를 방영한 MBC '뉴스데스크'.
    핼러윈데이를 즐기기 위해 '10만 인파'가 이태원에 몰릴 것을 예상했음에도 MBC를 포함한 공영언론이 축제 홍보에만 열을 올렸다는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의 지적에, MBC가 보도 내용과 다른 반박문을 제출해 '안전 보도에 소홀했다'는 세간의 비판을 피하려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MBC 편파·조작 방송 진상규명 TF는 7일 발표한 'MBC의 반박문 조작, 책임자를 밝혀라'는 제하의 성명에서 "MBC가 '대통령 美 순방 자막조작', 'PD수첩 화면조작'에 이어서 핼러윈 참사 관련 반박문조차도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지난 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인 박성중 의원이 핼러윈 축제 관련 MBC 뉴스의 문제점을 지적하자, MBC는 'MBC 입장 보도자료'라는 반박문으로 대응했다"고 밝혔다.

    TF는 "MBC는 반박문을 통해 '큰 혼잡이 예상되는 만큼 주말 방문 계획이 있으신 분들은 주의하시는 게 좋겠습니다'라고 주의를 당부하기까지 했다고 밝혔으나, 실제 보도는 이와 달랐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8일) MBC는 '주변 도로가 큰 교통혼잡이 예상되는 만큼'이라고 했지, '큰 혼잡이 예상되는 만큼'이라고 보도하지 않았다"며 MBC가 원문에 있던 '도로'와 '교통'이라는 단어를 반박문에서 왜 뺐는지를 추궁한 TF는 "방송도 모자라 이제 반박문까지 조작하느냐"며 "의도적인 누락과 삭제도 조작의 일종"이라고 비판했다.

    "참사 직후 15시간 이상 부적절한 장면 내보내"


    TF는 "반박문 중에서 조작된 내용은 이 뿐만이 아니"라며 "MBC는 참사가 벌어진 직후부터 내보낸 모든 보도 영상에서 화면에 모자이크를 하고 참사 당시의 영상과 현장음 사용을 자제시켰다고 반박했는데, 이 역시 사실과 다르다는 폭로가 나왔다"고 소개했다.

    TF가 언급한 '폭로'는 앞서 MBC노동조합(3노조, 위원장 오정환)이 배포한 성명에 담긴 내용이었다.

    해당 성명에서 MBC노조는 "MBC는 15시간가량 특보를 하면서 휴대폰 제보화면 등을 살짝 흐리게 가려 보도했으나, 비명과 호루라기 소리가 난무하고 사람을 끌어내는 구조 장면과 발이 뜰 정도로 사람들이 밀려다니는 모습 등이 지속적으로 방영됐다"며 "이러한 부분들이 자제되고 정비된 것은 30일 뉴스데스크가 방송되면서부터였다"고 지적했다.

    TF는 "MBC가 '상습 조작'이라는 지탄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반박문에서 '도로' '교통' 등 특정 단어를 뺀 경위를 밝혀야 한다"며 "또한 15시간 이상 부적절한 장면을 내보내고도 마치 참사 직후부터 재난보도준칙을 준수한 것처럼 왜곡한 이유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방송사 차원의 입장문이 보도국장과 사장 등 보고라인을 모두 거친 뒤 발표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반박문 조작은 '단순 실수'가 아니라 '구조적 조작'"이라고 단정한 TF는 "명백한 허위 반박문으로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의 명예를 훼손한 MBC에 사과와 정정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與 "MBC는 반박문도 조작하나" 비난 강도 높여

    TF에 이어 국민의힘 ICT미디어진흥특위 공정미디어소위도 MBC의 반박문이 일부 사실관계를 왜곡했다는 주장을 폈다.

    같은 날 배포한 성명에서 미디어소위는 "참사 전날부터 당일 오전까지 MBC는 젊은이들의 호기심만 자극할 뿐 안전사고의 가능성에 대한 경고는 전혀 하지 않았다"며 "이러한 점을 우리당 박성중 의원이 비판하자, MBC는 '큰 혼잡이 예상되는 만큼 주말 방문 계획이 있으신 분들은 주의하시는 게 좋겠습니다'라는 당부를 했다고 반박했다"고 짚었다.

    이를 두고 "MBC다운 왜곡"이라고 비판한 미디어소위는 "당시 MBC 보도의 정확한 코멘트는 '주변 도로가 큰 교통혼잡이 예상되는 만큼 이번 주말 방문 계획이 있으신 분들은 주의하시는 게 좋겠습니다'였다"며 "축제 참가자들을 위해 오히려 차를 가지고 나오지 말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라고 주장했다.

    "이렇게 보도해놓고 정작 반박문에서는 '도로 교통혼잡'이라는 단어를 슬그머니 빼버린 뒤 마치 축제 현장이 혼잡할 것을 경고한 것처럼 왜곡해 반박문을 낸 것"이라고 분개한 미디어소위는 "MBC의 상습적 왜곡보도는 이제 새롭지도 않다"며 "MBC는 반박문마저 왜곡 발표해 국민을 호도한 책임을 반드시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