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에서 포탄 위력 발휘하려면 많은 양 필요해… 이란제 드론이 더 걱정"
  • 2020년 3월 북한의 초대형 방사포 발사장면. ⓒ뉴시스
    ▲ 2020년 3월 북한의 초대형 방사포 발사장면. ⓒ뉴시스
    "러시아에 제공된 북한의 포탄이 우크라이나전쟁의 판도를 바꿀 만큼 위협적이지 않고, 오히려 이란제 드론이 더 우려스러운 존재"라는 미 안보전문가의 평가가 나왔다.

    지난 2일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북한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전쟁을 위해 상당한 양의 포탄을 은닉해 제공했다는 정보를 받고 있다"며 "북한이 포탄을 중동 혹은 북아프리카 국가로 보내는 방식을 취해 실제 목적지를 숨겼다"고 밝혔다.

    커비 조정관은 "이것이 적지 않은 양의 포탄이라고 보지만, 이것으로 전쟁의 방향이 바뀔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안 윌리엄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방어 프로젝트 부국장도 "북한이 러시아에 보낸 무기는 전쟁의 판세를 뒤집을 정도는 아니다"라고 평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과 인터뷰에서 읠리엄스 부국장은 "전쟁에서 영향력(임팩트)이 있으려면 많은 양의 포탄이 필요하다"면서 "북한보다 이란의 무기 제공이 더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란이 러시아에 장거리미사일과 드론을 제공했는데, 현재 러시아가 이 무기로 우크라이나 민간 인프라, 전력망, 수처리공장을 파괴하고 있다"는 것이다.

    윌리엄스 부국장은 그러면서 "이란제 무기로 잘 버티고 있는 러시아에 좀 놀랐다"고 덧붙였다. 이는 북한 무기보다 이란제 드론이 우크라이나전에서 더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로 해석된다.

    윌리엄스 부국장은 그러나 "북한의 포탄 역시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위협하기에는 충분한 위력을 가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 민간지역에 북한 포탄을 무차별적으로 발포하거나, 큰 지역을 덮는 경우에는 (북한 포탄만으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을 보냈다는 기사 캡처ⓒVOA
    ▲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을 보냈다는 기사 캡처ⓒVOA
    美 "러시아, 유엔에 책임 물을 것"

    미국 당국은 '북한과 이란으로부터 포탄·미사일·드론을 구매한 러시아에 책임을 묻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방침을 발표했다.

    커비 조정관은 "동맹 및 파트너들과 함께, 러시아의 책임을 유엔에 추가로 묻는 조치가 가능할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러시아에 무기를 공급한 이란과 북한에 추가적 대응수단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을 포함해 모든 책임 있는 국가들은 유엔 안보리가 만장일치로 결의한 대북제재를 완전히 이행해야 한다"며 "북한에 미사일과 대량살상무기 개발뿐만 아니라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한 것과 관련해서도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이 같은 미 행정부의 추가 제재 방침과 관련, 일각에서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추가 제재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미국은 러시아에 드론을 제공한 이란 제재 방침을 공개했지만,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와 중국이 결의안 채택을 반대해 무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