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담당' 3노조 PD 2명 있었는데… 업무 배제""언론노조 비율 높은 카메라기자 측에 중계 맡겨"
  • ▲ 지난 주말 서울 도심에서 열린 좌·우파 집회를 편파적으로 보도했다는 지적을 받은 MBC 뉴스데스크.
    ▲ 지난 주말 서울 도심에서 열린 좌·우파 집회를 편파적으로 보도했다는 지적을 받은 MBC 뉴스데스크.
    MBC '뉴스데스크'가 지난 주말 서울 도심에서 열린 좌·우파 집회를 보도하면서 '좌파 집회'에 포커스를 맞춘 편파방송을 한 이유가 MBC 3노조원인 생방송뉴스중계팀 PD를 배제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MBC노동조합(3노조, 위원장 오정환)은 26일 'MBC 중계카메라를 부패정치인 방패막이로 삼지 마라'는 제하의 성명에서 "지난 22일 오후 서울 광화문과 용산 등지에서 좌파 집회와 우파 집회가 동시에 일어나자, MBC 보도국은 생방송뉴스중계팀이 아닌, 영상취재팀에 뉴스 중계를 맡겨 카메라 기자가 '중계 PD' 역할을 대신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MBC노조는 "이처럼 보도국이 언론노조원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은 카메라 기자 부서에 중계 PD 역할을 맡김에 따라, 중계카메라의 위치가 좌파 집회 쪽에 자리잡게 됐고, '좌파 손팻말은 1분 16초, 우파 손팻말은 8초'만 담는 편파적인 방송이 나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MBC노조는 "이와 관련, 사측은 당시 중계 여부가 뒤늦게 결정돼 가용인력을 쓴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회사에는 주말 담당 생방송뉴스중계팀 PD 2명이 상시 대기하고 있었다"고 의구심을 표했다.

    檢 '압색' 오지도 않았는데… 중계팀 현장 대기


    MBC노조는 MBC 보도국이 지난 21일 생방송뉴스중계팀의 PD 인력이 바닥난 상황에도 검찰의 더불어민주당 당사 압수수색 현장을 중계하기 위해 무리하게 파견직 기술 감독에게 중계를 의뢰한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MBC노조는 "이날 서해 피격 공무원 사건 영장심사, 김용 영장 청구, 평택 물류창고 추락 등 중계 뉴스 사건이 많아, 당일 생방송뉴스중계팀의 PD 인력이 모자란 상태였다"고 당시 상황을 짚었다.

    "그러나 MBC 보도국은 검찰이 압수수색을 하러 오지도 않은 상황인데도 중계 인력에 이른바 '뻗치기'를 시켰다"고 밝힌 MBC노조는 "중계 PD 가용인력이 바닥나자, 생방송뉴스파트장은 파견직 기술 스태프를 PD 교육도 없이 현장에 투입시켰다"고 지적했다.

    MBC노조는 "이튿날 오전(22일) MBC 보도국의 부당한 인사 차별로 현직 기자에서 밀려나 생방송뉴스중계팀 PD로 일하던 기자가 이러한 '대체인력 투입'에 강력 반발하자, 생방송뉴스파트장은 '보도국 정치부에서 (검찰이) 21일 압수수색하러 온다는 믿을 만한 정보가 있다고 보고해 큐시트에 중계가 잡혔고, 중계팀을 배정할 수 밖에 없었다'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압수수색 정보는 검찰의 담당 수사팀만 알고 있고, 이를 미리 누설하면 수사기밀 유출에 해당하는데 법조팀 기자도 아닌 정치부 기자가 어떻게 알 수 있냐?'고 생방송뉴스중계팀 PD가 묻자, 생방송뉴스파트장은 '정치부의 판단을 따랐다'고만 답변했다"고 MBC노조는 덧붙였다.

    '생방송뉴스팀 PD' 업무 배제… 편파방송으로 이어져


    MBC노조는 "이에 대해 박성호 보도국장에게 정식으로 항의하니 (박 국장이) '생방송뉴스중계팀 업무 배정은 검찰의 압수수색 영장 집행에 대한 현장 리포트를 위한 것으로, 부패정치인 보호를 위한 지시는 없었다'고 답변했다"고 소개했다.

    이에 "생방송뉴스중계팀 PD가 이 같은 일의 재발방지를 요구했으나 (박 국장은) 'PD 인력이 없거나 생방송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하면 언제든지 같은 방식으로 중계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재발방지 약속을 거절했다"고 MBC노조는 전했다.

    MBC노조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뉴스에 언론노조원 카메라 기자를 중계 PD로 차출하거나 사내 영향력이 작은 파견직 기술감독에게 중계 PD 역할을 맡기는 식으로 MBC노조(3노조) 조합원의 업무를 비정상적으로 배제시키는 행위를 규탄한다"며 "이에 대한 부당노동행위 성립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생방송 뉴스 중계 카메라를 부패정치인의 압수수색 대치 현장에 '5분 대기조'처럼 배정하는 일은 다시는 재발되면 안 되는 취재윤리 위반 사안으로 본다"며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