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00억 소요 건설 사업 추진하다 지난해 폐지정부 추가 출자 불투명…재원 조달 계획 틀어져
  • KBS가 충분한 검토도 없이 예산 2835억원이 소요되는 대규모 신사옥 건립을 계획했다가 설계용역비 56억여원만 낭비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KBS가 2015년부터 추진한 미래방송센터 건립을 위해 설계감리비로 56억3000만원을 썼지만 지난해 11월 사업을 포기했다'는 내용의 '2021년도 KBS 결산승인안 검토 보고서'를 24일 공개했다.

    미래방송센터 건립 사업은 연면적 66.115㎡에 달하는 KBS 연구동 부지에 지상 9층, 지하 3층 건물을 건립한다는 계획으로, 고대영 전 KBS 사장 시절부터 추진돼 오다 지난해 11월 19일 폐지됐다.

    당초 2018년 착공해 2020년 하반기 준공이 목표였던 이 사업은 KBS의 유휴부동산과 보유주식을 매각하고 정부의 KBS 미납자본금을 확충해 재원을 마련할 예정이었다.

    2016년 10월 이사회에서 이 같은 건립안을 의결한 KBS는 설계용역비로 77억원을 마련해 이 중 56억3000만원을 집행했다.

    2018년 4월 취임한 양승동 전 사장은 전임 사장이 추진한 이 사업을 이어받아 세부 설계까지 진행하며 신사옥 건립에 대한 의지를 보였으나, 돌연 KBS 본사 이전 계획 등을 이유로 해당 계획을 백지화했다.

    이와 관련, 2021년도 KBS 결산승인안 검토 보고서는 "부지를 팔려고 한 송신소의 폐소(송출 중단)가 불확실했고, 정부의 추가 출자는 긴축 재정으로 (정부 예산에) 반영되지 않고 있었다"며 "KBS는 이를 반영하지 않고 재원 조달 계획을 세웠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보고서는 KBS가 84억5000만원 상당의 골프·콘도 회원권을 보유한 것을 두고 "광고 부서 업무용이라지만 KBS가 (광고 비율을 낮추고) 수신료 비중을 늘린다는 방침에 부합하지 않는다. 과도하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보고서 내용을 밝힌 허은아 의원은 "KBS는 수신료 인상을 요구하기에 앞서 방만 경영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