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측근 이모 씨, 액수·시기·장소 세세히 기록… '돈심부름' 정황도 드러나돈 줄 때마다 '대비용'으로 적어, 검찰에 자발적 제출… 김용 체포 결정적 증거
  • ▲ 대장동 게이트와 관련해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가 지난해 11월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강민석 기자
    ▲ 대장동 게이트와 관련해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가 지난해 11월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강민석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대장동사업자인 남욱 변호사로부터 '불법 대선자금' 8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체포된 것과 관련, 서울중앙지검이 남욱 씨의 측근 이모 씨가 당시 돈 전달 상황을 꼼꼼하게 기록한 메모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해당 메모에는 수차례에 걸쳐 돈이 전달될 때마다 액수·시기·장소 등이 기록돼 있고, 이씨는 일부 '돈심부름'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금 8억원'은 대선국면이던 지난해 4~8월 남 변호사가 이씨를 시켜 정민용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팀장에게 주고 이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을 거쳐 김용 부원장에게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

    유동규·정민용 씨는 성남도시개발공사 재직 당시 대장동사업을 담당했고, 남 변호사는 그 사업을 통해 1000억원대 수익을 올렸다. 이전 중앙지검 수사팀은 문재인정부 당시 이들을 수사해 1827억원 이상 배임 혐의 등으로 기소했지만 지난 대선 때의 '불법 정치자금 전달' 혐의는 잡아내지 못했다.

    '8억원 전달책' 역할을 했던 이씨는 '언제, 어디에서, 얼마를 전달했다'는 내용을 '대비용'으로 기록해 뒀다고 한다. 남 변호사와 이씨는 이 메모를 모처에 보관하다 최근 수사팀에 다른 자료와 함께 자발적으로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8억원 메모'는 지난 18일 법원이 김 부원장 체포영장을 발부할 때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19일 김 부원장을 체포했고, 이날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또 검찰은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에 재당선한 2014년부터 대장동 일당이 김 부원장 등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도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