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수첩', 김건희와 유사한 '대역' 등장시켜대역 사실 알리지 않아 '방송심의 규정 위반' 지적국힘 "사실상 '보복 방송'… 공영방송 간판 내려야"
  • ▲ 지난 11일 방영된 MBC 'PD수첩 - 논문저자 김건희' 편 프롤로그 캡처 화면.
    ▲ 지난 11일 방영된 MBC 'PD수첩 - 논문저자 김건희' 편 프롤로그 캡처 화면.
    윤석열 대통령의 불명확한 '사적 발언'을 단정적으로 보도해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은 MBC가 이번엔 김건희 여사의 '논문 표절 의혹'을 다루면서 별도의 고지 없이 김 여사와 유사한 외모의 '대역'을 출연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1일 '논문저자 김건희' 편을 방영한 MBC 'PD수첩'은 예고편과 일부 장면에 김 여사의 헤어스타일과 옷차림이 비슷한 여성을 등장시켰다. 과거 사진을 배경으로 김 여사의 '닮은꼴'이 걸어가자 화면에는 '표절' '허위' 등의 글자가 올라왔다.

    그러나 'PD수첩'은 김 여사의 '대역'을 방송에 내보내면서도 이 사실을 시청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시사·보도 프로그램이 대역을 사용할 경우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39조(재연·연출)에 따라 시청자가 오해하지 않도록 '재연' 사실을 고지해야 하지만 'PD수첩'은 이를 지키지 않은 것이다.

    "사실상 '보복성 방송' 편성… '공영방송' 간판 내려야"


    이처럼 'PD수첩'이 김 여사와 관련된 내용을 다루면서 실제 인물과 혼동이 일어날 만한 구성으로 방송을 내보내자, 국민의힘은 "자막 조작도 모자라 이제는 화면 조작이냐"며 "MBC가 '공영방송' 간판을 내려야 할 때가 온 것 같다"고 비판의 소리를 높였다.

    12일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어제 MBC 'PD수첩'의 김건희 여사 관련 방송은 막가자 프로였고, '최소한의 균형 보도 원칙'이 내팽겨쳐진 방송이었다"며 "방송은 국민대 연구윤리위원회가 결론을 지은 사안을 다시 끄집어내 또 논란을 만들어보고자 한 낡은 레코더식 재탕이었다. '국민검증단'은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를 지지한 단체들이 주축이고, 장시간 인터뷰한 우모 교수는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대표직을 역임한 인사이기까지 했다"고 혹평했다.

    박 대변인은 "논문 표절 문제로 부족해서 교열에, 가짜뉴스인 논문 심사교수 도장까지 이야기하며 어떻게든 문제를 만들어 보려 했다"면서 "불법 녹음된 서울의소리 녹취록까지 재탕했으며, 인터뷰에 등장하는 사람들이 대학 동문들의 대표성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방송의 기본인 '김건희 여사' 대역 고지도 하지 않고 시청자들을 오인하게 했다"고 지적한 박 대변인은 기본 중의 기본인 '시사·보도 프로그램 준칙' 조차 저버렸다"며 "MBC는 국익을 훼손한 '자막 조작' 방송 때와 하나도 달라진 점이 없다. 오히려 더 나갔다. 이쯤되면 막 가자는 거다"라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자막 조작 방송이 문제되자 보복성 방송을 편성한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며 "내 편끼리, 내 시각으로, 개인방송처럼 만든 편파방송의 전형이고 전파낭비다. 국민들이 이제 공영방송 문 닫으라고 명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자막조작'이어 '화면조작'까지… '조작 본색' 드러내"


    양금희 수석대변인도 MBC에 대한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양 수석대변인은 "국익마저 위태롭게 만든 대통령 순방 '자막 조작' 방송도 모자라 이제 MBC는 '화면 조작' 방송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며 "대통령 부부를 흠집 내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언론이기를 포기한 최악의 행태를 반복하고 있는 것"이라고 단정했다.

    양 수석대변인은 "'PD수첩'의 조작 방송은 그야말로 상습적"이라며 "2019년 조국 사태 때는 동양대 직원 인터뷰를 대역이 재연하는 형식으로 방송에 내보내며 정경심 교수를 옹호했다"고 상기했다.

    "당시 동양대 교수 중 '표창장은 위조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교수가 2명이었는데, 그 2명을 콕 집어 인터뷰를 진행해 '답정너 취재'라는 뭇매도 맞았다"고 되짚은 양 수석대변인은 "2020년 검언유착 보도 때도 전체 40여 분 분량 중 7건을 대역 인터뷰로 채웠다. 오죽하면 법조계 기자들이 '얼굴을 가리고 음성을 변조하는 것도 모자라 가명에 재연까지 썼다', '내용의 허구성에 아연실색할 지경'이라는 입장을 표명했겠냐"고 쓴소리를 날렸다.

    양 수석대변인은 "전문가들도 이구동성 'PD수첩'의 제작 관행이 심각한 취재윤리 위반임을 지적하고 있으나 MBC 'PD수첩'은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듯 조작을 반복하고 있다"며 "'조작 본색'을 숨길 생각조차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MBC는 언제까지 민주당의 용역방송을 할 셈인가. 공영방송국이라는 타이틀이 부끄럽지도 않은가"라고 다그친 양 수석대변인은 "MBC는 즉시 해당 방송에 대한 제작 경위를 밝히는 것은 물론, 이에 합당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논란 일자 'PD수첩' 비공개 전환


    이처럼 'PD수첩' 방영 직후 정치권에서 강한 반발을 보이자, MBC는 "부적절한 화면 처리로 시청자 여러분께 혼란을 끼쳐드렸다"고 사과한 뒤 관련 영상을 모든 사이트에서 내렸다.

    12일 'PD수첩 재연 미고지에 대한 입장'이라는 제목으로 사과문을 고지한 MBC는 "2022년 10월 11일 방송된 'PD수첩(논문저자 김건희)' 편의 프롤로그 등 일부 장면에서 '재연' 표기 없이 김건희 여사의 이미지가 재연된 화면이 방영됐다"고 인정했다.

    MBC는 "이것이 사규상의 '시사·보도 프로그램 준칙'을 위반한 사항이라는 점을 확인했다"며 "해당 프로그램과 관련 동영상을 다시보기가 가능한 모든 사이트에서 내리고, '재연' 표기 후 다시 올리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또한 "정확한 제작 경위를 파악한 후, 합당한 추가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