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동주의원실 최지용 비서관, 22일 오전 9시 '尹이 바이든 모욕' 글 올려엠바고 9시39분인데… 박홍근, 9시33분 회의서 거론→ MBC, 10시7분에 영상 보도"최지용, MBC 보도 어떻게 알았나?" 유출 경위 의혹… 국민의힘 "정언유착" 비판
  • ▲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 ⓒ뉴데일리
    ▲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 ⓒ뉴데일리
    더불어민주당과 MBC의 '정언유착' 의혹이 불거지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 중 사적 발언 논란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MBC가 논란이 된 영상을 공식 보도하기 전에 민주당에 전달하고, 민주당이 이를 정략적으로 이용했다는 의혹이다.

    양금희 국민의힘 대변인은 28일 논평을 내고 "음성분석 전문가도 해석이 어려운 발음을 어떻게 특정했는지, 또 사실관계를 위해 거친 절차는 무엇인지 MBC는 답을 해야 한다"며 "또한 보도 전에 어떤 경로를 통해 관련 내용이 민주당에 흘러 들어가게 된 것인지 명명백백 밝혀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MBC 본사를 항의방문하기도 했다. MBC가 윤 대통령의 발언을 왜곡보도했고, 민주당과 '정언유착' 의혹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MBC는 지난 22일 윤 대통령이 뉴욕 순방 당시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 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하는 듯한 장면에 자막을 달아 최초 보도했다. 이후 대통령실은 '바이든'이 아닌 '날리면'이라고 해명했고, 국민의힘은 해당 보도를 편파·조작방송으로 규정했다.

    여권은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같은 날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과 관련해 처음 언급한 시점을 문제 삼기도 했다. 박 원내대표의 발언이 해당 사안을 처음 보도한 MBC보다 30여 분 먼저 나왔기 때문이다. 

    박 원내대표는 9시33분에 발언했고, MBC가 유튜브에 최초로 영상을 올린 시간은 오전 10시7분이다. 윤 대통령의 영상 엠바고(보도유예)는 9시39분이었다.

    이와 관련해 MBC노조는 "정치부 기자들의 단톡방에서 소위 '조롱 워딩'에 대한 '받은글'이 돌고 있을 때가 '오전 7시40분에서 오전 8시 전후'라며, 지라시와 해당 부분만 잘라서 편집한 영상(반디캠 편집 프로그램으로 편집한 영상)이 순식간에 퍼졌는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지라시와 영상을 받은 시각이 용산에 남아있던 대통령실 출입기자들이 받은 시각보다 더 빠르거나 비슷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MBC노조는 사측에 ▲MBC 디지털뉴스룸 국장이 소속 기자를 건너뛰고 직접 제작 ▲부정확한 발언을 단정해 보도 ▲보도 전 영상이 유출된 경위 등 의혹 제기와 해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 ▲ 28일 서울 마포구 MBC 본사 앞에서 박대출 MBC 편파·조작방송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 위원장과 박성중 국민의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 권성동 과방위원 등 국민의힘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뉴욕 발언 보도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뉴시스
    ▲ 28일 서울 마포구 MBC 본사 앞에서 박대출 MBC 편파·조작방송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 위원장과 박성중 국민의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 권성동 과방위원 등 국민의힘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뉴욕 발언 보도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뉴시스
    한 매체는 이날 민주당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윤 대통령의 발언이 22일 오전 7시에서 8시 사이 일부 (민주당) 지도부에 보고가 됐다"고 보도했다. 뉴욕 순방 취재단이 영상 송출을 완료한 시간이 오전 7시30분쯤인데, 거의 같은 시간에 민주당에 발언 내용이 공유된 것 아니냐는 의혹 제기다.

    아울러 민주당 소속 비서관이 엠바고가 풀리기 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윤 대통령 발언을 먼저 유포한 사실이 알려져 '정언유착' 의혹에 기름을 부었다.

    민주당 이동주의원실 선임비서관 최지용 씨는 22일 오전 9시쯤에 'DVDprime' 게시판에 "(윤 대통령이) 조금 전에 현지에서 행사 끝나고 나오는 길에 미 의회와 바이든을 모욕하는 발언이 우리 취재단 영상에 잡혔다고 합니다"라고 썼고, 9시18분쯤 "대통령실에서 비보도 읍소하고 있다고 하는데, 일단 MBC는 내보낸다고 합니다"라고 댓글을 달았다.

    최씨는 MBC가 해당 영상을 보도한다는 이야기를 누구한테 들었는지 밝히지 않았다. 또 MBC 대통령실 출입기자의 의도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음을 추정하게 했다.

    이와 관련, 최씨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자신이 올린 글과 관련해 "여러 단톡방에서 대통령의 워딩이 돌았다"며 "(그) 단톡방에 MBC 기자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최씨는 "마치 제가 MBC 기자한테 들은 것처럼 댓글이 작성되기는 했는데 그랬던 것은 아니다"라며 "(단톡방) 대화 과정에서 나왔던 소스들을 제가 댓글로 올리게 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날 한 매체가 '윤 대통령의 발언이 22일 오전 7~8시에 민주당 지도부에 보고됐다'고 보도한 내용을 부인하고 나섰다. 

    오영환 민주당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열고 "오전 8시30분부터 비공개 회의를 시작해 원내대표의 인사말과 정책위 상황보고, 그리고 진성준 수석의 원내 상황보고를 받았다"며 "여기까지 시간이 대략 30여 분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 대변인은 "오전 9시부터 메시지 점검 논의를 하던 중에 받은 글 내용이 온라인 전파로 공유됐지만, 뉴스가 정식으로 보도될 때까지 언급은 유보하기로 했다"며 "이후 반디캠으로 영상이 유포돼 영상으로 사실 확인을 했기에 9시30분경 원내대표가 모두발언을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야당 간사인 조승래 민주당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MBC를 항의방문한 것은 "모든 언론에 대한 탄압의 개시"라고 규탄했다.

    조 의원은 "정언유착식으로 공격하다가 안 먹히니 MBC로 몰고 가는 상황"이라며 "모든 언론에 대한 탄압의 첫 주자로 MBC를 꼽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정언유착' 주장에 따른 명예훼손으로 고발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