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9군사합의 4주년… 文, 합의 이행 촉구에 與 맹비난정진석 "김여정·김정은 남매 눈치만 본 굴욕적 대북정책"나경원 "文, 퇴임 후에도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을 자처"양금희 "文정권 임기 내내 평화 쇼… 북한 핵무장 여전"
  • ▲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 임명장 수여식 및 제1차 비상대책위원 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 임명장 수여식 및 제1차 비상대책위원 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이 9·19군사합의 4주년을 맞아 "남북 간 합의는 정부가 바뀌어도 마땅히 존중하고 이행해야 할 약속"이라며 남북합의 이행 촉구에 나서자 국민의힘은 "제발 좀 도보다리 미몽에서 깨어나시라"고 일침을 가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18일 '9·19군사합의' 4주년 기념 토론회 서면 축사에서 "7·4공동성명, 남북기본합의서, 6·15선언, 10·4선언, 판문점선언, 평양공동선언 등은 모두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역지사지하며 허심탄회한 대화와 협상을 통해 만들어낸 역사적 합의들"이라며 퇴임 후 첫 현안 메시지를 냈다.

    이와 관련,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문 전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하며 "4년 전 오늘 북한의 김정은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체결한 9·19군사합의는 이미 휴지조각이 됐다"고 지적했다.

    정 위원장은 "북한의 핵 보유가 북한정권의 국책이고 남한을 선제 핵타격하겠다는 것을 법에 명시한 이 마당에 9·19군사합의를 지켜야 한다고 정말 생각하느냐"며 "도보다리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께 약속했다는 비핵화 약속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국민 앞에 밝혀 주시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문재인 정부가 김여정·김정은 남매의 눈치만 본 굴욕적 대북정책과 탈원전을 강행했다"고 지적한 정 위원장은 "문재인정부의 가장 큰 잘못은 국가안보 기본 틀을 와해시켰다는 사실"이라고 비판했다.

    정 위원장은 그러면서 "문재인 전 대통령께 제발 좀 도보다리의 미몽에서 깨어나 주시기 바란다"며 "우리 당은 문재인정권이 김정은의 비핵화 약속에 속아 넘어가 진행되었던 평화 프로세스의 실체를 규명해내겠다"고 덧붙였다.
     
    나경원 전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나는 2019년 3월 원내대표 연설에서 '문대통령이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라는 낯뜨거운 이야기를 더이상 듣지 않게 해 주십시오'라고 했는데, 문 전 대통령은 (여전히) 퇴임 후에도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을 자처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문 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접한 직후인 18일 오후 논평을 내고 "문재인정권이 임기 내내 평화 쇼를 고집했지만 북한의 핵무장 프로세스는 계속 진행되었고, 그 결과 한반도의 안보상황은 심각한 위기에 빠졌다"고 꼬집었다.

    양 원내대변인은 "문 정권은 북한의 눈치를 보며 일관된 평화 쇼를 이어나가기 위해 우리 국민이 북한으로부터 잔인하게 살해당하고, 탈북자들의 인권이 무참히 짓밟히는 상황마저도 조작하고 이를 묵인했다"며 "문 전 대통령은 평화 쇼를 본인의 업적이라고 과대포장하기 이전에 북에 의해 피살된 서해 공무원 故 이대준 씨와 강제북송 탈북 선원 등에 대한 사과부터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 위원장은 이날 당 비대위 회의 후 21대 후반기 정기국회 첫 대정부질문에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를 접견했다. 두 사람은 윤석열정부 첫 정기국회를 원만하게 치르기 위해 정부와 여당이 협조할 일에는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는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