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배우 오영수가 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연극 '러브레터' 제작발표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강민석 기자
    ▲ 배우 오영수가 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연극 '러브레터' 제작발표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강민석 기자
    배우 오영수가 선배 박정자에게 선물받은 명품구두를 신고 미국 '에미상' 시상식의 레드카펫을 밟는다.

    오영수는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연극 '러브레터'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박정자 선배가 생각지도 않은 선물을 주셔서 감사하다. 근데 사이즈가 맞지 않아 딸이 바꿔왔다"고 웃으며 "힘 있게 흰머리카락 날려가면서 레드카펫을 밟고 오겠다"고 말했다.

    배우·연출진을 대상으로 하는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의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이 오는 12일(현지시각) 개최된다. '오징어 게임'은 드라마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이정재), 남우조연상(박해수·오영수), 여우조연상(정호연) 등 6개 부문에 후보에 올랐으며, 오영수는 시상식 참석을 위해 오는 10일 출국한다.

    한국인 최초로 골든글로브에서 남우조연상을 받은 그는 에미상 수상 가능성에 대해 "국제적인 위상이 있는 상의 후보에 올라 의미가 있다. 저의 수상은 어렵지 않겠냐"면서도 "우리 중에서 한두 사람은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연극 '러브레터'는 미국 대표 극작가 A.R. 거니의 대표작이다. 미국을 배경으로 초등학교 시절부터 친구였던 앤디와 멜리사가 10대부터 50대까지 47년간 주고 받은 편지를 대사처럼 번갈아 읽는 독특한 형식의 2인극이다.
  • ▲ 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연극 '러브레터'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오경택 연출(왼쪽부터), 배우 오영수·박정자·배종옥·장현성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예술의전당
    ▲ 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연극 '러브레터'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오경택 연출(왼쪽부터), 배우 오영수·박정자·배종옥·장현성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예술의전당
    연출을 맡은 오경택은 "요즘 시각적인 것이 강조되는 시기에 남의 말을 듣는다는 접근이 더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가 편지를 쓰고 배우가 읽고 관객은 듣는 극이기에 말과 언어에 집중했다. 시대나 문화적 배경이 다른 작품이라 어떻게 하면 한국 관객과 소통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극 중 두 주인공이 주고받은 편지가 333통이다. 편지를 다 뽑아서 한 장 한 장 넘기며 서로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단순히 사랑 이야기뿐만 아니라 50년 동안 편지로 진심을 전하며 관계를 맺고 소통하는 깊은 울림이 있는 작품이다"고 덧붙였다.

    '러브레터'는 30개 언어로 번역돼 전 세계에서 공연되고 있으며 시고니 위버, 브룩 실즈, 멜 깁슨, 톰 행크스 등 유명 배우들이 거쳐 갔다. 이번 한국 공연에서는 박정자·오영수, 배종옥·장현성이 더블 캐스팅돼 각각 앤디와 멜리사를 연기한다.

    박정자는 "오늘 아침에 90년 초반부터 받았던 러브레터를 읽고 왔다. 내가 받은 건 있는데 보낸 건 없어서 너무 아쉽더라"며 "관객들에게 머리가 저렇게 하얘져도 사랑이라는 두 글자를 놓지 않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저에게도 도전이고 이 무대가 무척 궁금하다"고 전했다.

    '러브레터'는 오영수가 '오징어 게임'에서 '깐부 할아버지'로 유명세를 탄 이후 '라스트 세션'에 이어 두 번째 참여하는 연극이기에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당시 혼란스럽고 마음 정리를 하지 못했을 때 여러 작품의 제안을 받았고, '지금까지 연극을 해왔으니 연극에서 나를 찾자'고 생각했다. 앞으로도 무대에 정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연극 '러브레터'는 10월 6일~11월 13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