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구용 전남대 교수 "민주당원도 아니고… 이 옷은 저에게 맞지 않다" 사퇴"정무적으로 문제 있는 것 아니냐"… 일부선 송갑석, 임선숙, 강행옥 거론
  • ▲ 박구용 전남대 철학과 교수. ⓒ뉴시스
    ▲ 박구용 전남대 철학과 교수.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호남 몫 최고위원으로 지명된 박구용 전남대 철학과 교수가 임명 당일 사퇴 의사를 밝혔다. 당 일각에서는 당초 인선이 잘못됐다며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박 교수의 최고위원직 사퇴와 관련 "고심 끝에 수락을 하기는 했었는데 수락한 이후에 여러 이야기가 있었던 것 같다"며 "(주위에서) 적극적인 만류가 있어서 지명한 이후에 사양하겠다는 말씀이 있었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5일 공지를 통해 박 교수가 최고위원직을 고사했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이 같은 날 오전 박 교수의 최고위원직 임명 사실을 밝히고 약 9시간 만에 사퇴 소식을 전한 것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박 교수의 의견을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교수는 자신이 만든 '시민자유대학' 회원들에게 "혼자 고심을 한 결과 이 옷은 저에게 맞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무엇보다 저는 민주당 당원도 아니고 더구나 현실정치를 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지명직 최고위원을 원내가 아닌 원외인사를 영입해 새로운 이미지로 환기하겠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 몫 최고위원 인선에서부터 삐그덕댔다.

    호남지역 민주당 의원 일부는 박 교수의 인선을 문제 삼고 나섰다. 박 교수가 당초 호남을 대표할 수 있는 인사였느냐는 지적이다.

    호남에 지역구를 둔 민주당 A의원은 이날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박 교수와 관련 "호남을 대표할 수 있는 자질이 되느냐"며 "누가 추천했는지 정말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호남을 대변하고, 그 사람을 통해 호남에서 뭔가 창구로 활용할 수 있는 대표성을 가져야 하는데 과연 그게 되겠느냐"는 지적이다.

    A의원은 그러면서 지난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후보로 출마했다 떨어진 송갑석 민주당 의원이 최고위원직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름대로 광주·전남지역에서 가장 앞서가는 활동을 해온 사람이 송 의원"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호남지역 출신 민주당 B의원은 "대체로 지역에서는 이번 인선이 정무적으로 문제가 있는 결정이 아니었느냐고 이야기하는 분들이 많다"며 "원외인사를 최고위원에 임명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 그런 이야기들이 있다"고 전했다.

    B의원은 "최고위원이라는 자리가 자기 확신이 없는 사람을 추천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정치에 뜻도 없는 사람을 갑자기 정치 한복판에 던져 놓으니까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 같은 경우들이 생기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지역 정가에서는 호남 몫 후임 최고위원으로 광주지방변호사회장 출신 임선숙 변호사와 강행옥 변호사가 거론된다. 이 두 사람은 지명직 최고위원을 놓고 박 교수와 막판까지 경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B의원은 "두 사람 다 지역에서 평판이 좋다. 임 변호사는 지역에서도 '이런 사람들이 좀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 할 정도의 이야기가 나온다"며 "본인이 의지나 권력욕이 있으면 좀 권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호남 몫 최고위원과 함께 또 다른 최고위원 자리에 영남권 인물을 물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