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화학무기 2500~5000톤, 사린가스 1kg 살포시… 사상자 12.5만명 발생”“北, 평시엔 암살용… 유사시 국내 화학시설에 테러 일으킬 가능성도”
  • ▲ 북한이 유사시 서울 등 대도시에다 핵무기, 화학무기, 생물무기를 사용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사상자 수. ⓒ아산정책연구원-랜드연구소 보고서 캡쳐.
    ▲ 북한이 유사시 서울 등 대도시에다 핵무기, 화학무기, 생물무기를 사용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사상자 수. ⓒ아산정책연구원-랜드연구소 보고서 캡쳐.
    북한이 유사시 화학무기와 생물무기를 살포할 가능성이 높으며 특히 화학무기 살포는 야포, 다연장로켓, 미사일은 물론 드론까지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한 싱크탱크 보고서가 나왔다.

    북한이 평시에 화학무기와 같은 대량살상무기를 이용한 도발을 하지 않는 이유는 정권을 위태롭게할 보복을 받지 않기 위해서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북한군, 주로 다연장로켓과 야포로 화학무기 운반…미사일·드론 사용 가능성도

    아산정책연구원과 미국 랜드연구소는 30일 ‘북한의 화생무기, 전자기펄스(EMP), 사이버 위협: 특성과 대응 방안’이라는 보고서를 공개했다.

    두 싱크탱크는 “전시에 북한은 전투에서 승리하고 정권의 붕괴를 피하기 위해 핵무기를 포함한 대량살상무기 및 사이버 역량을 총동원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들 무기는 한반도에서 일어나는 전면전의 성격을 상당히 바꾸어 한미 군사력 및 민간에 막대한 피해를 줄 것이다. 이러한 전쟁에 적절히 대비하지 못하면 한국과 미국은 대참사를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수천 톤의 신경작용제(화학무기의 일종) 포병로켓을 수입했다는 사실이 야포가 화학무기의 주요 운반수단이라는 근거라며 “북한군은 화학물질을 운반할 수 있는 야포, 다연장로켓발사대, 박격포, 공중폭발폭탄,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으며 화학무기 운반을 위해 드론도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고서는 “다연장로켓발사대를 포함한 야포가 북한군의 화학무기를 운반하는 주요 수단이 될 가능성이 크지만 알려진 바에 따르면 탄도미사일 또한 화학무기의 주요 운반 수단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北, 화학무기 공격 대신 국내 화학공장 테러 일으킬 수도

    보고서는 북한이 화학무기 공격을 할 경우 일어날 피해 추정치도 공개했다. 사린가스 1kg을 서울 상공에서 살포할 경우 날씨가 맑은 날에는 0.74㎢ 범위에 퍼지며 1만1000명의 사상자가 생길 수 있다. 흐린 날에는 0.8㎢에 확산되며 1만3000명의 사상자를 낼 수 있다. 만약 바람이 불지 않는 고요한 밤에 살포한다면 7.8㎢에 퍼지면서 12만5000명의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김정은이 이복형 김정남을 암살할 것을 언급한 보고서는 “북한은 암살을 위해서 화학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면서도 “이런 암살을 제외하고는 대량살상무기 사용을 피해온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평시에 화학무기 같은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하는 건 정권 생존을 위태롭게 할 수 있는 보복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 것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보고서는 따라서 북한이 평시에는 화학무기 대신 국내 화학공장에 대한 테러를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은 화학 산업이 매우 다양하게 활성화되어 있기 때문에 북한은 한국의 독성산업화학물질 저장시설이나 생산시설을 공격하여 방출 또는 유출을 일으킴으로써 심각한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런 테러는) 은밀히 수행하는 공격이기에 확전 영향은 없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北, 화학무기 2500~5000톤 보유…평시 대남 위협에는 핵무기 사용”

    보고서는 북한군이 2500~5000톤의 화학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했다. 그리고 이를 2곳 이하의 탄도미사일 저장시설, 50곳 남짓한 비무장지대(DMZ) 주변 포병연대·여단, 12곳의 대규모 저장고와 기타 운반수단 시설 등 총 75개 정도의 시설에 보관하고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북한은 그러나 평시에 억제, 강압, 영향력 행사를 위해서는 다른 대량살상무기보다는 주로 핵무기를 사용한다”고 지적하며 “평시 북한 도발에는 여러 목적이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정권의 실패를 무마하고 자신들의 힘이 건재함을 입증하는 한편 대외적으로는 한국보다 우월하다는 걸 보여주고 나아가 북한이 미국과 동등한 위치에 있다는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고 보고서는 풀이했다.

    보고서는 이 같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대응을 위한 작전계획을 세우고 대응할 역량을 기르는 한편 북한이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등의 도발을 할 경우 외부정보를 북한에 대량 유입하는 방식 등의 대응책을 사용하는 게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