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퇴직금, 컨소시엄 와해 무마 대가라는 말한 기억 없다" 증언"인력 부족해 업무 부담 많아"… 거액 퇴직금 이해된다는 취지 주장도
  • ▲ 대장동 개발사업에 도움을 주고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24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1심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대장동 개발사업에 도움을 주고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24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1심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뇌물수수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화천대유자산관리 전직 임원이 곽상도 전 의원 아들이 받은 50억 퇴직금이 컨소시엄 와해 무마 대가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24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 심리로 열린 곽 전 의원 등 3명의 16차 공판기일에 화천대유에서 전무로 근무한 양모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뤄졌다.

    앞서 정영학 회계사는 검찰 조사에서 곽 전 의원 아들 병채씨가 받은 퇴직금 50억원에 대해 양씨로부터 "곽 전 의원이 컨소시엄 와해 위기를 해결해 준 대가"라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양씨는 "그렇게 말한 기억이 없다"며 "정영학이 좀 혼동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50억 퇴직금 얘기는 제 성과급 얘기였다"며 "정영학이 알고 있는 정보들에 오류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또 "(김만배와 저는) 업무적인 얘기하는 사이"라며 그런 말을 김만배씨에게 들은 기억도 없다는 게 양씨의 주장이다.

    곽 전 의원 아들 질병 위로금 성격 50억원… "중병이었다고 생각"

    이날 법정에서 양씨는 병채씨의 퇴직금 50억원이 합리적이라는 취지의 증언도 했다. 병채씨에게 지급된 퇴직금은 성과급 및 질병 위로금 성격이라는 것이 김만배 씨 등의 주장이었다.

    하지만 검찰은 화천대유 임원들이 병채씨의 진단서 및 병명도 확인하지 않은 채 거액의 퇴직금을 지급한 점을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0일 동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성문 전 화천대유 대표는 "병채가 프라이버시 때문에 병명을 얘기하지 않았다고 이해했다. 다른 직원들도 그랬다"며 진단서를 자세히 확인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증언한 바 있다.

    이에 양씨는 "젊은 사람이 금요일에 병원에 갔다가 월요일부터 안 나왔다"며 "충격받아 연락이 안 된다고 하니 중병이라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인력이 부족한 화천대유에서 말단 직원으로 일한 병채씨에게 업무가 가중돼 병이 났을 수도 있다는 게 양씨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곽 전 의원의 변호인도 "화천대유는 말단 직원에 일이 많이 몰리는 구조"라며 "곽병채는 책임감 있게 일하다 보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발병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곽 전 의원은 화천대유가 하나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데 도움을 준 대가로 화천대유에 다니던 아들 병채 씨 퇴직금 등 명목으로 김만배 씨로부터 50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해 4월 재판에 넘겨졌다. 곽 전 의원은 지난 8일 구속된 지 185일 만에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