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근 청문보고서 채택 불발… 민주당 "리더십 보이지 않아"與 "野, 기본 책무조차 저버려… 더이상 몽니 부리면 안 돼"
  • ▲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가 8일 오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이종현 기자(공동취재사진)
    ▲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가 8일 오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이종현 기자(공동취재사진)
    윤희근 경찰청장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이 불발된 가운데,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발목 잡기를 한다"며 채택에 즉각 협조할 것을 촉구했다.

    與 "채택 협조하라" vs 野 "경찰 장악 시도에 맞설 의지 안 보여"

    제21대 국회 후반기 행정안전위원회 여당 간사인 이만희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행안위 위원들은 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상식적 정치행위를 중단하고 법률이 정한 바에 따라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에 협조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행안위는 8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윤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진행했지만,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에는 이르지 못했다. 

    민주당은 윤 후보자가 '경찰국 신설'에 관한 소신을 명확하게 보여주지 않았다며 채택에 응하지 않았다. 행안위 야당 간사인 김교흥 민주당 의원은 9일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도 윤 후보가 "경찰국을 통한 경찰 장악 시도에 맞설 의지와 리더십이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에 이만희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은 명백한 이유도 없이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거부한다"며 "의도적으로 청문보고서 채택 없는 임명 강행을 조장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우리 당은 법이 정한 국회의 청문 기간을 넘겨가면서까지 야당과 함께 청문회를 실시했다"며 "오늘 오전, 최종적으로 보고서 채택에 협조할 수 없다는 민주당의 통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참으로 유감스럽다"고 개탄한 이 의원은 "야당의 정치적 목적을 위한 후보자에 대한 보고서 채택 거부는 국민의 상식에 반하며 의회의 기본 책무조차 저버리는 행태"라고 질타했다.

    이 의원은 이어 "최근 입법적 변화 속에서 경찰의 역할과 책임이 커졌다"며 "국민 한 분 한 분이 범죄와 위험의 불안에서 벗어나 행복한 일상을 온전히 누리기 위해 단 1초의 치안공백도 더이상 방치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국정 발목 잡기… 몽니 부리지 말라"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이 같은 행동을 '발목 잡기'로 규정하고 강하게 비판에 나섰다. 박형수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주당은 청문회가 별다른 부적격 사유의 발견 없이 무난하게 끝났는데도 '후보자의 소신이 명확하지 않다'는 애매모호한 이유로 또다시 국정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경찰청장이 공석이 된 지 40여 일이 지났고, 청문보고서 재송부 기한도 사흘이나 넘겨서 청문회가 실시된 상황"이라며 "국가 치안의 책임자 임명을 더이상 미룰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자신들이 청문보고서 채택도 해 주지 않고 있다가 보고서 채택 없이 후보자가 임명되면 이를 빌미로 대통령과 정부를 공격하려는 것 아닌가"라고 따져 물은 박 원내대변인은 "또다시 윤석열정부 발목 잡기로 국정운영에 지장을 초래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주당은 (윤 후보자가) 적격이든 부적격이든 조속히 청문보고서 채택을 위한 행안위 소집에 즉각 응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송 원내수석부대표는 "인사청문회는 국회의 권리이자 의무"라며 "청문회를 했으면 응당 '적격자다' 혹은 '부적격자다'를 가린 뒤 그 결과를 상임위 의결을 거쳐 국회의장에게 제출하는 것이 당연히 따라야 될 책무"라고 강조했다.

    "청문회 과정에서 특별히 하자를 발견하지 못했고, 경찰청장으로서 직무를 수행하는 데 심각한 흠결을 발견하지도 못했는데, 다만 입장이 다르다는 이유로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않겠다는 것은 책무를 방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한 송 원내수석부대표는 "민주당은 더이상 몽니를 부리지 말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