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빠른 시일 내에 입장 밝힐 것"… 17일 당대표 출마선언박용진 "연전연패한 장수가 또다시 민주당에 패배의 기운 싹틔워"강병원 "민주당이 민생 챙길 때 사법리스크가 발목 잡지 않아야""이재명 보궐선거 출마 배경은 '방탄용'… 당대표 출마도 같을 것"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회의장단 선출 투표를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며 의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회의장단 선출 투표를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며 의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그간 당대표 출마 여부를 두고 침묵을 이어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오는 17일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이에 민주당 내 '97세대(90년대 학번, 70년대생) 당권주자들은 "방탄용 출마"라며 이 의원 견제에 나섰다.

    이 의원은 14일 오후 국회 의원실 앞에서  8·28전당대회 출마 여부와 관련 "많은 분들의 의견도 청취하고 여러 가지 생각들을 해서 마음의 정리는 됐다"며 "빠른 시간 내에 제가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민생이 어려운 지경으로 바뀌고 있고, 국민의 고통이 큰 상태"라고 전제한 이 의원은 "정치가, 그리고 민주당이 우리 국민들의 더 나은 삶, 고통 없는 더 안전한 삶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게 정치의 가장 큰 역할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친명(친이재명)계 핵심 인사인 박찬대 의원은 같은 날 오후 인천시청에서 "이재명 의원도 오는 17일 당대표선거 출마선언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의원의 출마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두고는 "원래 당에는 다양한 분들이 모이는 곳"이라고 일축한 박 의원은 "의견이 다른 것은 존중하면서, 다양성은 곧 당의 본질이기 때문에 의견의 다름은 시너지의 새로운 재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본격적으로 당대표 출마 움직임을 보이자 민주당 내 '97세대' 의원들은 일제히 대립각을 세웠다.

    '97세대'에 속하는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방탄용 출마와 사법 리스크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온다"며 이 의원을 정조준했다. 

    박 의원은 14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전연패한 장수가 또다시 민주당에 패배의 기운을 싹틔우고 있다"며 "정치보복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이 정권에 약점 잡히지 않고 결연히 싸워 나갈 수 있는 민주당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과 같은 97세대에 속하는 강병원 의원도 13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 인터뷰에서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도 이재명 의원 출마에 대해서 방탄용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고 지적했다. 

    박 전 위원장은 12일 YTN과 인터뷰에서 이 의원이 국회의원보궐선거에 출마한 배경을 "윤석열정부의 정치보복을 막기 위한 '방탄용'의 이유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이 이번 전당대회에 나오려는 이유도 비슷하다고 보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박 전 위원장은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다"며 이 의원을 맹공했다.

    이와 관련, 강 의원은 "이재명 의원도 우리 당의 지도자로서 혹시 이런 문제가 현실화됐을 때 당대표직과 의원직, 그리고 우리 당 전체를 의혹의 방어용 방패막이로 쓰실 분이 아니라고 확신한다"면서도 "당이 민생을 챙기는 정당으로 인정받아야 할 때 사법 리스크가 발목을 잡지 않아야 한다"고 이 의원을 겨냥했다.

    민주당은 오는 17~18일 당대표와 최고위원후보 등록을 받는다. 지금까지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의원은 김민석 의원과 97세대인 강병원·박용진·강훈식·박주민 의원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