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공유하기

로고

[박한명 칼럼] 임기보장하라? 인사보복한 민주당의 내로남불

공기관인사 내쫓아 놓고, 정권 바뀌자 "임기보장" 머리띠자연스러운 물갈이 인사에‥ 사법처리로 '정치 보복' 칼춤

박한명 미디어연대 정책위원장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입력 2022-06-16 13:44 수정 2022-06-16 15:34

▲ 2019년 9월 9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한상혁 신임 방송통신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는 모습. ⓒ청와대 제공

정권이 교체됐지만 실감이 잘 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전 정부 대못 인사들이 아직 곳곳에 박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정부 산하 공공기관장들은 보통 정부가 바뀌면 사표를 쓰고 새 대통령이 인사권을 행사하도록 한 것이 그간의 관행이었다. 물론 그중 일부는 버티기로 나왔지만 어찌됐든 대개 기관장들은 새 정부가 손발이 맞는 인사들과 일을 할 수 있도록 자리를 비우는 최소한의 예의는 갖췄었다.

그러던 관행이 문재인 정부 이후로는 완전히 뒤바뀌었다. 고액연봉과 갖은 혜택이 주는 달콤한 자리의 실속에 비하면 정권의 철학과 소신에 맞느냐는 껍데기뿐인 품위는 개에게나 던져주면 그만이라는 뻔뻔한 의식이 팽배해졌다. 시작하자마자 임기가 남은 전 정부의 무수한 공기관 인사들을 자리에서 내쫓기 바빴던 문재인 정부의 알박기 인사들이 정권교체 이후에도 꼼짝도 하지 않는 건 그런 이유 때문이다.

문 정부 첫 환경부 장관을 지낸 김은경 씨는 취임한 뒤 임기가 남은 산하 공공기관장 사퇴를 압박하다 결국 징역 2년이 확정됐는데, 문 정권에 부메랑으로 돌아온 대표적인 내로남불 사례였다.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이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현재 검찰 수사를 받는 것도 비슷한 경우다. 사정이 이러니 전 정부에서 임명돼 임기가 남은 공공기관장들은 뜻밖의 수혜자가 된 셈이다. 이들 중 일부는 사표를 낼 적절한 시점을 엿보는 게 아니라 오히려 ‘나가라는 전화가 오기만 해보라’ 하며 작심으로 배짱을 튕기고 있다 하니 그야말로 격세지감을 느낀다.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350개 공공기관 기관장과 감사 63%의 임기가 아직 1년 이상 남았다는 전수조사 결과만 보더라도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의 시절은 꽤 오래가지 싶다.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특히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의 임기가 1년여 남은 상황에서 이들이 급기야 국무회의에 초대받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니 야권에서 말들이 나온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은 “권력 교체기 임기제 공무원을 어떻게 할 것이냐의 제도적 사안”이라며 “사법처리 사안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제도적 사안을 사법처리 사안으로 끌고 간 건 민주당


검찰이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실 행정관으로 일했던 자당 박상혁 의원이 당시 산업부 산하기관장 중도 사직에 관여했다는 의혹으로 수사받는 것도 직격했다. 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자리에서 버티는 한상혁 방통위원장에게 “몰염치하다”고 몰아붙이자 언론노조는 “몰염치는 누구 몫이냐”며 노골적으로 비아냥댔다. 문 정권 때 기관장들의 임기를 보장하라며 목청껏 외쳤던 국민의힘의 적반하장 아니냐는 비난이다.

다시 내로남불의 시간이 온 것이다. 정권교체기마다 여야가 공수를 바꿔 똑같은 말과 행위를 되풀이하는 지겨운 내로남불 그만 봤으면 좋겠다는 건 필자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정권교체기 알박기 인사 퇴출작업은 사법처리 사안이 아니고 제도적 사안일 뿐이라는 우상호 위원장 주장은 다시 생각해봐도 어이없다. 그 제도적 사안에 불과한 것을 무자비하게 사법처리로 가져가 단죄하며 피비린내 나는 정치보복을 가한 게 민주당이기 때문이다.

인사 문제를 윗선(문재인 대통령) 수사까지 갖고 가려는 게 아니냐는 민주당의 의심도 설득력이 없다. 문재인 정권이 시작한 잣대 그대로 수사하는 것을 문 전 대통령까지 미리 끌어들여 정치보복 프레임을 씌우는 것이야말로 정치적 꼼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우 위원장이 진심이라면 공공기관장 임기를 대통령 임기와 일치시키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 통과부터 시켜야 한다. 마침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이 관련 법안을 대표발의했다. 기관장 임기를 2년6개월로 정해 대통령 임기5년과 맞추겠다는 내용이다.

혹자는 전부 물갈이가 답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물론 맞는 말이다. 그러나 어떤 제도이든 완벽하게 만족스러울 수 없다. 정권교체기 자신의 깜냥과 능력, 소신에 따라 물러나고 일하던 자연스럽고 품위있는 물갈이 인사를 사법의 영역에 던져놓고 강제처리한 문재인 정권의 업보로 정치보복을 무한 되풀이하는 것보단 낫다.
뉴데일리 댓글 운영정책

뉴데일리 경제

대구·경북

메인페이지가 로드됩니다.

로고

뉴데일리TV

칼럼

특종

미디어비평

제약·의료·바이오

선진 한국의 내일을 여는 모임. 한국 선진화 포럼

포토뉴스